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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달러 파장 - 정유업]'투자 스톱' 현대오일뱅크, 신사업 프로젝트도 '관망모드'①공정설비 신설계획은 중단, '고환율·자재가 상승' 영향

박동우 기자공개 2022-10-06 07:31:29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8일 16:29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의 투자 로드맵에 균열이 생겼다. 국내 생산 시설에 새 공정 설비를 구축하려던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자재 수입 가격 급등의 여파로, 투자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다른 투자 프로젝트를 순조롭게 이행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바이오 디젤 생산, 폐플라스틱 재처리 등의 중장기 신사업 계획을 당장 수정하기보다는 환율 추이에 따른 자재 수급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관망 모드'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달 26일에 충남 서산 대산 공장에 상압증류공정(CDU)과 감압증류공정(VDU) 설비를 탑재하려던 계획 이행을 중단했다.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공사를 지속키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고 △투자 소요 비용의 상승으로 투자 건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향후 원자재 시장 전망에 대한 합리적 예측도 어렵다는 점이 투자 철회 배경이다.


투자 계획을 세운 시점은 2019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충남 서산시 대산 공장에 CDU와 VDU 설비를 탑재하는 구상을 수립했다. 원유에 열을 가해 휘발유나 경유 등을 생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예상 투자액은 3600억원으로 책정하고, 2021년 3분기까지 조성을 마무리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2019년에는 계획한 투자액의 21.8%인 785억원을 집행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하자 투자 프로젝트를 2년여 동안 멈췄다.

올해 투자금 집행 재개를 염두에 두고 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하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설비를 만드는 데 쓰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대목이 문제로 떠올랐다. 대표적으로 지적된 품목이 강판, 파이프 등 철강재였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열연 제품 시세가 2019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톤당 평균 718달러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1459달러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냉연 제품 거래가 역시 톤당 평균 880달러에서 1960달러로 2배 넘게 올랐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설비 구축에 필요한 자재 구매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한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이 자재 확보 비용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투자 금액을 더 늘리면 애초 염두에 뒀던 '공장 가동 수익성 증대'라는 목표 달성이 여의치 않겠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가 수행한 다른 투자 프로젝트의 상황은 어떨까. 2019년 11월부터 추진한 메틸부틸에테르(MTBE) 공장 신설 건은 작년 말에 완료했다. 자금 880억원을 집행했다. 올해 들어서는 공사 계약금 정산에 따른 분기별 회계 처리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 디젤을 양산하는 시설 조성 건은 일정과 목표 생산량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2023년까지 충남 서산 부지 1만㎡에 연간 13만톤의 바이오 디젤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데 주안점을 뒀다. 폐플라스틱 재처리 설비 역시 올해 안에 공사를 시작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다만 예상 투자 금액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환율 추이와 자재 수급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소요 자금 규모가 탄력적으로 조정될 여지를 남겨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미래 신사업 투자는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한다"며 "최근의 환율 흐름만 놓고 계획을 급격하게 변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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