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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IPO]부진 거듭하는 피어그룹, 밸류책정 딜레마경쟁사 카카오뱅크 주가 급락, 투자자 보수적 검토.."최소 6조 이상돼야 FI 만족시킬듯"

오찬미 기자공개 2022-12-06 08:26:53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2일 10: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뱅크가 내년초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어느 정도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IPO 시장에서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입김이 세지고 있는 분위기라 그들의 엑시트 수익률이 중요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대략 6조원 정도의 밸류가 되어야만 FI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등 피어그룹을 감안하면 이에 못 미치는 밸류로 IPO에 나설 수밖에 없다.

◇투자자 PBR 주목...카카오뱅크 주가 하락에 고민커지는 케이뱅크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내년 상장 일정을 두고 아직 회복되지 못한 피어(비교그룹)의 주가로 고민이 깊다. 국내 상장된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장에서도 이와 연동돼 밸류에이션에 대한 할인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우선 인터넷은행인 만큼 투자자들이 밸류에이션 지표로 삼고 있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만족할 수준으로 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PBR은 순자산(자본총계)을 시가총액으로 나누기 때문에 자산건전성을 중요시하는 금융기관의 평가에서 주로 사용된다. 배수가 낮을수록 기업의 성장력, 수익력이 높다고 평가한다.

다만 이를 이용해 상장 예비 기업에 적용할 때는 피어그룹의 PBR이 높아야 상장기업의 예상 시총(밸류에이션)을 높일 수 있다. 상장예비기업의 순자산이나 피어의 PBR 거래배수가 클수록, 공모 자금이 많을수록 상장 예비기업의 미래가치는 높아진다.

국내에 유일하게 상장된 인터넷 은행 카카오뱅크는 2021년 증시 입성 당시 PBR을 7.3배로 상당히 높게 도출했다. 국내 상장 기업 중 비교기업이 없었던 만큼 해외 기업으로만 비교군을 구성한 결과다. 여기에 2021년 1분기말 기준 순자산을 곱한 뒤 공모액을 더해 평균 시가총액을 22조9610원으로 제시했다.

만약 동종업 평균 PBR이 여전히 7.3배가 나온다면 케이뱅크도 올 3분기 기준 순자산 1조7685억원을 곱해 밸류에이션을 13조원대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할인율을 20% 적용하더라도 계획대로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


◇국내 피어 카카오뱅크 적용시 케이뱅크 밸류는 4조원대

하지만 2023년 상장 준비를 하는 케이뱅크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당장 국내 유일의 피어인 카카오뱅크 주가가 4분의 1 수준으로 꺾이면서 목표 밸류에이션을 그대로 끌고가기 어려워졌다.

카카오뱅크는 한때 시가총액이 45조원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13조원을 밑돌고 있다. 올 3분기를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순자산 5조6127억원, 시가총액 12조6308억원을 계산해 PBR을 내면 2.25배 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를 다시 케이뱅크 순자산에 단순 적용하면 타진 가능한 밸류에이션은 4조원에 그친다. 케이뱅크가 9300만주를 공모해 자금을 모집하더라도 도달 가능한 밸류에이션은 4조원대다.

현 시점 비상장 거래사이트에서 거래되는 케이뱅크의 밸류와도 비슷하다. 거래되는 주가는 1주당 1만1300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한 추정 시가총액은 4조2453억원이다.

◇FI, 기대 밸류 6조...카카오뱅크 해외 피어 대입하면 기준 미달

상황이 급변했지만 재무적투자자(FI)가 있는 케이뱅크는 4조원대의 몸값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케이뱅크는 2021년 유상증자를 추진해 1주당 6500원의 가격에 총 1조2499억원을 투자받았다.

△베인캐피탈(BCC Kingpin LLC) 2000억원 △MBK파트너스(Khan SS L.P.) 2000억원 △MG새마을금고(카니예 유한회사) 1500억원 △신한대체 및 JS프라이빗에쿼티(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 1250억원 △컴투스 500억원 등이 총 7250억원을 투자했다. 최대주주인 BC카드도 당시 우선배정을 통해 5249억원을 넣으며 모두 1조2499억원의 증자가 이뤄졌다.

구주(3억7569만5151주)를 1주당 6500원으로 계산하면 투자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2조4420억원이다. 유상증자 후 포스트 밸류에이션은 약 3조7000억원이다. 여기에 투자 2년 후 FI들이 기대하는 밸류에이션은 IRR을 감안했을 때 최소 4조80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할인율을 30% 적용한다면 최소 7조원, 20%만 적용이 가능하다면 6조원 이상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국내 피어는 한 곳 뿐이기 때문에 PBR이 높은 해외 인터넷 은행을 피어로 가져오는 방법이 밸류에이션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우선 카카오뱅크가 상장시 검토했던 피어를 비교 그룹으로 삼았을 때 밸류를 도출해 볼 수 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로켓 컴퍼니와 팍세구로 디지탈, 런던 증시에 상장된 TCS그룹, 스웨덴 기업인 노드넷AB가 언급됐던 피어다.

다만 이들 은행의 PBR 배수도 상당 부문 떨어져서 밸류를 높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이들의 PBR은 △로켓 컴퍼니 1.8배 △팍세구로 디지탈 0.3배 △TCS그룹 0.85배 △스웨덴 기업인 노드넷AB 6.54배로 평균 2.37배가 나온다. 카카오뱅크까지 포함시켜 평균을 내면 2.35배에 이른다. 이를 케이뱅크 순자산(1조7685억원)에 적용하면 타진 가능한 밸류에이션은 4조1560억원이다.

케이뱅크가 9300만주(예심 청구서 기준)를 공모해 자금을 모집하더라도 도달 가능한 밸류에이션은 최대 5조원이다. 그러나 카카오뱅크를 포함한 피어들의 주가가 최근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덕분에 근접하기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내년 상반기 투심이 살아나고 FI 기대를 반영한 밸류에이션으로 보완하기 위해 피어 그룹 일부 재조정이 이뤄진다면 IPO 강행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시장 관계자는 "아마 투자자들은 카카오뱅크 PBR을 기준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시총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에 케이뱅크도 영향을 받아 시총과 공모규모가 모두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를 FI들이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IPO가 불발되었을 때 대주주인 BC카드의 재무적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탠다. 앞서 BC카드는 FI들에게 상장이 불발되더라도 투자금에 약속한 수익률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매도청구권(풋옵션)'을 보장했다. 이때 돌려줘야 하는 금액만 1조원에 육박한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상장이 불발되면 FI들은 풋옵션 요구를 준비하고 있다"며 "BC카드가 더 높은 수익률 보장을 위해 투자 조건을 변경해서라도 IPO 기한 연장을 이끌어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지만 시장 환경 악화로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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