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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을 움직이는 사람들]'숨은 조력자' 안영규 기업금융부문장, '신속한' 구조조정 중책④ 대우조선 M&A 설계한 인물, '미국형' 구조조정 전략에 무게추

김서영 기자공개 2022-09-16 06:54:54

[편집자주]

1954년 설립된 KDB산업은행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산업 및 국민경제 발전에 앞장서 온 대표적인 정책 금융기관이다. 올해 6월 선임된 강석훈 회장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을 도맡은 인물로 부산 이전 과제를 부여받았다. 부산 이전 이슈가 당면 과제이나 산은에는 끝나지 않은 장기 구조조정 기업과 혁신기업 지원 등 산적한 상황이다. 더벨이 신 정책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산은의 핵심 경영진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5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산은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했다. 강 회장은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해 부울경(부산광역시·울산광역시·경상남도) 지역이 4차 산업 기지로 재탄생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산은이 기업 구조조정 전문 회사가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안영규 기업금융부문장(부행장·사진)은 산은의 기업 구조조정을 책임지고 있는 실무자다. 산은이 최근 담보 채권자로 있던 쌍용자동차 인수합병(M&A)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20여년 넘게 최대주주로 있는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해운진흥공사 관리체제에 있는 HMM(옛 현대상선) 등 딜이 산적한 상황이다. 구조조정의 '속도'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안 부행장의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최대현 전무 후임, 산은 구조조정 M&A의 '숨은 조력자'

1967년생인 안영규 부행장은 성균관대 무역학과를 졸업,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금융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산은 안팎에선 안 부행장을 기업금융 부문 전문가로 부른다. 산은에 입행한 이후 벤처금융부 팀장, 기업금융1실장, 산업·금융협력센터장 등을 거쳤다.

안 부행장은 기업금융에 있어 최대현 전무이사와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춰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2020년 당시 기업금융부문장에서 선임부행장으로 승진한 최 전무이사는 기업금융부문장 자리를 안 부행장에게 물려줬다. 안 부행장은 2020년 기업금융부문장 직무대리를, 이듬해인 2021년 기업금융부문장으로 승진했다. 안 부행장은 기업금융1~4실과 구조조정본부, 기간산업안정기금본부를 이끌고 있다.

안 부행장은 산은 구조조정 M&A의 숨은 조력자로 평가받는다. 최근 KG그룹의 품에 안긴 쌍용자동차 회생 M&A를 담당했다. 당시 안 부행장은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책임 있는 역할 이행하지 못했고 잠재적 투자자(HAAH오토모티브) 또한 확실한 입장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산은이 단독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역할을 명확히 했다.

안 부행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의 항공빅딜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그는 한진칼 통합위원회에 속해 한진그룹 경영 내용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 통합위원회는 주주총회 의안에 대한 의결 등 한진칼 주식에 대한 주주권 행사와 한진칼 및 대한항공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 한진칼 투자 후속 조치 실행을 위한 심의·의결기구다. 외부위원 6명과 산은 측 인사인 안 부행장 등 7명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M&A를 설계했던 인물로 꼽힌다. 현대중공업그룹과의 인수 합병 절차가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심사의 벽에 가로막히면서 딜이 최종 결렬됐다. 이로써 안 부행장은 미완의 대우조선 M&A를 매듭지어야 할 과제를 얻게 됐다.

◇'강석훈 체제' 구조조정 무게추 옮겨야...자본시장 역할 확대 과제

산은의 기업금융부문은 최근 새로운 요구를 받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혁신금융 확대 등에 주력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는 강 회장의 새로운 경영 기조이기도 하다. 강 회장은 14일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 산은 역할 확대를 강조했다.

강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이 구조조정 회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산은이 가지고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매각 가능하다면 바로 매각하는 것이 (기업 구조조정) 원칙"이라고 말했다.

산은의 기업 구조조정은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근거한다. 이는 한국에만 있는 특별한 형태다. 기업 구조조정 촉진법의 시작은 1997년 IMF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IMF에 583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이듬해 210개 금융기관이 '기업구조조정 촉진을 위한 금융 기관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부실기업의 채권결집을 높이고 채권 회수 후 채권금융기관의 협약 이탈을 막기 위해 2001년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이 제정됐다.

결국 산은이 지향하는 형태는 '미국형 구조조정'이다. 미국은 어떤 기업의 구조조정 이슈가 생겼을 때 자본시장에서 해결한다. 경영 비효율이 발생할 경우 다른 기업이 인수해서 턴어라운드를 시키고 엑시트하는 것이 정석이다.

다만 미국의 구조조정 형태를 따르기에 우리나라는 자본시장의 규모가 너무 작다거나 노조 이슈가 있어 쉽지 않다.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이나 경영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딜을 끌고 가야 하다 보니 산은이 채권자이면서 주주인 양가적인 상황이 지속됐던 것이다.

결국 안 부행장의 과제는 신속한 구조조정이 될 전망이다. 구조조정에 있어 산은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자본시장에서의 매각 작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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