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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C이테크건설, 단기자금 꼬이자 '9% 금리' 계열사 조달 SGC에너지로부터 800억 차입, 분양 시장 악화에 우발채무 증가

이정완 기자공개 2022-12-01 07:34:38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9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GC이테크건설이 최대주주인 SGC에너지로부터 800억원을 빌린다. 최근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시장 전반으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단기 자금 조달 계획이 꼬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GC이테크건설은 SGC에너지로부터 800억원을 단기 차입하기로 했다. 이자율은 9.01%, 만기는 내년 2월 말까지다.

기존 SGC이테크건설의 단기차입금 이자율이 2%였다는 점을 보면 상당한 수준이다. 37억원을 엔지니어링공제조합으로부터 단기로 빌린 상태다. 하지만 최근 시장금리 수준으로 금리가 책정되면서 고금리를 피할 수 없었다. 레고랜드 사태 후 자금시장 경색으로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업대출 금리는 약 10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800억원을 빌려준 SGC에너지는 SGC이테크건설 지분 31.58%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다. 과거 SGC이테크건설의 최대주주는 삼광글라스였는데 2020년 말 SGC이테크건설에서 군장에너지를 떼어내 모회사에 붙이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마치고 사명을 SGC에너지로 바꿨다.

SGC이테크건설의 계열사 조달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롯데건설이 계열사로부터 차입과 유상증자 형태로 자금을 지원 받은 것과 유사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재무구조만 놓고 보면 SGC이테크건설은 당장 현금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417억원으로 지난해 말 1107억원보다 28% 증가했다.


다만 10월부터 4분기 재무지표는 공개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최근 유동성 상황은 확실한 확인이 어렵다. 아울러 건설업계 전반으로 PF 관련 문제점들이 부각된 가운데 계열사로부터 고이율의 대출을 받는다는 점이 주목된다. SGC이테크건설도 수년 동안 주택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 관련 우발채무가 늘어난 상태다.

SGC이테크건설은 에너지, 석유화학, 제약·바이오 등 플랜트 분야에서 전문성이 높은 건설사였다. 지금도 플랜트 매출 비중이 60~70%에 달한다. 하지만 2017년 주거 브랜드 '더리브(THE LIV)'를 선보인 뒤 토건 분야 확대에 나섰다. 2019년에는 첫 자체 개발 사업으로 서울 가산동에서 'G밸리 더리브 스마트타워'를 분양하기도 했다. 주택 경기 호황세와 맞물려 토건 수익성이 지속 높아져 왔다.

주택 사업을 확대하다 보니 PF 관련 채무보증이 크게 늘었다. 회사가 시공하는 주택 프로젝트 수분양자를 대상으로 다수의 중도금 대출 연대보증을 부담하고 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채무보증 규모는 1조653억원으로 지난해 말 5433억원에 비해 2배 넘게 증가했다. 이번 계열사 고이율 대출도 결국 이에 따른 여파로 해석할 여지가 엿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상반기 중 "SGC이테크건설이 민간 건축과 물류센터 사업 수주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PF 차입금 등에 대한 신용공여와 채무인수 약정이 늘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PF 우발채무는 호황기에는 우수한 분양 성적표 덕에 차환·상환 리스크에 눈에 띄지 않지만 경기 침체기에는 사업성과 관계 없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SGC이테크건설 관계자는 "공사가 마무리되고 시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모회사로부터 단기로 돈을 빌렸다"며 "주택 사업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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