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파이낸스

[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싱가포르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나선다"⑤정동욱 KB국민은행 싱가포르지점장, 글로벌 기업 지역본부 집결지서 승부수

싱가포르=김규희 기자공개 2022-10-04 07:30:53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2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지점은 올해 1월 문을 열었다. 중국의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의 아시아 금융시장 허브로서의 위상이 약화되자 이를 대체할 신규 거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전략적 판단 아래 지점 신설이 결정됐다.

정동욱 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지점장(사진)이 신규 지점 설립의 중책을 맡았다. 중국 베이징에서 2년, 상하이에서 2년, 총 4년간의 중국 현지 법인 생활을 접고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정동욱 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지점장]

지점 설립 과정은 마치 ‘싱가포르 상륙작전’과 같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수준이었다. 2021년 6월 10일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발을 붙인 이후로 누구하나 연락할 사람이 없었고 잠시 몸을 맡길 사무실도 없었다. 정 지점장에게 주어진 건 ‘연말까지 지점 설립을 마치라’는 미션 하나가 끝이었다.

더군다나 당시 싱가포르는 코로나19로 인해 락다운(도시봉쇄) 상태였다. 식당 내 취식이 불가능해 매일 맥도날드 햄버거를 포장해와 근처 벤치나 공원에 앉아 끼니를 때웠다. 식사를 위해 매번 숙소로 이동하는 것도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지점 설립을 위한 수많은 미팅도 ‘도둑 미팅’의 연속이었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카페나 식당에서 미팅을 진행했겠지만 락다운으로 인해 그마저도 어려웠다. 야외에서 잠깐 대화하거나 상대 사무실에 잠깐 들어가 간신히 업무를 볼 수 있었다. 지점 설립을 위한 정식 인가 신청, 사무실 선정 및 계약, 인테리어 업체 섭외 등이 이런 과정을 거쳐 이뤄졌다.

정 지점장이 지점 개점까지 6개월간 만난 사람이 700명 넘는다. 미팅하면서 받은 명함만 300개가 넘는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법인장 및 CFO, 자문사, 글로벌 클라이언트 등과 만나 인사를 건넸다.

정 지점장은 “3개월가량 글자 그대로 ‘눈물 젖은’ 생활을 하다가 9월 이후 직원 4명이 들어와 함께 일할 수 있었다”며 “당시 한국 지상사 관계자들과 만났을 때 농담삼아 ‘정 대리’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회상했다.

올해 1월 19일 한국-싱가포르 이원생중계로 진행된 개점식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후로는 줄곧 영업에 집중했다. 주재원 14명, 현지직원 20명 등 총 34명으로 구성된 조직원들은 공격적으로 영업을 펼쳤고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

한국계 대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금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했다. 이어 IB 금융을 전담하는 'IB UNIT'을 통해 딜소싱을 위한 네트워크 확보에 주력했다. 영업이 어느정도 안정화되면 중장기적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해 자체 딜소싱 발굴하고 현지 티켓사이즈 및 IB 주선 역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설립 첫해이지만 IB 금융 시장에서 KB국민은행의 이름을 각인하는 데 성공했다. 올 상반기까지 본점 승인을 받은 CIB딜만 12건에 달한다. 국내 대기업의 현지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 등도 대표적인 사례다. 싱가포르 지점은 본점과 연계해 적극적으로 영업했고 거액의 딜을 따낼 수 있었다.

정 지점장은 “싱가포르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FX 시장이자 회사채 시장이면서 4200여 개의 다국적 글로벌 기업의 아?태 지역본부가 모여있는 곳”이라며 “싱가포르 금융시장을 활용해 다양한 글로벌 비즈니스를 영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지점이 위치한 Ocean Financial Centre 빌딩]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