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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공룡의 다이어트…디지털 인재 양성 '상쇄 효과' [인건비로 본 테크기업 전략]②직원 2만명 급여 2조 지출…5년간 KT그룹 2.8만명 고용 약속, 희망퇴직 통한 세대교체

이장준 기자공개 2022-10-04 14:21:02

[편집자주]

'인재 모시기'에 여념 없는 테크기업들이 인건비 이슈에 맞닥뜨렸다. 일부에서는 경쟁적으로 끌어올린 인건비가 부메랑이 돼 실적에 타격을 주자 신규 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반대로 인건비 관리를 잘하거나 그 이상 성과를 내며 웃는 경우도 있다. 주요 테크기업의 인건비 추이를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전략의 성패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9일 09: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는 직원 수가 2만명이 넘는 '공룡' 기업이다. 과거 KTF와 합병하면서 동종업계의 몇 배 수준으로 인원이 늘었는데 현재도 웬만한 제조업체와 필적할 정도로 많다. 1년에 지출하는 종업원급여는 2조원에 육박한다.

이에 2014년 인력 효율화 차원에서 명예퇴직을 실시했고 이후에도 정년퇴직 등 자연 감소로 인원이 꾸준히 줄었다. 다만 최근 혁신 성장 차원에서 향후 5년간 그룹 차원에서 약 2만8000명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로 인한 상쇄 작용으로 당분간 전체 인원 규모에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 다만 여전히 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22년에 달하는 만큼 세대교체는 지속해서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KTF와 합병에 불어난 몸집…희망퇴직 통해 역피라미드 구조 해소

10년 전인 2012년 말 기준 KT의 직원 수는 3만2186명이었다. 당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직원 수가 각각 4074명과 5074명이었으니 이들의 6~8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옛 KTF와 합병하면서 인력을 흡수한 영향이 컸다.

KT는 비대한 몸집을 줄이기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2014년 15년차 이상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명예퇴직을 통해 인원 8000여명을 감축했다. 현재는 노동조합 요청으로 정년을 앞둔 이들을 대상으로 분기마다 복지 개념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다. 또 인위적인 인력 효율화 대신 리스킬링으로 방향을 바꿨다. 기존 인력을 재교육해 AI 등 디지코(DIGICO) 부서에 재배치하는 식이다.

KT 관계자는 "정년 잔여기간이 6개월 이상인 직원 가운데 다음 분기 임금피크 도래 예정자나 중대 공상 및 신체 정신상 이유로 업무 수행이 어려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기마다 시행하는 정년·희망퇴직으로 1년에 1000명가량의 인원이 줄고 있다. KT 인력 구성 자체가 연령대가 높아 자연 감소가 이뤄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올 상반기 기준 KT 직원의 평균 근속 연수는 22년에 달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경우 각각 12.7년, 9.4년인 만큼 상당히 노후화했음을 알 수 있다. KT는 정년·희망퇴직을 통해 역피라미드 구조를 해소하고 있다.

2018년 2만3835명이었던 KT 직원 수는 지난해 2만1759명까지 줄었다. 올 들어서도 KT클라우드 분사 등 영향으로 상반기 기준 직원 수는 2만863명이 됐다.

평균 급여액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2018년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8100만원이었다가 지난해 9500만원까지 오르며 처음으로 '1억 클럽' 가입을 목전에 뒀다. 미등기임원의 경우 평균 급여액이 같은 기간 2억8200만원에서 3억8400만원으로, 등기이사(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위원 제외)는 11억6500만원에서 16억6000만원으로 늘었다.

워낙 인력 규모가 큰 만큼 비용 지출 규모도 상당하다. 2018년 직원 급여 총액은 1조8207억원이었다. 이후 인력은 줄었지만 조금씩 보수가 개선돼 지난해에는 급여 총액이 1조9914억원을 기록했다. 임원들의 보수까지 합치면 2조원이 넘는다.

◇아쉬운 영업효율성…성장 가파른 '디지코' 분야 중심 인재 채용 예고

KT는 경쟁사인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비교해 매출이 상당히 많다. 무선통신, 초고속인터넷, 기업회선 등 유무선 통신서비스(Telco)와 인터넷TV(IPTV) 서비스, 인공지능/디지털전환(AI/DX) 등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DIGICO)를 직접 영위하면서다. 지난해 KT는 별도 기준 18조387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효율성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양상이다. 판매촉진비 및 판매수수료, 재고자산 매입 등 항목과 더불어 종업원급여가 차지하는 부담이 상당하다. 지난 4년 새 KT의 영업이익률은 4~5%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8~12%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직원 1인당 영업이익도 연간 5000만원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2019년 5G 도입에 따른 자본적지출(CAPEX)이 크게 늘었을 때는 3200만원에 불과했다.

다만 매년 조금씩 개선되는 양상이다.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직원당 35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인원 감축과 더불어 신성장사업에 해당하는 디지털 플랫폼 사업(디지코, DIGICO) 성장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추후 인력 감축 움직임에는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올해 민영화 20주년을 맞은 것을 기념해 6월 역동적 혁신 성장을 위한 미래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26년까지 △네트워크 △디지코 △벤처·스타트업 분야에 27조원을 투자하고 디지털 인재 양성 주도해 KT그룹에서 약 2만8000명을 직접 고용하는 게 골자다.

올해에는 KT가 신입사원 357명을 채용하고 전체 그룹 차원에서 신입 및 경력사원 총 7000명을 채용하는 게 목표다. 신성장 사업에 투입할 인원이 늘어나며 희망퇴직 등 효과를 상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해부터 청년 AI 인재양성 프로그램 '에이블스쿨'을 운영하며 약 200명의 실무형 디지털 인재를 키워 KT그룹에서 채용했다.

KT는 당장 인건비 부담이 지속되더라도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더 중시하는 모양새다. 현재는 매출의 중심이지만 대규모 비용 투자가 수반돼 효율성이 떨어지는 통신 사업과 견줄 정도로 미디어나 AI 등 고성장이 기대되는 영역에 힘을 싣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전체 직원 규모는 비슷하더라도 세대교체가 이뤄진다는 의미를 지닌다. 사업 구조와 인력 구성 모두 영업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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