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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악사의 딜레마]잃어버린 4개월, 퇴직연금시장 경쟁력 확보 '요원'③두마리 토끼 모두 놓쳐, 금융당국 결정에 귀추

조영진 기자공개 2022-12-07 08:18:01

[편집자주]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신규 공모펀드 출시를 위한 사전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소규모펀드 비율을 맞추기 위해선 유명무실한 TDF(타깃데이트펀드) 상품을 정리해야 하는데, 갈수록 커지고 있는 퇴직연금 시장을 쉽게 포기할 순 없는 상황이다. 더벨은 진퇴양난에 놓인 교보악사자산운용의 현재 상황과 문제점을 세편에 걸쳐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30일 10: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DF(타겟데이트펀드) 존속과 소규모펀드 지정해소를 위해 모자형 전환을 꾀했던 교보악사자산운용의 시도가 난관에 부딪혔다.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를 목적으로 이를 반려하면서 공모펀드의 신규 출시 일정도 더욱 미뤄질 전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최근 4개월 동안 신규 공모펀드를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15일 '교보악사파워액티브증권투자신탁'과 '교보악사대형주증권투자신탁'을 끝으로 신규 펀드 설정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7월 말 '교보악사평생든든 TDF 2030, 2035, 2040, 2050 등 4개 펀드가 소규모펀드로 지정되면서 소규모펀드비율 12.9%를 기록한 게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소규모펀드 정리 활성화를 위해 그 비율이 5%를 웃돌 경우 신규 공모펀드의 출시를 제한하고 있다.

업계 대형 운용사들이 소규모펀드를 임의해지하며 발빠른 대응에 나선 가운데, 교보악사는 TDF 펀드를 모자형으로 전환함으로써 관련 이슈를 해소하려고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교보악사가 퇴직연금 시장공략을 놓지 않으면서 공모펀드 신규출시도 꾀하려 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에 입각해 모자형 전환을 한 차례 반려하면서 교보악사의 신규 공모펀드 부재기간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교보악사운용의 공모펀드 수는 지난 7월 말부터 72개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그간 업계에 163개 공모펀드가 새롭게 출시되면서 교보악사의 공모펀드 점유율도 한층 약화된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단기금융을 제외한 교보악사 증권형 펀드의 설정원본 규모는 지난 7월 말 2조5468억원에서 현재 2조3549억원으로 2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운용업계의 증권형펀드 설정원본은 0.9% 줄어든 반면, 교보악사의 감소폭은 7.5% 수준으로 관측된다. 하반기에도 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이 계속됐지만 교보악사를 제외한 나머지 운용사들은 신규 공모펀드를 통해 이를 어느 정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기자본 비중이 상당한 TDF를 교보악사가 임의해지 않는 것은 현재 운용업계의 신규 먹거리로 꼽히는 퇴직연금시장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주된 설명이다. 이달 초 고용노동부가 퇴직연금 사업자의 디폴트옵션 상품 165개를 승인하면서 자금 유입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업계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약 295조6000억원이다.

다만 교보악사자산운용 TDF는 앞서 디폴트옵션 상품을 제출한 38개 퇴직연금 사업자 단 한 곳도 선택하지 않으면서 승인 절차 조차 시도하지 못했다. 고용노동부가 바라는 상품 보수체계와 운용성과에 부합해야 하는 탓에, 업계 최하위 수익률을 기록 중인 교보악사 TDF를 선택할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입장에선 펀드 유형을 전환하는 데 있어 투자자들 중 누구라도 투자대상 변경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반려한 것으로 안다"며 "소규모 펀드 문제 해소를 위해 교보악사 측이 몇 가지 옵션을 놓고 계산 중에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존에 있던 6개 TDF 펀드를 각각 모자형으로 바꾸는 건 신규 펀드 신설에 해당되지 않을 수 있단 생각에 소규모펀드 이슈를 피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TDF를 포기하지 않음과 동시에 공모펀드의 출시도 재개할 계획이었겠지만 현재로선 둘 다 아쉬운 결과로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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