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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 투자사' 부재의 나비효과 [thebell note]

김진현 기자공개 2022-10-06 07:11:47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4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희가 리드를 서기는 어렵고 다른 리드 투자사가 나타나면 저희도 하겠습니다"

최근 후속 투자 유치에 나선 스타트업 대표나 임원들이 자주 듣는 말이다. 투자 환경이 보수적으로 변하면서 아무도 리드 투자사로 나서려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한다.

투자금을 모두 모으는 데 6개월 또는 9개월이 걸렸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곤 한다. 투자금 유치에 반년쯤 걸리는 일이 우스워진 건 라운드를 리드하는 투자사가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여러 투자사가 함께 투자할 때 리드 투자사는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다. 훗날 성과가 났을 때 그만큼 많이 가져가겠다는 자신감이자 책임감의 표시다.

보통 리드 투자사가 계약 조건을 정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면 클럽딜에 참여하는 타 투자사들은 동일한 조건으로 투자에 참여한다. 리드 투자사가 고생을 많이 한 만큼 주요 의사결정 과정마다 목소리도 가장 크게 낼 수 있다.

시장 환경 변화로 리드 투자사가 사라지면서 스타트업들은 소위 '조각 모음'식 투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 리드 투자사였던 곳들마저 후속 투자는 하겠지만 정작 리드 투자사는 부담된다고 말하고 있어서다.

A 투자사에게 10%, B 투자사에게 5%, C 투자사에게 3%. 이렇게 조각 모음 형태로 투자자를 모을 수밖에 없다보니 저마다 내세우는 조건도 다르다. 을의 입장인 스타트업은 대부분 투자사가 제시하는 조건을 비판없이 수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리드 투자사의 부재는 스타트업의 미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다양한 투자사의 각기 다른 요구를 들어주어야 하는 입장에 놓이면서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결정과 무관한 결정들이 하나, 둘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존 투자사들이 리스크를 줄이려고 선택한 행동의 결과가 리스크를 높이는 결정이 되고 만다. 결국 리드 투자사 없는 딜이 늘어날 수록 더 많은 스타트업이 망가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돈이 넘치던 시절을 생각해보라. '이왕이면' 리드 투자사가 되려고 했던 벤처캐피탈이 많았다. 스타트업의 본업은 변하지 않았는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며 몸을 사리는 상황이다.

어려운 시절이고, 선뜻 리드 투자사로 나서기 어렵다는 점은 잘 안다. 하지만 기존 주주가 믿지 못하는 회사에 누가 투자하러 나서겠는가. 여우를 피하려다 범을 만나는 일을 만들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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