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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물러난 조석래 명예회장, ㈜효성 지분 매입 배경은 올들어 주요계열사 주식 꾸준히 취득, '책임경영' 차원 관측

유수진 기자공개 2022-09-20 07:34:23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6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또 다시 ㈜효성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지난 6월 말 이후 2개월 여 만이다. 그는 2017년 7월 그룹 경영권을 장남 조현준 회장에게 사실상 이양하고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하지만 지분은 그대로 갖고 있다 올 초 돌연 늘리기 시작했다.

재계에서는 책임경영 차원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주사 ㈜효성을 포함해 효성그룹 상장사들의 주가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 명예회장은 올해 ㈜효성 뿐 아니라 효성화학과 티앤씨, 중공업, 첨단소재 등 계열사 지분을 골고루 사들였다. 맏며느리인 이미경씨가 매입에 동참하고 있는 모습도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조 명예회장은 현재(14일 기준) ㈜효성 주식 203만5843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로 계산하면 9.66%다. 지난 6월 말까진 203만1943주(9.64%)였으나 최근 잇따라 주식을 매입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이달 6일부터 14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3900주를 사들였다.

지난 2월9일 시작해 6월 말까지 십여 차례에 걸쳐 주식을 매수했다. 하루에 적게는 200주, 많게는 4750주까지 샀다. 직전 사례는 2018년 12월 말로 3년2개월 여 동안은 거래가 없었다.

그의 행보는 다소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1935년생(88세)으로 고령인데다 이미 경영에서 손을 떼 굳이 추가 매입할 이유가 없어서다. 오히려 원만한 승계를 위해선 증여나 매각 등 처분 수순을 밟는게 일반적이다. 실제로 이번과 같은 지분 확대는 향후 증여나 상속 시 가족들의 세금 부담이 커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무엇보다 그가 보유한 지분이 효성그룹 승계에 마침표를 찍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실질적인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수 있다. 효성그룹 오너일가는 지주사인 ㈜효성을 통해 그룹 전반을 거느리지만 지분구조상 특정인이 절대적인 지배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현재 그룹을 총괄하는 조현준 회장 지분율은 21.94%다. 동생 조현상 부회장(21.42%)과 0.52%포인트(p)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부친 조 명예회장의 의지에 따라 두 사람의 지분율 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그의 지분 추가 취득이 자칫 불확실성 확대를 야기할 수 있다. 물론 이들의 관계를 고려할 때 가능성이 높아보이진 않는다.


재계에서는 주가부양 등을 위한 책임경영 목적이라고 본다. 특정 계열사에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회사의 지분을 취득하고 있다는 점이 근거다. 주요 상장사를 중심으로 추가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로 조 명예회장은 최근 효성화학 지분도 매입했다. 7일부터 14일까지 네번에 나눠 총 2150주를 샀다. ㈜효성과 마찬가지로 6월 말 이후 2개월 여 만이다. 이에 따라 지분율이 6.93%에서 7%로 늘었다. 작년 말(6.70%)과 비교하면 0.3%p 증가했다.

효성그룹 주요 상장사들은 좀처럼 주가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비슷한 궤도를 그리며 1년 넘게 하락세다. ㈜효성의 경우 작년 7월 주당 12만8500원에서 현재 7만4300원으로 42% 가량 빠진 상태다. 효성화학은 더욱 심각하다. 같은 기간 주당 47만5000원에서 16만2000원으로 3분의1 수준이 됐다.

㈜효성(위)과 효성화학 주가흐름. <출처:네이버 금융>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등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전반적으로 비슷한 상황이다. 이에 조 명예회장은 올 상반기에 이 3개사 지분도 사들였다. 여전히 주가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머잖아 해당 회사들의 주식도 늘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특히 최근 며느리인 이미경(Tina Mikyung Lee)씨도 지분 매입에 동참해 눈길을 끈다. 이씨는 조현준 회장의 아내로 이희상 전 동아원그룹 회장의 셋째딸이다. 보유주식 수가 많지 않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지만 효성그룹 오너일가 차원의 책임경영 행보로 보기엔 무리가 없다.

이씨는 올 6월 말 ㈜효성 주식 340주를 사들이며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이달 6일과 13일 각각 50주, 110주를 매입해 현재 500주를 보유하고 있다. 효석화학 역시 마찬가지다. 6월 말 325주에 이어 이번에 200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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