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줌人]3기 신도시 '비관론' 이한준 LH 사장, 사업방향 틀까'신도시개발→재개발·재건축'으로 전환 가능성 주목
성상우 기자공개 2022-11-18 07:27:47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7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한준 신임 사장이 취임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요 사업의 노선 변경 가능성이 엿보인다. 전 정권에서 임명된 김현준 전 사장이 3기 신도시 총력전을 펼쳤지만 이한준 신임 사장은 3기 신도시 ‘비관론자’이기 때문이다.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시절부터 3기 신도시 확장정책에 대해 줄곧 날선 비판을 제기해왔다. 신도시 확장보단 장기적 관점에서 1~2기 신도시 재정비가 더 시급하다는 아이디어를 냈고 이는 윤 캠프의 도시개발 기본정책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한준 사장은 15일부로 첫 공식행보를 시작했다. 공사가 진행 중인 부천대장 3기 신도시 현장과 시흥장현 A-9·12BL 신혼희망타운 현장을 방문해 공공주택 품질관리 현황을 점검했다. 같은 날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착공식에도 참석해 윤석열 정부 공공주택 50만호 공급 정책의 신속한 추진도 주문했다.
이 사장이 방문한 3기 신도시 현장은 LH가 최근까지 올해 최대 미션으로 삼고 추진해 온 사업장이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공급 정책의 핵심이었던 3기 신도시 조성 및 '2·4대책'의 방향과 발 맞추려는 전임 김현준 사장의 의지가 담긴 행보였다.
3기 신도시 사업은 수도권 및 경기도 내 주요 지구(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고양 창릉·부천 대장·광명 시흥·화성 진안·의왕·군포·안산)를 중심으로 최대 약 37만호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여기에 2·4대책이 더해지면서 서울 등 대도시 내 노후된 도심을 재개발해 총 83만6000가구를 신규 주택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취임 후 첫 행보로 3기 신도시 착공 현장을 찾았지만 중장기적 방향성 측면에선 이 사업을 놓고 이 사장이 깊은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그동안 3기 신도시 조성의 리스크와 무용론을 줄기차게 주장해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에 몸담았던 시절에도 수차례 3기 신도시에 대한 비판론을 펼쳤다. 한꺼번에 최소 수십만 세대 이상의 대규모 신도시를 조성한다면 현재 1~2기 신도시처럼 30년 뒤 재개발·재건축 시점도 한꺼번에 도래하게 돼 대혼란을 초래하게 될 것이란 논리다.
또 지금부터 3기 신도시 착공에 들어간다면 2030년경에 자리를 잡게 되는데 현재의 건축 방식으로 지은 아파트들은 드론택배와 재택근무·원격교육 등 10년 뒤 일상과 구조상 맞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장기적인 인구 감소 추세로 볼 때 한꺼번에 대규모 주택공급을 하는 것이 향후 자산 가치 측면에서 매수자들에게 재앙이 될 것이란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3기 신도시의 대안으로 점진적인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1~2기 신도시 재정비를 내세웠다. 30만호 규모의 1기 신도시를 10년에 걸쳐 매년 3만호 규모로 점진적 공급을 하는 것이 우리 도시 구조상 더 적합하다는 아이디어였다. 이는 윤 캠프의 수도권 도시정책의 기본 방향이기도 했다.
이 사장은 당시부터 LH의 개혁 방향성까지 이미 제시했한 바 있다. 커져버린 LH 내 택지개발과 신도시 개발 기능을 없애야한다는 내용이다. 신도시 개발 위주에서 1기 신도시의 재건축 리모델링 쪽으로 기능 재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H의 핵심 기능을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도시관리 기능으로 대전환해야 한다는 방향성이다.
이 사장 취임 이후 LH의 사업 추진 기본방향이 근본부터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부동산 가격 안정화 측면에서 현재의 공급 확대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방법론 측면에선 3기 신도시에서 1~2기 신도시로 방향 전환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에 발맞춰 임대주택 공급 규모 역시 이전보다 커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 사장은 1951년생으로 한양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도시공학 및 교통계획학 학·석사,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토연구원에서 첫 경력을 시작해 한국교통연구원에 장기간 몸 담았다. 도시 교통 분야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한국교통연구원 기조실장, 부원장 등 요직을 거쳤다. 2006년 김문수 경기도지사시절 경기도청 정책특별보좌관을 거쳐 경기주택공사 사장까지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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