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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주주환원 가이던스' 이행 어땠나 배당방침 '일관성' 저하, 2년여 남은 자사주 매입계획 '달성률 17%'

박동우 기자공개 2022-12-01 09:57:42

[편집자주]

IR(Investor Relations)은 기업이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홍보 활동이다. 투자자들이 회사의 경영 상황을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업설명회를 열고 각종 자료를 공시하는 행위에서 회사가 투자자와 소통하려는 노력을 읽을 수 있다. 더벨은 주요 회사의 기업설명회 개최 동향을 조명하고 재무 지표, 주주 친화책 등의 정보 공개 실태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3일 17:2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이 투자자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정보 가운데 '주주환원 가이던스(guidance)'가 존재한다. 배당 지급,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 친화 정책의 방향을 안내하는 내용을 뜻한다.

사전에 투자자들에게 알린 대로 주주가치 제고책을 실천하는지 여부는 기업과 투자자간 신뢰 형성과 맞닿아 있다. 한국IR협의회도 'IR기본원칙'을 제시하면서 "상장법인과 투자관계자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추진하는 롯데케미칼은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적잖은 노력을 들이는 기업이다. 2020년 이래 주주환원 가이던스를 제시해왔고, 올해는 3개년에 걸쳐 실시할 정책도 수립했다.

그동안 가이던스 이행 실태는 어땠을까. 배당성향은 계속 준수하고 있으나 '연 2회 배당'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돌연 변경하면서 정책 일관성이 저하됐다. 종료 시점까지 2년여 남은 자사주 매입 계획은 목표치의 17%를 달성한 상황이다.

◇2020년부터 주주가치 제고책 기조 구체화

롯데케미칼이 주주환원책을 공표하기 시작한 건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별도 손익 기준 배당성향 30%를 배당의 기본 정책으로 지향한다"는 방침을 기업설명회(IR) 자료에 기재했다. 이전까지 특별한 언급 없이 △별도 기준 배당성향 △주당 배당금 △배당수익률 등의 지표만 공개했던 것과 견줘보면 진일보했다.


'30%'를 배당성향 목표치로 설정한 건 그룹 계열사와 보조를 맞추는 취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롯데지주가 대표적이다. 롯데케미칼과 동일하게 '별도 손익 기준 배당성향 30% 이상'을 주주친화책의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등은 재무제표 기준을 따로 명시하지 않았으나 '30%' 수치를 책정한 공통점을 갖췄다.

이미 2018년부터 롯데케미칼은 배당 수준을 대폭 향상했다. 2017년 하반기에 롯데그룹이 배당성향을 2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적극 부응하는 조치를 취했다.

2017 회계연도 실적을 토대로 주주들에게 주당 1만500원을 지급한 사례가 방증한다. 전년(4000원) 대비 2.6배 넘게 배당금이 늘었다. 자연스레 배당성향은 10.5%에서 22.1%로 11.6%포인트(p) 상승했다. 1%대에 그치던 배당수익률도 2.9%로 뛰어올랐다.

가이던스를 처음으로 공개한 이래 롯데케미칼의 배당성향은 해마다 30% 선을 넘겼다. 회계연도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9년 58% △2020년 107% △2021년 34% 등을 기록했다.

다만 창사 이래 최대 배당성향을 시현한 2020년 주당 배당금은 3600원으로 줄었다. 대산공장 화재를 겪으면서 순이익이 전년대비 70%가량 줄어든 1156억원에 그친 영향이 작용했다.


롯데케미칼은 실적이 위축돼 배당 규모가 급감하자 '시가배당률'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배당기준일 주가 대비 배당금이 어느 정도인지 나타내는 값이다. 2019년과 2020년에 연달아 순이익이 줄면서 시가배당률도 3%대에서 1% 수준까지 추락한 만큼, 주주 환원 지표를 면밀하게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실제로 2020년 실적이 담긴 사업보고서에 "갑작스러운 대외 변수들로 인한 회사의 손실로 배당 재원이 감소할 경우"를 거론하며 "주주의 배당 안정성과 함께 기업의 미래 투자 및 재무 안정성 등을 고려해 배당성향뿐 아니라 시가배당률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2022~2024년 중기 정책' 변동성 심화

롯데케미칼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은 2022년에 접어들면서 변화를 맞았다. 올해 3월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2021년 3월 주식 가격이 30만원에 도달한 뒤 꾸준히 하락한 만큼, 경영진이 주가를 부양할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했기 때문이다.


2024년까지 시행하는 정책은 '연 2회 분할 배당'과 '자기주식 3000억원 매입'에 방점을 찍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도입하는 조치였다. 특히 반기마다 배당을 나눠주는 방안은 주주 환원의 안정성과 장기적 예측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안점을 뒀다.

하지만 가이던스는 '반쪽 이행'에 그쳤다. 1년에 두 차례 배당을 지급한다는 계획이 백지화됐기 때문이다. 2022년 7월에 롯데케미칼은 반기배당을 '기말배당'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상반기 시황이 악화됐고 대외 경제 불확실성도 높아졌다는 사유를 함께 거론했다.


자사주를 사들이는 계획은 어떻게 실천되고 있을까. 올해 8월에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6개월 동안 500억원어치를 매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데, 목표 금액의 17% 수준이다. 롯데케미칼 측은 올해 3분기 실적 IR에서 "2022년 11월에 계약금액의 99.5% 취득을 완료했다"고 언급했다.

경영진이 직접 자사주를 사들이는 조치를 병행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중기 주주환원정책에는 연중 3개월 동안 월급의 최대 20% 금액에 상당하는 주식을 매입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초 올해 2분기에 진행하기로 계획을 짰으나, 올해 10월에 자사주 취득을 마쳤다. 경영진 16명이 4억4000만원을 들여 2760주를 매수했다. 이 가운데 △김교현 부회장 △황진구 대표 △이영준 대표 등 최고경영자(CEO) 3인이 사들인 물량은 1280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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