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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수은의 태생적 미션은 '글로벌 코리아 지원'② 안종혁 수출입은행 혁신성장본부장, "수출입 금융 지원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

김규희 기자공개 2022-09-29 07:10:02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5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에게는 태생적으로 부여된 미션이 있습니다. ‘We Finance Global Korea’라는 비전으로 알 수 있듯이 수출입은행은 우리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갑니다.”

수출입은행의 글로벌 전략을 묻자 안종혁 수출입은행 혁신성장금융본부장(부행장·사진)이 한 말이다. 그의 짧은 대답에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의미가 담겨있다. 수출입은행이 대한민국 대표 대외 정책금융기관이라는 점이다.

한국은 과거부터 자원이 부족했다. 생존을 위해서는 수출이나 무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세계 주요국의 급격한 통화 긴축 등으로 국제 공급망이 흔들리자 대외 무역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수출입은행은 대외경제협력 증진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안 부행장은 “우리 기업들이 수출이든 해외 투자든 글로벌 비즈니스를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원유, 가스를 수입하고 식료품도 사올 수 있다”며 “국민의 생존에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수출입은행은 우리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그게 유럽이든 동남아든 어디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부행장은 수출입은행의 글로벌 사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시중은행과의 차이점을 공을 들여 설명했다. 시중은행은 수익기반 확대를 위해 해외 영업망을 구축하지만 수출입은행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수출입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우리기업의 해외수주, 현지 직접투자 확대, 수출 증대 등 지원을 위해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며 “우리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구축 지원, 혁신산업 및 ESG 투자, 신북방·신남방 등 개도국 신흥시장 진출 등 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특성은 핵심성과지표(KPI)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시중은행 입장에선 수익성이 단연 가장 중요한 지표이지만 수출입은행은 조금 다르다. 정책금융 기관 특성을 감안하면 정성지표 비중이 시중은행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각 법인 별 소재지 특화 사업의 성과와 경영혁신 노력, 본점 연계지원, ESG와 같은 정부 정책과의 연계 등이 성과지표 중요 요소 중 하나로 반영된다.

안 부행장은 “매년 초 부행장과 현지법인장, 관련 부서장과 협의해 MOU를 체결하는데 아무래도 정책금융 성격이 담길 수밖에 없다”며 “런던의 경우 국제금융 중심지라는 이점을 활용해 얼마나 많이 본점 자금 조달을 지원했는지, 선박금융 딜 소싱이란 특화 업무에 대해 어느정도 에이전트 역할을 수행했는지 등이 추진과제에 담긴다”고 설명했다.

국내 수출기업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동남아 법인의 경우에는 중장기 여신지원 실적이 KPI에 포함된다. 지난달 신설된 싱가포르 법인은 투자연계 딜소싱과 IB 금융주선 도입 등이 중점 과제로 꼽힌다.

수출입은행은 장기적으로 해외 현지법인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운영하는 기관인 만큼 자유로운 자금 지원이 어렵기 때문에 본점 도움 없이도 자립경영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 2020년 현지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자본금 증자를 단행했다. 런던, 홍콩, 베트남 법인에 대해 총 2억2000만달러(약 3034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증자해 수익자산 확충 여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체사업 발굴 및 자체조달 확대 등 중장기 발전기반 구축을 독려했다.

이에 런던 법인은 반도체, 2차전지 등 글로벌 핵심전략산업과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분야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2차전지 A기업 헝가리법인과 B기업 폴란드법인에 각각 800만달러, 1000만달러를 지원하고 친환경 관련 중견기업 C사의 해상풍력용 모노파일 제조 설비를 위해 500만파운드를 공급했다.

이어 선박금융 딜소싱을 통한 비이자 수익 확대에도 성공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현재 런던 법인은 영국, 덴마크, 그리스 등 유럽 소재 주요 선주를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 18건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축적된 선박금융 노하우와 에이전트(agent)업무 수행경력 및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유럽 주요 선주에 대해 RM 역할을 따낸 것이다.

홍콩 법인은 국내 해운사 D기업의 탱커선 구매사업 지원을 위한 신디케이션을 주선한 데 이어 국내 E사의 홍콩소재 금융기관 앞 사모채권 발행 등 신디케이션도 주선했다.

안 부행장은 “본점과 연계하여 중장기 딜소싱, 금융주선 등 현지법인별 특화 가능한 신규업무를 발굴하여 자립경영 및 지속가능한 경영체계를 확립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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