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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하나금융, 회장 따라 달라진 CFO 활용법①김승유 '매트릭스' 맞춤형 보직순환…김정태 '믿을맨' 우직하게 중용

최필우 기자공개 2022-12-06 08:19:43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더벨이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7일 15:2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는 역대 회장의 성향 차이 만큼 최고재무책임자(CFO) 기용 방식도 달랐다. 김승유 전 회장은 '매트릭스 조직' 안착을 위해 키맨들에게 CFO를 번갈아 맡겼다. 반면 김정태 전 회장은 신뢰하는 인물에게 최대 4년 간 곳간지기 역할을 위임하는 우직한 스타일이었다.

각 회장의 재임 기간 핵심 과제도 CFO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 김승유 전 회장은 자산관리 등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외부 또는 증권사 출신 임원을 중용했다. 외환은행 M&A(인수합병)라는 중대 과제를 안았던 김정태 전 회장은 외환은행 출신들에게 CFO를 맡겨 통합을 주도하게 했다.

◇김승유 사단, CFO직 주거니 받거니…외부 출신도 중용

김승유 전 회장 체제에는 5명의 CFO가 있었다. 김병호 전 부사장, 이성규 전 부사장, 서근우 전 부사장, 조기욱 전 부사장, 강승원 전 전무 등이다. 이 중 다수는 김승유 전 회장의 리더십을 뒷받침하는 키맨으로 활약했다.

다만 이들이 CFO를 연속해 맡은 기간은 2년을 채 넘기지 못했다. 이성규 전 부사장은 2006~2007년, 조기욱 전 부사장은 2009~2010년 CFO로 재직했다. 김병호 전 부사장의 경우 상무 시절이던 2005년과 부사장 승진 후인 2008년 CFO로 일했다. 조기욱 전 부사장도 잠시 CFO에서 물러났다가 2012년 다시 CFO로 등판하는 다소 특이한 패턴이 반복됐다.


이 같은 인사 패턴 배경에는 김승유 전 회장이 정착시킨 매트릭스 조직이 자리한다. 매트릭스란 은행, 증권, 보험 등 자회사 간 벽을 허무는 수평조직 체계를 뜻한다. 그는 그룹 내에 △개인금융 △기업금융 △자산관리 △코퍼레이트센터 등 개의 BU(비즈니스유닛)를 두고 각 유닛이 계열사를 넘나들며 시너지를 내게 했다. 이를 위해 키맨들이 주요 계열사의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치며 겸업주의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다.

2007년 이성규 전 부사장을 하나금융지주에서 하나은행 CFO로 이동시키고 하나은행 부행장이었던 서근우 전 부사장을 지주 CFO로 이동시킨 게 대표적인 순환 보직 인사다.

2년 뒤인 2009년 이성규 당시 하나은행 부행장은 지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복귀했고, 조기욱 전 부사장은 지주 CSO에서 CFO로 직책을 변경했다. 이 때 두번째 지주 CFO 임기를 보내고 있던 김병호 전 부사장은 하나은행 CFO로 이동했다. 통상 C레벨 임원의 이동이 잦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거침없는 인사 발령이었다.

CFO 약력을 보면 김승유 전 회장의 실용적인 인사 방침도 눈길을 끈다. 김승유 전 회장은 순혈주의를 고집하지 않고 외부 출신에게 곳간 열쇠를 내줬다. 이성규 전 부사장은 금융감독원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사무국장, 국민은행 워크아웃본부 부행장을 거쳐 영입됐다. 조기욱 전 부사장은 한화 구조조정본부 이사, 대한생명 경영관리담당 상무, 골든브릿지그룹 기획조정실장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2011년 취임한 강승원 전 전무는 하나대투증권(현 하나증권) 출신이다. 김승유 전 회장 숙원사업이었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최적화된 경력이었다.


◇김정태, 외환은행 합병 '키맨' 배치…곽철승 CFO '4년' 신임

김정태 전 회장 체제의 CFO 5명 중 3명은 외환은행 출신이거나 외환은행에 적을 둔 적이 있다. 최대 숙원이었던 외환은행 합병을 마무리하기 위해 합병 대상 은행의 임원들을 발탁한 것이다. 합병 추진 기간 주재중 전 부사장, 이우공 전 부사장, 곽철승 전 부사장 등 3인방이 재무라인을 책임졌다.


외환은행 3인방의 운명은 엇갈렸다. 주재중 전 부사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CFO를 맡았다가 1년 뒤 외환은행 기획관리그룹장으로 돌아가 통합추진단에 합류했다. 후임 CFO인 이우공 전 부사장은 2014년 통합추진단장을 맡았다. 하지만 2015년 2월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제기한 합병 절차 중단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통합추진단 임원 전원이 사퇴했다. 이후 주재중 전 부사장은 하나생명 대표로 복귀했으나 이우공 전 부사장은 별다른 보직을 맡지 못했다.

김정태 전 회장은 외환은행 IB본부장 출신으로 당시 상무였던 곽철승 전 전무를 구원투수로 낙점했다. 통상 부사장이 맡는 CFO 자리에 파격 기용한 것이다. 곽철승 전 전무는 외환은행 합병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김정태 전 회장은 곽철승 전 전무의 공로를 인정해 2018년까지 총 4년간 CFO로 기용했다. 2019년엔 하나에프앤아이 사장을 맡겼다.

곽철승 전 전무의 뒤를 이을 장수 CFO 후보는 이후승 현 부사장이다. 이 부사장은 김정태 전 회장 체제의 마지막 CFO로 2020년 임명돼 3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부사장의 전임자인 이승열 하나생명 대표는 2019년 한 해 지주 CFO를 맡았고 이후 하나은행 CFO를 거쳐 하나생명 대표가 됐다.

올해 취임한 함영주 회장은 아직 지주 CFO 인사를 내지 않았다. 올 연말이 함 회장의 CFO 인사 코드를 엿볼 수 있는 첫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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