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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황도연 오비고 대표, 주주명부 '재등장' 이유는②2016년 효림그룹에 매각 후 최초, 책임경영 '화답'

구혜린 기자공개 2022-12-01 08:05:55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9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황도연 오비고 대표가 6년여 만에 자사주를 매입했다. 오비고의 실질적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였던 그는 지난 2016년 회사가 극심한 자금난에 처하자 효림그룹 장남에게 보유 지분 전량을 넘겼다. 오랜 기간 주주명부에서 제외돼 있던 그의 재등장은 경영총괄자의 건재함 과시, 자사 전망에 대한 긍정적 평가 등이 상존한 결과로 파악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황도연 대표는 지난 25일 오비고가 진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오비고 주식 6300주를 취득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오비고의 발행주식 총수는 1216만6093주로 늘었으며 황 대표는 지분율 0.05%를 확보하게 됐다.

황 대표가 오비고 주주명부에 오른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오비고의 전신은 텔레카코리아다. 삼성전자와 에릭슨코리아 등을 거친 황 대표는 2003년 스웨덴 기업 텔레카가 아시아 진출을 위해 설립한 텔레카코리아의 초대 지사장을 맡았다. 텔레카코리아는 설립 6년 만에 텔레카의 모바일 사업부를 역으로 인수하고 별도 법인으로 독립했다. 황 대표는 이 과정을 진두지휘하며 최대주주에 오른 인물이다.

오비고가 극심한 자금난을 거치는 과정에서 회사는 황 대표의 손에서 외부인에게 옮겨졌다. 모바일 브라우저 사업을 영위하던 오비고는 2012년부터 차량용 브라우저 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회사가 자본잠식에 빠지자 황 대표는 사업의 지속을 위해 보유 주식 전량(258만2100주, 지분율 39.4%)을 장영준 씨에게 양도했다. 장영준 씨는 전장 부품업체 효림그룹 한무경 회장 겸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다.

황 대표는 장영준 씨와 공동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2016년 지분 매각 후 주주명부에서 제외된 황 대표는 지난해 1월 장영준 씨와 독특한 형태의 계약을 맺었다. 장영준 씨 소유 주식에 대응하는 의결권을 황 대표도 공동으로 갖게 한단 계약이다.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비전문인 소유주의 경영 참여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시선을 의식했다. 다만 '상장 후 3년간'으로 계약 기간이 명시돼 있는 점은 여전한 숙제다.


경영총괄자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들의 우려에 화답한 행위로 읽힌다. 황 대표는 오비고의 실질적 설립자이자 오랜 기간 중요한 의사결정을 총괄해왔다. 현재도 오비고의 대외적인 '간판'을 자처하고 있다. 이 같은 무게를 지닌 인물의 소유 지분율이 '제로(0)'일 경우 투자자들은 책임경영에 의문을 표할 수 있다. 주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 경영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하는 시그널을 내포하기도 한다.

오비고 측은 황 대표가 자사주를 더 취득할 수도 있었단 입장이다. 오비고의 이번 유상증자는 임원진이 시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게 목적이었다. 이에 우리사주조합과 우리사주조합에 가입할 수 없는 등기임원 2인(황도연 대표 및 오태안 사내이사)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회사의 정관상 제3자배정 유상증자 한도를 고려해 발행주식 양은 9억원 규모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오비고 관계자는 "(황도연 대표가) 책임 경영 차원에서 본인 소유 현금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라며 "더 납입할 수 있었으나, 이번 유상증자가 임직원에게 고르게 혜택을 주는 게 목적이라 6300주 취득에 그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이번에 확보한 지분은 미미하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할 경우엔 얘기가 달라진다. 황 대표는 오비고의 코스닥 상장과 동시에 스톡옵션 58만404주를 부여받았다. 이번 유상증자 참여로 확보한 지분과 스톡옵션 행사 시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을 합하면 황 대표의 지분율은 4.56%로 5%에 근접한다.

이는 오태안 CFO(최고재무책임자)도 마찬가지다. 기존에 1만9950주를 보유하고 있던 오 CFO는 황 대표와 함께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해 3000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오 CFO가 수령한 스톡옵션은 13만1772주로 행사를 가정할 경우 지분율은 1.20%(15만4722주) 수준으로 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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