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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달러 파장 - 조선업]킹달러 반갑긴 한데…불안감 '왜'①경기침체 따른 발주 위축 우려…원자재가격 불확실성도 부담

고진영 기자공개 2022-10-06 07:34:29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8일 10:58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업은 고객 대부분이 해외선사이다 보니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업종'으로 꼽힌다. 수주시점에 결정된 외화가격이 그대로 고정되는 만큼 환율이 오르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까지 급등하면서 업계선 ‘뭐든 지나치면 좋지 않다’는 우려섞인 불안이 읽힌다. 강달러의 배경인 글로벌 경기침체가 발주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과 별개로 원자재가격 상승에 대한 불안을 아직 완전히 놓을 수 없다는 점도 긴장을 키우고 있다.

조선사들의 경우 수출지역은 다양하지만 영업상 거래는 주로 달러로 결제된다. 선박 계약 체결 시점부터 인도 시점까지 1년에서 3년 이상 걸리는데 계약금액의 10~20%를 선수금으로 지급, 건조 과정에서 또 일부를 주고 선박을 인도할 때 잔금을 치른다. 이른바 '헤비 테일(heavy tale)' 방식이다.

이때 선박 인도 시점까지 환율이 내리면 조선사들이 손실을 보지만 반대의 경우 환차익을 볼 수 있게 된다. 조선업에서 고환율 현상을 호재로 치는 이유다.

그러나 천정부지로 치솟는 원·달러 환율을 마냥 반기기에는 사정이 그리 간단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는 것은 기본적으론 당연히 조선업에 긍정적”이라면서도 “고환율 현상을 경기침체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데 과거 리먼 사태 당시에도 세계경기가 가라앉으면 발주가 급감한다는 뼈아픈 경험을 이미 했었다”고 말했다.

경기가 위축되면 물동량이 줄고, 해상 물동량이 감소하면 선주들의 선박 발주 모멘텀도 덩달아 타격을 받으니 근시안적으로만 볼 문제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게다가 조선사들은 환헤지를 적극적으로 하기 때문에 환율이 내리면 손실이 보전되지만 환율이 올라도 환차익에 제한이 있다.

또 엔진 등 일부 기자재는 달러로 수입해서 가져오거나 국내제작하더라도 원천 기술사에 로열티를 지불한다. 상선의 경우 국산화의 비율이 약 80~90%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 나머지에 대해선 달러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부담이 있는 셈이다.

원자재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도 고환율에 따른 수혜를 깎아먹을 수 있는 요소다. 조선사 원가는 대략 재료비가 60%, 인건비가 40% 안팎을 차지한다. 전체를 100%로 봤을 때 재료비 가운데 기자재가 32%, 강재 19%, 의장재 등 기타가 11% 순이다.

이중 조선사에서 쓰는 강재는 주로 후판이다. 후판가격은 2020년 톤당 60만원 중반대였으나 지난해 110만원 안팎으로 급등, 올해 6월 말 120만원 수준으로 또 오른 상태다.

당초 조선업계에서는 하반기에는 후판가격이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침수 피해로 공급 차질 가능성이 생기면서 가격 동결이나 인하를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조선사와 철강사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1번씩, 1년에 2번 후판에 대한 단가협상을 하고 있다. 통상 현대중공업과 포스코가 먼저 테이블에 앉아 스타트를 끊고 나머지 업체들이 뒤를 따르는 형태다. 아직 올 하반기분의 후판가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마무리되면 소급적용 한다.

후판가가 오를 경우 해당 분기뿐 아니라 향후 건조물량 전체에 대해 예정원가가 상승하고, 기존 예측 대비 달라진 부분을 충당금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회계적 손실이 커진다. 보수적 회계원칙에 따라 협상이 끝나지 않더라도 시장에서 거래되는 후판가와 협상 분위기를 감안해 예상 충당금을 선반영하고 있다.

조선사 관계자는 “후판가격이 오를지 내릴지는 지금으로선 확실히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지금까지 오른 후판가는 이미 선가를 인상해 상쇄한 부분이 있고, 또 가격 상승분에 대해 작년과 올해 상반기 충당금을 쌓아 이미 손실로 반영해놓았기 때문에 더 오르지만 않는다면 추가적인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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