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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우리금융]과점주주 체제의 순기능…이사회 견제 강화 '확인'경영진 추진 M&A에 사외이사들 소신 반대…경영 방향성도 이사회서 재논의

김현정 기자공개 2022-09-21 07:55:3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0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만의 독특한 지배구조인 과점주주 체제 안에서 이사회 견제 기능이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반기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인수, 하반기 카디프생명 인수 등 경영진이 추진하는 굵직한 사안에 대해 우리금융 사외이사들이 반대 의사를 내놓으며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룹 내 사정에 갇혀 다소 조급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사진들이 적절한 판단으로 의사결정을 컨트롤하고 있다. 많은 상장사 이사회가 거수기 역할만 한다는 비판이 큰 가운데 우리금융은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 체제가 자리잡았다는 평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외이사들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 이사회에서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인수를 검토했으나 이사진 반대로 결정을 철회했다. 7월 이사회에서는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기로 결론지었다. 지난 8월에는 카디프생명 인수 안건을 올리기 위해 임시이사회를 소집하려 했으나 이 역시 이사진들의 반대에 부딪쳐 무산됐다.

우리금융 경영진들이 최종 결론으로 올린 증권사·보험사 모두 대형 매물은 아니지만 라이선스 확보에 의의를 두고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사진들은 좀 더 시간을 갖고 그룹 성장에 더 보탬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해가자고 방향을 틀었다.

우리금융 경영진 입장에서는 증권사, 보험사, 벤처투자(VC)사 등 계열사 인수가 중요한 현안이다. 우리금융은 2019년 1월 지주사 전환 이후 그 해 4월과 12월 동양자산운용(현 우리자산운용)·ABL글로벌자산운용(현 우리글로벌자산운용)과 국제자산신탁(현 우리자산신탁)을 인수했다. 2020년 말에는 아주캐피탈(현 우리금융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현 우리금융저축은행) 인수를 완료했다.

하지만 아직 메인 계열사라 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비어있는 상황이다. 자본비율 증가를 위해 3년가량 공을 들였던 내부등급법 승인 작업 역시 결국은 그룹 포트폴리오 재건의 염원과 맞닿아있다.

현재 지주사 설립 4년차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아직 증권사 및 보험사 등 핵심 계열사를 확보하지 못한 우리금융 측이 다소 조급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손태승 회장 역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 ‘비은행 부문 강화’라는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우리금융 이사진은 경영진이 제시한 매물들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합리적이고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 사외이사들은 각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많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밝다.

장동우 이사는 IMM PE 대표로 투자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고 신요환 이사는 신영증권에서 30년 이상을 근무하면서 대표까지 역임한 증권 전문가다. 윤인섭 이사의 경우 저명한 보험업 전문가다. ING생보를 비롯해 그린화재보험(현 MG손해보험), KB생명보험, 하나생명, 하나HSBC생명보험의 최고경영자를 역임한 보험업계의 산 증인으로 통한다. 우리금융 경영진이 내민 매물들을 검토하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는 데 적잖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 이사진들의 권한 강화는 과점주주 체제라는 독특한 거버넌스가 뒷받침돼 있다. 우리금융 사외이사들은 우리지주 지분을 4% 이상씩 투자한 각각의 과점주주들을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과점주주들은 적정한 수익성을 기대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금융에 대한 투자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수익성'과 ‘기업가치 증대’라는 명료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 측면에서 어떤 집단보다도 진심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안정적인 주주 권력으로 성장하면서 균형잡힌 지배구조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많은 대기업 이사회가 수동적인 역할만 담당해 거수기라는 오명을 듣고 있는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선 사외이사들의 제동이 기업의 성장을 늦추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지 않냐는 지적이 나온다. 선택하지 않은 길인만큼 경영진이 고른 매물들을 인수했을 때 효과나 결과는 알 수 없고 회사가 나름 준비한 성장 전략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금융지주사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그룹 사정을 살펴본다면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확충하는 게 나을 수 있다”며 “매물들이란 게 뜻하는 순서대로 나오지 않고 우리금융은 현재 비은행 계열사들을 채우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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