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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바이오

최은진 제약바이오부 차장공개 2022-11-21 08:28:29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8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이상 빅파마는 ATM이 아니다' 수십조원을 벌어들이는 빅파마들이 지갑을 닫았다. 경기침체에 대비해 현금을 비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도 했다. 강달러, 금리인상, 고물가 등 거시경제의 변화는 빅파마들에게도 두려운 변수다.

빅파마들이 돈을 안쓴다는 건 바이오 벤처에겐 절망과도 같다. 유망 파이프라인을 개발해 제약사에 기술이전하는 게 국내 바이오 벤처의 유일한 돈버는 길이기 때문이다. 상용화까지 끌고갈 여력이 안되니 어느정도 데이터가 나오면 제약사에 기술이전을 하는 방식이다. 빅파마에 직접 팔면 대박이다.

이런 상황에서 빅파마들이 지갑을 닫는다는 건 그만큼 바이오 벤처에게 돌아갈 기회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빅파마가 자금집행을 안하니 그 밑단의 중견·중소제약사들 역시 투자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국내 사정이 좋은 것도 아니다. 사실상 상장길이 막혀 투자심리가 악화된데다 레고랜드발 자금경색까지 겹쳤다. 경기침체로 불안해진 여건 속에서 그나마 기댈 곳이었던 빅파마도, 금융권도 더이상 우군이 아닌 셈이다. '단 10억원도 없는 회사'가 한둘이 아니라는 VC들의 뒷말은 괴담처럼 들린다.

그래서 바이오 벤처는 지금 버티기에 들어갔다. 어디가 힘들다는 얘긴 들려도 어디가 문을 닫았다는 얘기는 없다. 어떡해서든 살아남는 걸 목표로 버티고 있다. 일부는 구조조정을 하기도 하고 금융권 차입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

이쯤되니 바이오 벤처의 생존전략이 과연 옳은 길일까 의문이 든다. 기술이전과 상장 아니면 바이오 벤처는 돈을 벌 수 없는걸까.

전문가들은 M&A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하지만 국내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창업주가 원천기술 및 데이터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기 때문에 M&A라는 말은 거의 기술강탈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어디와 어디의 기술을 합치면 경쟁력이 있을 것 같은데'라는 얘기는 들려도 실행하는 곳은 없다. 그게 과학자들의 자존심이라고도 한다.

환경이 변했다. 지금까지 해오던 관행이 더이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언제 돈이 될지도 모를 기술을 마냥 기대감만으로 기다려주는 시대는 갔다. 변화된 환경에 맞는 새로운 철학과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바이오 벤처도 스스로 변해야 한다. '돈 버는 바이오'를 논하는 게 왜 민망한 일이 돼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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