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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국감 증인 채택두고 금융권 '설왕설래' 횡령 외환 송금 등 금융사고 관련 증인 채택…정권초기 기강 확립 지적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2-10-06 08:22:44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5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정 감사를 앞두고 시중 은행의 은행장들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됐다. 횡령사건이나 외환 송금 스캔들 등을 두고 정치권에서 은행장들에 대해 질의를 하기 위한 것이 명분이다.

다만 금융지주 회장들은 모두 증인 채택이 불발됐다. 금융권 내부에선 뒷말이 무성하다. 증인 채택을 피한 금융 지주 대관팀은 최선의 결과를 도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횡령이나 외환송금 이슈가 적었던 은행들은 증인 채택이 과한 것 아니냐고 거부감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5대 은행장 국감 줄소환…명분은 ‘횡령·외환거래’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들은 오는 11일 열리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선다. 5대 은행장들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것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표면적으로 5대 은행장들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은 최근 은행권에서 발생한 각종 횡령 사고와 이상 외환거래 때문이다. 은행권 전체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사건이 발생한 만큼 이와 관련해 은행의 내부통제 마련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은행장들을 호출한 국회 정무위원회는 ‘횡령, 유용, 배임 등 은행에서 발생하는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과 내부통제 강화 등 향후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여부’를 신문요지 및 신청이유로 내세웠다.

(왼쪽부터)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

이례적으로 5대 은행장이 모두 증인으로 불려 나오면서 각 은행은 비상이 걸렸다. 특히 횡령과 이상 외환거래 등 최근 불거진 이슈와 크게 상관 없는 은행들에선 억울하다는 반응도 있다. 특정 은행에만 국한된 이슈로 다른 은행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불만 섞인 뒷말도 흘러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횡령 사고 등은 특정 은행 및 협동조합 등에서 불거진 이슈가 더 크다”며 “이런 이유로 5대 은행장을 한꺼번에 증인으로 부른 것은 또 다른 의도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국감이 일종의 시그널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권 초기 주요 금융 정책에서 정부의 입김을 넣기 위해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려는 것이란 해석이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관련 여신의 연착륙과 금리인상에 따른 서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금융을 실시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지난달 27일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를 최대 3년 연장하고 상환은 최대 1년 유예하는 내용의 조치를 발표했다. 또 채무 조정을 희망하는 차주를 위해선 30조원 규모의 채무 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도 함께 내놨다.

앞선 관계자는 “최근 급격한 금리인상 등으로 서민 부담이 커지면서 정부차원에서 정책금융 활용 측면에서 은행권에 여러 요구를 하고 있다”며 “국내 대출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5대 은행을 대상으로 CEO 증인 채택이 이뤄진 것에 대한 다른 의도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IMF·WB 연차총회로 증인 피한 지주사 회장들

한편 금융지주 회장들은 모두 국감 증인 목록에서 빠졌다. 주요 은행장들은 오는 10일 개최되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연차총회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이 모두 참석한다.

(왼쪽부터)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매년 개최되는 IMF·WB 연차총회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등을 비롯한 전 세계 금융계 인사들이 모이는 국제 금융 행사다. 금융사 수장들은 과거부터 IMF·WB 연차총회를 글로벌 투자자들과 관계를 넓히는 장으로 활용해왔다.

5대 금융그룹 회장들의 IMF·WB 연차총회 대면 참석은 약 3년여 만에 이뤄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 이후 올해 4월까진 비대면으로 참석했었다. 올 하반기 전 세계적으로 엔데믹이 활성화 하면서 최근 대면 참석을 확정했다.

일각에선 이번 연차총회 참석이 국감 회피용이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 윤석열 정부 첫 국감인 만큼 정무위원회 위원들은 일부 금융지주 회장들을 증인으로 요청할 예정이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불거진 금융지주에 대해선 증인 채택 당일까지 막후 협상이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연차총회 일정이 국감 시즌과 겹치면서 회장들의 증인 채택이 불발됐다. 실제 회장들이 증인으로 출석해야하는 오는 11일은 연차총회 2일차다. 물리적으로 연차총회에 참석하면 국감에 출석할 수 없다.

금융지주사들은 회장들의 연차총회 참석이 그룹 경영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각 지주 회장들은 연차총회 참석 후 해외 IR 일정을 수행할 예정이다. 금융지주 대부분 외국인 주주 비율은 40~70%인 만큼 CEO의 해외 투자자 IR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원래는 증인으로 회장이 나오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은행장으로 바뀐 부분도 있다”며 “은행권 전반에 여러 이슈가 있었던 만큼 안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고, 최근 금리인상 등으로 금융권에 대한 국민들 불만도 많은 상황에서 증인 채택이 일괄로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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