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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aper]한전, 아시아 시장 포문열었다...글로벌본드 성공FOMC 후 첫 아시아 딜, 36억달러 주문 확보 '흥행'…가산금리 30bp 타이트닝

이상원 기자공개 2022-10-07 07:28:25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4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전력공사가 달러화 공모채 북빌딩(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대규모 적자와 자본잠식 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데 반해 해외시장에서는 AA급 위용을 과시했다. 한전채에 대한 탄탄한 수요를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무엇보다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아시아에서 나온 첫 딜로서 아시아 시장의 포문을 다시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린본드 형태로 발행한 데다 컨퍼런스콜을 생략한 채 타이밍이 포착되자 곧바로 발행에 나선 전략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36억달러 주문 확보…가산금리도 30bp 절감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이달 6일 글로벌본드(144A/RegS)를 발행해 8억달러를 조달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오전부터 30일 새벽까지 아시아를 거쳐 유럽, 미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북빌딩에서 36억달러에 달하는 주문을 모은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3.5년물 5억달러, 5.5년물 3억달러로 구성했다. 모두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시장 변동성이 컸지만 막상 북빌딩에 돌입하자 뜨거운 투심에 주문이 몰렸다. 오후 2시가 지난 시점에서 이미 21억달러의 수요를 확보했다. 3.5년물과 5.5년물 각각 최종적으로 19억달러, 17억달러의 주문을 받았다.

이번 딜은 BoA메릴린치, 시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 KDB산업은행, UBS 등 5곳이 총괄한 가운데 주관사 중에서도 일부 주문을 넣었다. 통상적으로 주관사 주문 물량(JLM interest)은 수요를 부풀려 가격을 왜곡한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트랜치별로 각각 1억6300만달러, 8000만달러로 물량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3.5년물은 자산운용사 주문이 4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서 중앙은행·공공기관(23%), 은행(165), 보험·연기금(12%), PB·증권사(3%)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아시아(56%), 미국(25%), 유럽·중동·아프리카(19%) 순이다.

5.5년물의 경우 자산운용사 42%, 보험·연기금 28%, 중앙은행·공공기관 14%, 은행 13%, PB·증권사 3%의 비중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58%, 미국 26%, 유럽·중동·아프리카 16%를 보였다.

이러한 투자 수요를 기반으로 금리 절감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이니셜 가이던스(IPG)로 미국 국채(T)에 3.5년물 150bp, 5.5년물 190bp를 제시했지만 북빌딩 결과 최종 가산금리는 120bp, 160bp로 결정됐다. 각각 30bp씩 절감한 셈이다. 3.5년물 쿠폰(coupon)은 5.375%, 일드(yield)는 5.375%다. 5.5년물은 쿠폰 5.500%, 일드 5.598%로 확정됐다.

한국전력이 달러화 공모채를 발행한 건 올들어 두 번째다. 지난 5월 당시 총 240곳에 달하는 기관이 주문을 넣으며 71억달러의 수요를 확보해 8억달러 조달에 성공했다. 올해 나온 한국물 딜 가운데 가장 많은 주문을 받은 것으로 기록됐다.


◇어려울수록 빛난 AA급 위용…탄탄한 수요 재확인

지난달 21일 미국 FOMC는 강력한 긴축 기조를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그 결과 글로벌 각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며 북빌딩을 앞두고 불리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한국전력과 주관사단은 컨퍼런스콜을 생략한 채 발행 가능 타이밍이 포착될 시 곧장 발행에 돌입하는 전략을 짰다.

컨퍼런스콜을 생략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전력이 해외시장에서 투자자들과 접점을 이어온 결과다. 2019년부터 4년 연속 한국물 시장을 찾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랜 적자와 자본잠식, 채권발행량 확대에 대한 지적이 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S&P는 지난 5월 한국전력의 국제신용등급을 BB-에서 BBB+로 강등시켰다. 약해진 펀더멘탈이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지원가능성을 반영해 장기신용등급은 국가 신용등급과 동일한 AA급을 유지시켰다. 여기에 그린본드 형태로 발행하며 수요를 더욱 키웠다는 분석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투자는 해야 하기 때문에 AA급에 대한 수요는 분명 있어 보인다"며 "회사의 펀더멘탈이 약화됐지만 공기업인 만큼 해외투자자가 보는 시각이 국내와는 차이가 있다. 한국 정부의 지원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이 FOMC 회의 이후 아시아 시장에서 나온 첫 딜이라는 점에서 이번 북빌딩은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첫 딜의 결과가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공사채로서 안정성을 인정받은 데다 아시아에서는 AA급이 흔하지 않다는 점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크게 반영되면서 흥행은 어느정도 예상됐던 부분"이라며 "시장 상황이 어려울수록 한국전력과 같은 AA급 크레딧물이 더욱 돋보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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