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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금공의 유산 해외 플랫폼 펀드 '십년대계' [thebell note]

이명관 기자공개 2022-09-29 08:06:11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7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태펀드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는데 있다. 모태펀드가 물꼬를 트면 민간자금이 매칭이 돼 대규모 벤처투자가 이뤄지는 식이다.

현재의 투자구조가 태동한 것은 2005년 한국벤처투자가 출범하면서다. 정책자금을 앞세워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다. 정부와 정권을 막론하고 모태펀드 출자예산은 꾸준히 증가했다. 벤처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어서다.

같은 맥락에서 모태펀드는 해외투자 활성화를 위해 마중물을 자처했다. 그 시작은 해외투자에 인색했던 2013년이다. 정부 출자사업을 담당했던 옛 정책금융공사 주도로 '해외진출 플랫폼' 펀드가 출범했다. 정식 명칭은 '중소·벤처 해외진출플랫폼 펀드'다. 취지는 국내 우수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이다. 이에 더해 해외 직접 투자도 가능하도록 했다. 해외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판을 정부가 깔아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출범 초기 수시출자 형태로 이뤄진 펀드는 한국투자파트너스, KTB네트워크(현 다올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가 위탁 운용사로 선정돼 총 2550억원 규모의 펀드가 조성됐다.

그렇게 첫 번째 펀드 결성 이후 올해로 9년차를 맞이했다. 2023년이면 10년째를 맞이한다. 긴 호흡을 가지고 진행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나올 참이다. 당시 결성된 펀드들은 모두 청산작업에 한창이다. 대부분 만기를 연장하고 잔여 포트폴리오에 대한 투자금 회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과도 좋은 편이다. 기대치 이상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올 정도다.

사실 개별 펀드의 성적은 플러스 알파 정도로 봐도 될 듯하다. 이미 마중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기 때문이다.

2013년 해외투자와 관련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VC업계는 해외진출 플랫폼 펀드의 등장 이후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처음엔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투자가 이뤄졌다. 차츰 미국과 동남아시아, 이스라엘, 인도 등 지역도 다변화했다. 투자에 나선 벤처캐피탈도 대형사부터 신생사까지 40여곳에 이를 정도다. 운용사들의 연간 해외투자 규모도 어느덧 1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현재 플랫폼 펀드란 이름을 단 출자사업은 찾을 수 없다. 출범 2년여 만에 사라졌다. 2014년을 끝으로 정책금융공사가 산업은행에 흡수되면서다. 해외진출의 물꼬를 튼 이후 사라진 셈이다. 이제 내년이면 플랫폼 펀드란 이름을 단 펀드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하나 분명한 점은 시대를 앞선 콘셉트로 해외진출의 초석을 다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 역할을 한국성장금융의 'K-그로쓰' 펀드를 비롯한 해외 투자를 위한 정부 출자사업이 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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