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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HMM]9년만에 A등급 탈환…최윤성 CFO 역할 확대업황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 가능성·잉여금 용처는 과제

허인혜 기자공개 2022-11-30 07:12:44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8일 0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이 부채비율 하락과 차입금 의존도 개선에 힘입어 9년 만에 신용등급 A등급 탈환에 성공했다. 디폴트 선언 이후 6년 만에 거둔 성과다. 해운업 호황기와 HMM의 재무건전성 강화 전략이 맞물린 성과라는 분석이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최윤성 HMM 전략·재무총괄 전무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해운업 실적저하 전망에 따라 쪼그라들 유동성을 어떻게 관리할 지와 이익 잉여금 용처 찾기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낮아진 부채비율·풍부한 유동성에 'A등급'…한신평·나이스도 '긍정적 전망'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HMM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A-로 상향조정했다. HMM이 신용등급 A등급을 받은 것은 2013년 11월 이후 9년 만이다. 현대상선 시절 해운업황이 나빠지면서 신용등급이 A-에서 BBB+로 떨어진 바 있다. 2016년 디폴트(채무불이행) 평가로 D등급을 받았던 점을 미뤄보면 6년 만에 괄목상대할 만한 변화다.

한국기업평가는 HMM의 신용등급 상승 요소로 안정적 시장지위와 우수한 재무구조, 충분한 재무완충력 등을 제시했다. 해운업 호황이 HMM 재무건전성 확대 배경이다.

2021년부터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모두 개선됐다. 3분기 부채비율은 36.9%에 불과하다. HMM의 부채비율은 2019년 556.7%까지 상승한 바 있다. 2020년에도 455.1% 수준이었다. 2021년부터 72.6%로 급감했고 올해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차입금 의존도는 18.9%다. 2019년 말에는 73.9%를 기록했었다.

한국기업평가도 현금흐름 개선을 높게 평가했다. HMM의 잉여현금흐름(FCF)은 매년 개선돼 왔다. 2018년 말 마이너스(-)5706억원에서 2019년 -2661억원으로 마이너스 폭을 줄인 데 이어 2020년 말 1조1498억원, 지난해 말 6조4709억원 등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기준 FCF는 8조7151억원에 달한다.

현금성자산은 상반기부터 시가총액을 넘어서고 있다. 3분기 기준 HMM의 현금성자산은 15조8375억원이다. HMM의 시가총액은 10조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서 A등급을 매기며 다른 신용평가기관에서도 A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이다. 한국신용평가는 4월 HMM의 등급을 BBB로 상향조정하며 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같은 기간 HMM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등급으로 바꿨다.

◇포트폴리오 확대 '주요 기점' 맞았다…신규투자 재원 배치 과제로

재무 전략의 방향은 최윤성 HMM 전략·재무총괄 전무가 이끌었다. 최 전무는 2021년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복귀한 뒤 재무건전성을 최우선 과제로 언급해 왔다.

최 전무는 2021년 2월 조직개편으로 경영전략 업무에서 재무책임까지 업무의 폭을 넓혔다. HMM의 매출액이 급상승하던 시기 이뤄진 개편으로 재무부문에 힘을 싣겠다는 행보로 풀이됐다.

중요한 시기 재무책임자로 낙점된 배경은 최 전무의 전문성이다. 잠시 경영전략에 집중했지만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재무부문에 천착한 '재무통'이다. 2012년 HMM 재무팀 부장으로 부임하며 안살림을 책임지기 시작했다. 재무2팀장, 재경본부장, 전략·재무본부장 등을 거쳤다.


최 전무에게 남은 과제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실적 저하에 따라 줄어들 곳간을 어떻게 관리할 지, 또 불어난 이익잉여금을 어디에 사용할 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HMM이 쌓아둔 현금으로 실적 침체기를 무난히 거칠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신규사업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한국기업평가도 HMM의 실적저하 전망을 감안하고도 이번 등급 상향을 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리포트를 통해 "하반기 운임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고 2023~2024년 신규 선박이 대거 인도될 예정으로 초과공급에 따른 운임 하락과 실적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도 "재무완충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재무지표 일부 저하가 있겠지만 충분한 현금량을 감안하면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풍부해진 유동성은 신사업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배 HMM 사장은 7월 비전 선포식에서 15조원을 신규사업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디폴트가 선언됐던 2016년부터 업황이 꿈틀댄 작년까지만 해도 재무건전성 확보가 최우선, 신규투자는 시기상조였다. 최 전무에게는 늘어난 이익잉여금을 제 곳에 배치하는 역할이 새로 주어진 셈이다.

HMM이 그린 밑그림은 벌크선 확대다. 컨테이너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HMM의 매출액 90% 이상이 컨테이너선에서 나오다보니 관련 업황에 따라 HMM의 실적도 좌우되고 있다. 벌크선은 29척에서 55척까지 늘린다. 선박과 터미널, 물류시설 등 하드웨어에 10조원을, 친환경 연료와 종합물류 등 미래전략사업에 5조원을 사용한다.

연말 배당금 책정에도 눈길이 쏠린다. HMM의 배당성향은 5.5% 수준이다. 배당성향을 유지하더라도 배당의 재원이 커진 만큼 절대값이 두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HMM은 아직까지 배당 계획을 세우지는 않은 상황이라다. HMM 관계자는 "배당에 관한 결정은 연말 결산이 마무리돼야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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