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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을 움직이는 사람들]'갈등 중재자' 최대현 전무, "항공 구조조정에 주력할 것"②부산 이전, 갈등조정 역할 제한적…구조조정 딜 산적, 혁신금융 전환 과제

김서영 기자공개 2022-09-14 07:01:51

[편집자주]

1954년 설립된 KDB산업은행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산업 및 국민경제 발전에 앞장서 온 대표적인 정책 금융기관이다. 올해 6월 선임된 강석훈 회장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을 도맡은 인물로 부산 이전 과제를 부여받았다. 부산 이전 이슈가 당면 과제이나 산은에는 끝나지 않은 장기 구조조정 기업과 혁신기업 지원 등 산적한 상황이다. 더벨이 신 정책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산은의 핵심 경영진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6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의 기업 구조조정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앞서 밝힌 3대 원칙을 기준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쌍용차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 주력해야 할 건 항공 구조조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곧 마무리될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 보겠다."

최대현 KDB산업은행 전무이사(사진)는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더벨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기에서 말한 구조조정 '3대 원칙'은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이해 관계자의 고통 분담, △지속 가능한 정상화 방안 마련을 의미한다.

올해 6월 강석훈 신임 회장이 취임했다. 강 회장 곁에서 산은의 전반적인 실무를 책임질 인물은 바로 최 전무다. 최 전무는 노조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갈등 조정에 탁월한 능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로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제안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앞으로 부산 이전, 구조조정 등 꼬인 매듭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노조위원장 경력, 부산 이전 '갈등 중재' 역할은 제한적

최대현 전무이사가 지금에 자리에 오른 지 9개월이 지났다. 지난해 12월 말 당시 부행장이었던 최 전무가 수석부행장, 즉 전무이사에 임명됐다.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으나 그 사이 큰 변화가 있었다. 산은의 수장이 이동걸 전 회장에서 강석훈 신임 회장으로 바뀐 것이다. 최 전무는 강 회장이 여러 추진 과제를 원활하게 이임받도록 뒷받침하는 윤활유 역할을 맡게 됐다.

1965년생인 최 전무는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1983년 해운대고등학교를 졸업해 1992년 부산외국어대 서반아어학과를 졸업했다. 유학을 가거나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고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산은에 입행했다. 산은에 30년간 몸담으며 다양한 역량을 겸비한 금융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 전무는 산은에서 종로개인금융지점 지점장, 검사부 감사팀장, PE실 운용팀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6년부터는 대우그룹 구조조정 실무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당시 대우건설 경영관리단장을 맡았다. 이듬해 2017년에는 기업금융3실장에 선임됐다.

기업 구조조정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2018년 비서실장 자리에 올랐다. 이 전 산은 회장의 복심으로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2019년에는 기업금융부문장(부행장)에 올라 기업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관여했다.

최 전무는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이자 '갈등 중재자'로서 산은 대내외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잘 알려졌다. 그는 2001년부터 3년간 산업은행의 노조위원장도 역임했다. 전무이사는 정치권에서 임명하는 회장 자리를 제외하고 내부출신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직급이다. 그렇다 보니 내부 임직원을 통솔한 경험이 있는 노조위원장 자리를 거치는 것이 통과의례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다만 현재 산은의 최대 갈등으로 꼽히는 부산 이전 논의와 관련해서는 갈등 중재자의 면모를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산은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게다가 대통령인수위원회 정책특별보좌관인 강 회장이 산은 운전대를 잡으면서 공약 이행에 주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산은 울타리 밖 정치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로 내부 인사가 개입할 여지가 적다. 적어도 부산 이전 갈등 해결에 있어선 최 전무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산적한 기업 구조조정 딜, 엑시트 난항...혁신금융 전환 드라이브

'뜨거운 감자'인 부산 이전이 아니더라도 산은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강 회장이 부산 이전 공약을 이행한다면 나머지 실무는 최 전무가 주로 챙겨야 할 몫이다.

산은의 주된 과제는 기업 구조조정이다. 이 전 회장은 재임 시절 기업 구조조정에 강공을 걸었고, 그런 이 전 회장의 오른팔 역할이 바로 최 전무였다. HDC현대산업개발과의 딜이 불발되자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과 합병하자는 의견을 낸 사람이 바로 최 전무다. 그뿐만 아니라 HMM 정상화, 두산그룹 조기 졸업, 한진중공업·STX조선해양 매각 등 굵직한 딜을 진두지휘했다.

최근 공전을 거듭하던 쌍용자동차 딜이 마무리됐다. 올 초 에디슨모터스와의 M&A가 결렬됐던 쌍용차는 최근 KG그룹의 품에 안겼다. 이는 회생법원이 주도한 M&A로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인가됐다. 산은은 1900억원 규모의 담보채권자로 쌍용차 딜에 관계돼 있었다.

남은 구조조정 딜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대우조선해양, 그리고 HMM이다. 세 가지 모두 산은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대우조선의 경우 현대중공업그룹과의 딜이 한 차례 기업결합 심사에서 막히면서 퇴로가 막혔다. 강 회장이 분리매각 카드를 언급하자마자 노조에선 반대하고 나섰다. HMM도 마땅한 원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 전무는 항공 구조조정을 최우선 과제로 언급했고 대우조선해양은 컨설팅 결과를 기다린 뒤 새로운 전략을 내놓겠다고 전했다. 외부 변수의 향방이 관건이지만 산은 내부의 전략 수립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갈등 중재자'가 어떤 묘수를 내놓을 지가 관전포인트다.

기업 구조조정만큼이나 혁신금융으로의 전환도 중점 과제다. 산은은 2015년 산업은행, 산은금융지주, 정책금융공사 등 '통합산은'으로 출범하면서 혁신금융을 새로운 비전으로 삼았다. 산은은 지난해 산업은행이 지난해 디지털, 친환경 등 신산업 분야 혁신기업에 100건, 모두 2조원에 달하는 금융지원을 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2020년 1월 신산업 전담 심사부를 신설, 여신 심사에 적극 임해왔다. 그 결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플랫폼·콘텐츠 등 지식서비스 분야 △수소차·전기차·우주항공 등 첨단제조·자동화 분야 △2차전지·수소연료전지 등 신산업 혁신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가능했다. 앞으로도 신산업 심사체계를 활용한 금융지원을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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