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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증권 성장전략 점검]'플랫폼의 힘' MTS 출시 효과는③단기간 100만 계좌 확보, 잠재력 입증...시너지 확보 과제

안준호 기자공개 2022-11-23 13:15:58

[편집자주]

금융투자업계 '메기'를 예고했던 카카오페이증권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펀드서비스,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 출시 등 성과도 있었지만 당초 기대했던 핀테크 증권사로서의 비전은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카카오 블랙아웃' 사태로 금융사가 필수로 갖춰야 할 신뢰성에도 타격을 입었다. 출범 3년차를 앞둔 카카오페이증권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1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는 카카오페이증권의 핵심 서비스다. 금융투자업계에 없던 핀테크 증권사를 표방했던 만큼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는 출범 이전부터 기대가 컸다. 실제 카카오페이증권 MTS는 지난 4월 정식 출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다만 '국민 메신저'의 명성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파괴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출시 시점이 업계 예상보다 늦어졌고, 카카오톡과의 연계성도 현재로선 떨어지는 편이다.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이를 고려해 향후 카카오톡과 연계한 매매 서비스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급증한 MTS 거래 비중...'핀테크 증권사'에 호재

국내 증시에서 MTS의 위상은 코로나19 확산을 전후로 확연히 달라졌다. 2018년까지만 해도 HTS에 비해 미치지 못했던 MTS 이용 비중은 2019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폭락장 이후 신규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2020년에는 HTS와 비중이 본격적으로 벌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MTS를 이용한 거래 금액의 비중은 37.3%로 나타났다. 지난해(41.5%)에 비하면 소폭 감소했으나 지난 2018년(29.1%)와 비교하면 여전히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MTS 거래 비중은 2019년 30%를 넘어선 뒤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으로 40% 이상을 기록했다.

MTS 사용 비중이 늘었으나 다른 매체를 이용한 거래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전체 거래금액은 2019년 약 4575조원에서 2020년 1경 1416조원, 2021년 1경 3534조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MTS를 이용한 거래금액은 1450조원에서 5620조원으로 늘었다.

2019년 이후 출범한 '핀테크 증권사'들에게 이같은 환경은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주식 시장에 진입한 투자자들이 증가하며 간편한 사용자 환경(UI)을 제공하는 MTS의 매력이 커졌다. 카카오페이증권은 MTS 출시 직후부터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며 고객 확보에 주력했다.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출시 후 100일만에 이용 계좌 수 100만 돌파에 성공했다.

눈여겨볼 점은 해외주식 비중이 일반 증권사 대비 높다는 점이다. 3분기까지 해외주식 거래비중이 50% 이상으로 국내주식과 유사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 이용자도 타사 대비 많은 편이다. 지난 8월까지 소수점거래 이용 고객 수는 약 73만명으로, 전체 증권사 소수점거래 이용자 수(약 158만명)의 절반 가까운 규모다.

기능적 측면에서 카카오페이증권 MTS의 가장 큰 경쟁력은 '결제' 서비스와의 시너지다. 이를 통해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 등에서도 차별화를 갖췄다. 선물 이후 2거래일 가량이 소요되는 타사 서비스와 달리 선물 즉시 주식 주문이 완료된다. 송금을 통해 해당 주식 가격만큼의 금액이 받는 사람 계좌에 입금되고 주문이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늦은 MTS 출시·부족한 시너지 등 약점

MTS 출시에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된 점은 아쉬운 평가를 받는다. 간접투자 중심의 사업 전략을 택해 시장 진입이 늦었다. 출범 초기 펀드 서비스에 집중하다 증시가 약세장으로 전환한 2022년에야 본격적인 MTS를 선보였다. 설립이 늦었던 토스증권보다 1년 이상 정식 출시가 늦어졌다.

토스증권의 경우 코스콤과의 협업을 통해 빠르게 MTS를 출시했다. 고객 계좌와 매매 내역을 관리하는 원장관리시스템은 코스콤 서비스를 이용하고, 나머지 부분을 자체 개발했다. 초창기 펀드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던 카카오페이증권도 이후 코스콤과 계약을 거쳐 MTS를 출시했다. 서비스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더 많았지만 결과적으로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셈이다.

한 증권사 IT 개발자는 "제대로 된 원장관리시스템을 개발하려면 최소한 백억원대의 예산과 함께 증권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전문 프로그래머들이 투입되어야 한다"며 "대형 증권사들은 자체 시스템을 갖췄지만 중소형 회사들은 대부분 코스콤 위탁을 선택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플랫폼과의 시너지도 기대보다 부족하다는 평가다. 기존 증권사에서 카카오페이증권의 출현에 긴장했던 것은 소셜(카카오톡), 뱅킹(카카오뱅크), 페이(카카오페이)의 세 요소가 결합해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었다.

현재로선 카카오페이증권 MTS와 카카오톡과 연계되는 서비스는 찾아보기 어렵다. 카카오뱅크 역시 2대 주주인 한국투자증권과 협업해 자체적으로 주식 매매 서비스를 탑재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를 통해 서비스되는 토스증권 MTS가 '원 앱' 시스템 구현에 성공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토스증권 MTS는 뱅킹 시스템과 결합되어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토스뱅크 앱에서 예수금 관리와 주식 매매가 한번에 이뤄지기 때문에 자산관리의 편의성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카카오톡과의 연계성을 높여갈 예정이다. 당초 올해 안으로 카카오톡 앱 안에서 시세 확인과 주식 주문도 가능하도록 기능을 구현할 계획도 밝혔다. 현재로선 연내 구현은 어려워진 상황이나 계획 자체는 여전히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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