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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Lockheed Martin vs 한화에어로스페이스]R&D 방향 종착지 '우주산업 개척'⑤'유인탐사선·위성발사체' 주력, 연간 연구개발비 격차 3배 넘어

박동우 기자공개 2022-11-17 09:55:20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4일 09: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방위 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첨단 기술'에 사활을 건다. 두 회사가 진행하는 연구개발(R&D)의 종착지는 '우주 산업'이다. 유인 탐사선, 위성 발사체 분야로 연구를 주력하면서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록히드마틴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간 연구개발비 격차는 3배가 넘는다. 절대적 금액만 놓고 보면 록히드마틴 연구개발비가 단연 많지만,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더 높은 편이다.

◇지표 비교 :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한화에어로 우위'

지난해 록히드마틴이 집행한 연구개발비는 15억달러(1조9725억원)로, 2016년 9억8800만달러와 견줘보면 약 1.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간 R&D 비용도 늘었다. 2021년 5855억원으로 집계됐는데, 5년 전(1797억원)보다 3배 넘게 불어난 금액이다.


단순 금액으로 비교하면 세계 방산업계 1위 사업자인 록히드마틴이 매년 쓰는 연구개발비가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을 살피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위를 형성해왔다. △2015년 7.7% △2017년 9.4% △2019년 8.3% 등의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의 9.1%가량 되는 금액을 R&D에 투입했다. 2% 안팎의 비중을 올린 록히드마틴과 대조적이다.


두 회사가 연구개발비를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방식이 다른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국과 미국 기업이 따르는 회계 작성 지침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록히드마틴은 미국회계기준(US GAAP)을 준용한다. 연구개발비를 오롯이 '비용'으로 인식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입각해 연구개발비를 계상한다. 일회성 비용으로 처리하는 게 기본이지만, 기술의 사업 적용 가능성이 뚜렷하고 미래에 경제적 효익을 가져다줄 전망이 밝은 R&D 프로젝트는 '무형자산'으로 인식한다.

연구개발비 중에서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금액의 비중을 뜻하는 지표는 '연구개발비 자산화율'이다. 2016년 2.9%에 그쳤으나, △두산DST △삼성탈레스 등을 잇달아 인수한 영향이 작용하면서 이듬해 58.5%로 훌쩍 뛰어올랐다. 2018년부터는 60%를 웃도는 수치를 매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70.2%로 집계됐다.


◇최근 성과 : '극초음속 미사일' 록히드, '항공기술 적용 장갑차' 한화에어로

두 회사의 R&D 노력이 가닿는 지향점을 들여다보면 하나의 키워드가 눈길을 끈다. '우주(space)'다.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행성 탐사 경쟁에 뛰어들고 민간 부문에서도 유인 왕복선이나 인공위성 생산에 특화된 기업들이 늘어나는 배경과 맞물렸다. 산업의 팽창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록히드마틴은 우주 기술 개발에 힘을 쏟은 결과 관(官)의 수주를 따냈다. 2019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유인 우주선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NASA는 2025년까지 달을 탐사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추진을 염두에 뒀다.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우주선 '오리온' 8대를 생산키로 확정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역시 최근 록히드마틴의 연구 노력이 깃든 결실이다. 기존 방공 체계로 요격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빠르게 날아가 목표물을 타격하는 특징을 지닌 무기다. 신냉전 구도가 자리잡으면서 촉발된 각국의 군비 경쟁에 적극 부응했다.

올해 7월에 첨단신속대응 무기체계(ARRW) 'AGM-183A'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마쳤다. 지상에서 쏘는 중국·러시아 미사일과 달리, 군용기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기동성을 높였다. AGM-183A는 음속의 20배인 마하 20(시속 2만448㎞)의 속도로 비행하는데, 러시아가 개발한 '아방가르드' 미사일과 대등한 성능을 갖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어떨까. 지난해 3월 △㈜한화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 등 주요 계열사들과 힘을 모아 '스페이스 허브' 조직을 결성했다. 그룹 내부에서 우주 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발사체 엔진, 우주선 연료, 인공위성, 통신 기술을 개량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올해 10월에는 '한국형 발사체 체계 종합기업'으로 선정돼 정부가 보유한 누리호 핵심 기술을 넘겨받을 길이 열렸다. 항공우주연구원과 손잡고 2027년까지 누리호 3대를 만들고 네 차례에 걸쳐 발사를 수행하는 계획을 세웠다.

'육·해·공을 아우르는 통합방산기업'이라는 목표에 맞춰 지상전 무기 연구에도 열중했다. 장갑차 '레드백(AS-21)'을 개발한 성과로 이어졌다. 항공기에 쓰는 아이언 비전(iron vision) 기술을 채택했는데, 병사가 특수 고글을 쓰면 차량 안에서 바깥 모든 방향을 볼 수 있다. 이스라엘과 제휴해 대전차 미사일을 선제 요격하는 아이언 피스트(iron fist) 시스템도 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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