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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밖에 없는 대기업의 우주산업 [thebell note]

감병근 기자공개 2022-09-20 07:48:53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9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주산업은 우리나라가 여전히 가야할 길이 먼 분야다. 최근 누리호 발사 성공 등 주목할 만한 성과가 나오고 있지만 미국, 러시아는 물론 중국, 일본, 인도 등과도 한참 격차가 벌어져 있는 게 현실이다.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도 민간 기업들까지 나서 우주산업 육성을 외치고 있다. 우주 진출을 테마로 한 대기업들의 광고를 TV에서 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정부와 발맞춰 우주산업을 키운다면 벌어진 격차를 좁히는 일이 한층 쉬워질 것임은 분명하다.

다만 광고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주산업 육성을 진지한 목표로 바라보고 있는 지는 의문이다. 우주산업은 후발주자가 추격하기 매우 어려운 산업 분야로 여겨진다. 기초과학 역량이 받쳐줘야 하는 데다 관련 노하우 대부분이 국가 기밀로 보호되는 산업이다. 따라서 후발주자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투자가 필수적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 중 실제로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곳은 찾기가 어렵다. 최근 상업용 우주기지 건설업체 엑시옴스페이스가 국내에서 5억달러로 진행 중인 시리즈C 투자유치만 봐도 이러한 상황은 잘 드러난다.

3개월여 가량 진행 중인 투자유치는 아직도 국내 대기업 투자자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국내와 같은 규모로 미국에서 이뤄진 투자유치가 예상보다 이른 시일 안에 성료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엑시옴스페이스는 이번 국내 투자유치에 참여하는 전략적투자자(SI)에게는 일부 핵심 기술이전 등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기업들은 민간인 우주관광을 현실화한 엑시옴스페이스의 기술력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기업 수익성, 하방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투자구조 등을 이유로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는 수익성과 기술력을 모두 갖춘 글로벌 우주산업 기업이 안정성 있는 투자구조까지 들고 와야만 투자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과거 스페이스X의 국내 투자유치 포기와 비슷한 사례가 나올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스페이스X는 2015년 국내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비공개적으로 투자 참여 여부를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시에도 스페이스X의 사업이 안정적이 않다는 이유로 투자를 거절했다는 전언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5월 진행된 투자 라운드에서 1270억달러(176조53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대한항공(9조540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3조7600억원), 한국항공우주산업(4조9000억원) 등 국내 항공우주 관련 대표 기업의 주가총액 합보다도 10배 가량 큰 수준이다.

15세기 이사벨 여왕은 모두가 반대한 콜럼버스의 신대륙 탐험에 투자하면서 스페인의 황금기를 열었다. 국내 대기업들도 미지의 영역인 우주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더 진취적이고 모험적인 투자 태도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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