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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대항마 '사이파이브'로 본 삼성·SK 인수 양상은 인텔 20억달러 인수 시도 실패, 다수업체 공동지분투자…반도체 시장 공유재 개념

원충희 기자공개 2022-09-27 14:08:54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3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국 ARM은 반도체 설계자산(아키텍처)을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와 반도체 기업에 제공하는 업체로 저전력 반도체 시장의 공유재에 가까운 곳이다. '대항마'로 꼽히는 곳이 미국 사이파이브(Si-Five)다. 인텔이 이곳을 인수하려 했지만 무산되고 삼성, SK 등 여러 업체의 지분 투자를 받아 공유하는 형태가 됐다.

ARM 역시 독점 이슈로 단독인수가 불가능한 만큼 공동인수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상장(IPO)으로 간다면 여러 업체로 구성된 인수단의 구주 인수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어느 방식이든 누구하나 주도적 지분을 가진 원매자 없이 공유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러 반도체 기업이 공동 투자한 사이파이브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제조시설 없이 반도체 회로를 설계만 하고 생산을 주문하는 팹리스와 이들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 생산을 전문적으로 하는 파운드리로 구성돼 있다. ARM은 이 시장에서 팹리스도 파운드리도 아닌 독특한 존재다. 반도체 아키텍처나 특허 등 지식재산(IP)을 제공하는 업체다.

특히 저전력 반도체에 독보적 시장지배력을 가졌다. 저전력 이슈가 큰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모바일 칩 분야에서 90% 점유율을 갖고 있다. 서버용 반도체 분야에서는 아직 족적을 남기지 못했으나 저탄소와 RE100 등의 이슈로 저전력 칩이 중요해지면서 향후 서버용 반도체에도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곳이다.

이 회사의 대항마로 떠오른 곳이 미국 사이파이브다. 리스크 파이브(RISC-V)란 오픈소스 방식의 무료 반도체 아키텍처를 설계한 핵심멤버 3인(이윤섭·앤드류워터맨·크리스티 아사노빅)이 창업한 회사다. ARM을 대체하는 개방형 아키텍처를 표방하며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인텔이 지난해 20억달러를 제시하며 인수 시도를 했지만 사실상 무산됐다. 대신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혁신기금(Intel Foundary Services Innovation Fund)의 투자를 받아 자신들의 시스템온칩(SoC)을 인텔 4공정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퀄컴, 인텔, SK하이닉스, AMD는 물론 삼성벤처투자 등 다양한 업체들로부터 시리즈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이파이브는 여러 업체의 지분 투자를 유치해 특정회사의 입김에 싸여있기보다 반도체 시장의 공유재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삼성도 파운드리에서 사이파이브와 전략적 협업을 맺고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등과 관련된 SoC 개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전력 반도체 공유재 역할 ARM, 특정기업 소유되기 어려워

스타트업인 사이파이브와 1990년 설립된 유서 깊은 ARM을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두 회사를 둘러싼 환경은 비슷하다. 반도체 자국주의와 패권경쟁이 벌어진 지금은 공유재나 마찬가지인 설계 IP를 특정기업이 가지는데 대한 반감과 우려가 크다.

지난해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막혔던 주요 논리 역시 퀄컴 등 팹리스 업체들에 라이선스를 주지 않거나 사용료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경쟁을 심하게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ARM의 IP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 대부분의 글로벌 주요 업체들이 쓰는 AP에 적용되고 있어 시장지배력이 상당하다.

그런 점에서 여러 회사가 잘게 지분을 쪼개는 형태로 공유하는 개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모회사인 소프트뱅크로선 엑시트를 통한 자금 확보가 필요한 터라 구주를 인수할 원매자들이 필요한 만큼 서로 윈윈할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1일 ARM 인수설과 관련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내달 방문할 때 제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3월에는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ARM 공동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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