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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의 준비된 '이륙' [thebell note]

김동현 기자공개 2022-09-26 07:27:33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3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준비 제대로 했네"

지난 21일 개막한 '대한민국방위산업전(DX코리아) 2022'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를 둘러보던 기자의 옆에 있던 업계 관계자들이 나눈 대화의 일부다. 다른 관계자는 "KAI가 가장 공들인 티가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DX코리아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며 역대 최대 규모인 50개국 350개사가 참여해 1350부스를 꾸렸다. 격년으로 열리는 행사인 데다 2020년의 경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해외 참여가 저조해 이번 전시회에 대한 업계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폴란드 수출 '잭팟'을 터뜨린 한화, 현대로템, KAI 등을 비롯해 풍산, LIG넥스원, 현대위아 등 국내 방산업체들이 대형 부스를 꾸렸다.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파키스탄 등 40여개국의 군 관계자들이 업체 부스를 찾아 무기체계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개막식 직후 진행된 'VIP 투어'는 주요 업체별 부스에 동일하게 배정됐다. 각 나라의 군 관계자들이 3개조로 나뉘어 업체 임원과 인사하고 실무진에게 무기체계 설명을 듣는 등 투어 순서는 동일했다.

그렇다면 350개사 가운데 KAI가 업계 관계자들의 눈에 띈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제품 소개 영상에서 공들인 티가 나고 무기체계 설명이 유려해서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오히려 지난 2년 동안 막혔던 수출길을 풀어야만 한다는 간절함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2019년 9월 부임한 안현호 전 KAI 사장은 가장 큰 숙제로 수출을 꼽고 CEO 직속의 수출 전담조직을 꾸리며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은 피할 수 없었다. 2020년 KAI의 전체 수주액 4조3508억원 가운데 완제기 수출이 차지한 비중은 0.7%(295억원)에 그친다. 다음해에는 그 27%(7659억원)까지 올라갔지만 이라크, 인도네시아 등 기존 아시아 수출 지역의 추가계약이 주를 이뤘다. 아울러 전체 수주를 구성하는 국내 및 기체부품 수주가 줄어든 영향도 있었다.

아쉬움이 남는 지난 3년을 뒤로 한채 KAI는 새로운 비행을 시작한다. 안 전 사장이 뿌린 완제기 수출 씨앗은 올해 9월 임기를 시작한 강구영 사장에게 4조원 규모의 폴란드 수출로 돌아왔다.

여기에 우크라이나·폴란드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슬로바키아, 리투아니아 등에서 KAI가 생산하는 경공격기 FA-50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며 추가 수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 강 사장은 개막 당일 VIP 투어 이후 슬로바키아 국방장관과 별도 면담을 갖기도 했다.

수출계약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방산업의 특성상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고 재촉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때와 비교하면 상황이 나아진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그동안 해외로의 이륙을 준비했던 KAI가 간절함을 넘어 성과로 보여줄 시기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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