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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증권 수탁 시대 개막]기형적 숏티지 타개 명분…운용사 기대감 '수직상승'⑤사모펀드 시장 전성기 수준 회복…수수료율 현실화 과제

이돈섭 기자공개 2022-09-19 08:12:16

[편집자주]

NH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최초로 수탁 비즈니스에 진출한다. 정영채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의 결단과 실무진의 추진력으로 오는 10월 정식 론칭에 나선다. '쇼티지'인 수탁 시장, PBS·판매망과의 시너지 등을 감안하면 새 먹거리로 부족함이 없는 여건이다. 나아가 PBS 파트를 글로벌 시장처럼 거대한 사업 영역으로 도약시킬 발판으로 여겨진다. NH증권이 수탁업에 도전하는 배경과 전략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5일 15:18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이 수탁 비즈니스에 직접 뛰어든 데는 '숏티지' 현상을 해소하면서 실익과 명분을 모두 챙기려는 목적도 있다. 전담중개업자(PBS) 재위탁 수탁사들이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를 겪으면서 보수적 스탠스 유지를 강화하면서 비롯된 시장 불균형 상태를 해소하고 수탁 수수료율 현실화를 통해 시장 발전에 기여한다는 포부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 수는 모두 343개다. 2013년 말 85개와 비교하면 8년 만에 4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들 자산운용사 중 운용규모가 1000억원 미만인 곳은 모두 138곳. 전체의 40.2% 수준이다. 이들 하우스 중 상당수가 회사 설립 후 5년 안팎의 신생 운용사로 최근에도 운용사 수 증가는 지속되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고 있는 자산은 총 1366조원으로 2013년 621조원에서 9년만에 2배로 증가했다. 운용규모가 연평균 12%씩 확대해온 셈이다. 특히 사모펀드 운용자산 확대 추세가 두드러지는데, 사모펀드 운용자산은 2013년 144조원에서 지난해 말 517조원으로 연평균 22%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과거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를 겪으면서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되는 듯했지만, 최근 들어 과거 수준을 회복하는 모습도 관측되고 있는 상황. 펀드 전략과 구성이 과거에 비해 다양해진 것은 물론 개별 펀드 규모도 꾸준히 확대일로를 기록하면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PBS 재위탁을 받는 수탁사들이 사모펀드 사태 이후 보수적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숏티지 상태는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수탁사 수와 인력은 제한돼 있는 반면 수탁 수요는 커지고 당국 지도 여파로 책임 소지가 넓어지면서 수탁 기피 현상이 커지고 있다는 게 운용업계 관계자들 공통된 설명이다.

구체적 펀드 자산으로는 비상장사 메자닌과 해외 부동산 및 인프라 등의 수탁 기피 움직임이 눈에 띈다. 차별적 상품으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는 신생사 수는 나날이 많아지고 있지만 수탁 공급이 달리는 사태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운용사 간 양극화 현상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꾸준하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탁사 입장에서는 하우스의 레퓨테이션이나 펀드 사이즈 등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데, 이들 내용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펀딩 계획만으로 수탁하기가 쉽지 않다"며 "결국 기존 레퍼런스가 풍부한 대형사와 그렇지 않은 신생사 간 수탁사 확보 결과 차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풀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일각에선 수수료율 인상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벤처투자 업계는 수탁 수수료율을 최대 0.1%(10bp)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관련 협회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 기존 수탁 수수료율이 0.04%(5bp) 수준임을 감안하면 3배 가까운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현 상황을 타파하겠다는 의지다.

자산운용사 업계를 대변하는 금융투자협회는 수탁 수수료율은 시장 질서 안에서 정해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수탁 업무처리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데 이어 관련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익단체 주도로 수수료율 인상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수탁사 확보 난항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수탁 비즈니스 진출을 통해 숏티지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포부다. 현재 시점에선 수탁 허들을 정하지도 않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사인 점을 살려 기존에 했던 업무에서 나아가 새로운 것도 해보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며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 저평가된 자산들을 소개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NH투자증권의 사모펀드 수탁고는 총 10조원 수준으로 전체 시장의 2% 남짓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업계 상위권 수준의 PBS와 연계해 수탁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전개해나갈 경우 빠른 시간 내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다만 수탁 수수료율 현실화 문제는 피하기 어려운 과제다.

실제 한 헤지펀드 운용사는 최근 해외 탄소배출권에 투자하는 상품을 기획하고 있는데 NH투자증권 수탁 비즈니스 개시에 맞춰 펀드 설정을 준비하고 있다. 수탁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숏티지 상황을 타개하는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수탁 수수료율 정상화는 업계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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