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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시대 리밸런싱]LG전자, 예금 '7조 돌파' 유동성 확보 총력②재고자산 리스크, 자금경색 선제적 대비…이자비용 부담에도 차입 확대 전략

손현지 기자공개 2022-12-09 13:05:54

[편집자주]

기업들이 예·적금 재테크에 한창이다. 고금리 기조에 투자목적으로 보유하던 주식이나 채권을 처분해 정기예금 등 환금성이 높은 자산으로 바꿔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노리고 있다. 각사의 투자 전략 변화 양상을 살펴보고 유동성 확보 방안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7일 15:5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는 현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해두는 것을 지양해 왔다. 그렇다고 주식이나 채권처럼 공격적인 투자용으로 활용하는 건 아니었지만, 잉여 자금이 생기면 주로 유형자산을 매입하는데 사용하거나 관계기업에 투자하곤 했다.

최근엔 한층 보수적인 투자기조를 취하고 있다. 창고에 쌓여가는 재고 리스크와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자금경색 우려까지 겹치자 어느때보다도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전보다 예적금 규모를 늘리고 고금리로 이자비용 부담에도 은행 차입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1%p 금리상승, 이자수익 567억 효과…현금 확대

LG전자는 그동안 예금 보유량을 크게 늘리지 않았다. 일정기간 돈이 묶이는 위험을 꺼린 것이다. 하지만 3분기 말 가용현금은 7조5677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5~6조원대 수준으로 유지해왔던 것에 비하면 1조원 가량 늘어났다. 저점을 찍었던 올해 3월에 5조6194억원에서 37% 가량 증가한 규모다.

여기서 말하는 가용현금이란 만기가 1년 이내인 금융상품들을 포괄한다.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어음관리계좌(CMA), 신종기업어음(CP), 금전신탁, 정기적금, 초단기수익증권(MMF),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주로 현금화하기 용이한 상품들이 해당된다.
자산관리 전략 변화 기조는 금리 인상 시기 이자수익 효과가 기대되는 시점에 이뤄진 것이라 주목할 만 하다. LG전자는 9월 말 자산 기준으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567억원의 이자수익을 추가로 누릴 수 있다. 올해 3월 같은 조건에서 137억원의 이자수익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에 비하면 430억원이나 이득을 보는 셈이다.

물론 금리인상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빚 때문에 이자비용도 발생한다. LG전자는 9월 보유 차입금 기준,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때 당기손익에서 92억원 정도 추가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같은 조건에서 올해 3월 손실액이 19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4배 넘는 규모다.

다만 이익을 보는 금융자산 규모가 더 많아 자산·부채 전체로는 이득인 구조다. 한국은행은 올해 8회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7회 올렸다. 지난달 24일부터 기준금리는 25bp올린 3.25%다. 2012년 7월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다. 예금금리 6%시대가 열리면서 LG전자도 보유 예금 규모를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의 예금 확대 결정에는 최근 유동성 확보가 시급해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유동자산은 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금이다. 올초 27조원에서 9월 말 33조원으로 5조원 가량 늘었기에 환금성이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이 재고자산과 매출채권 증가분이라 사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은 기회비용을 수반한다. 재고를 쌓아둘 경우 창고비용과 창고를 유지하기 위한 운영비용 등이 발생한다. 재고자산을 구입할 때 들어갔던 돈과 재고가 판매돼 현금이 회수될 때까지 묶이는 이자부담도 뒤따른다.

특히나 최근 재고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가전소비가 둔화되며 생긴 부분이라 손실 리스크도 염두에 둘 수 밖에 없다. LG전자의 재고자산은 작년 9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올해 9월 말 11조2071억원으로 작년 3월 7조원대와 비교하면 40% 가량 늘어난 수치다. 매출채권도 같은 기간 32% 늘었다.

결국 환금성을 높이려면 예금 확보가 효율적인 방안이다. 지분증권도 최근 증권시장 약세로 가치가 꽤나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 지분 가치는 작년 말 3조3363억원에서 올해 9월 1조6275억원으로 절반 넘게 하락했다. 해당기간 LG이노텍 지분의 시장 가치도 3조5137억원에서 2조6401억원으로 25%, 로보스타와 로보티즈는 각각 36%, 11% 떨어졌다.

◇주식·채권은 비유동자산, '장기적' 관점으로…차입조달 감행

LG전자는 주식 투자에도 소극적인 편이다. 관계기업, 종속기업에 한해서만 지분증권을 보유하는 정도다. 투자 규모도 8~9조원 수준으로 큰폭의 변동도 없다. 지난 9월 말 투자 장부금액은 8조9920억원에 달했다. 이중에서 시장성 있는 주식으론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로보스타, 로보티즈 등 정도가 있다.

이 또한 단기 매매를 통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용도가 아니기 때문에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처럼 비유동자산으로 분류한다. 즉 주식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할 뿐 투자용도로 활용하진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현금이 필요할 때도 지분증권을 환금하긴 쉽지 않다. 지난 10월 레고랜드 사태 타격으로 대기업들조차 자금경색 상황에 몰리며 선제적으로 현금 확보가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LG전자가 최근 높은 이자를 감수하고도 은행차입을 통해 자금을 선제적으로 조달한 이유다. 올해 1~9월 신규로 조달한 차입금은 3조4470억원이다. 전년동기 1조4722억원에 비해 2조원 가량 늘어난 셈이다.

해당기간 이자비용으로 2534억원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파생상품 등 금융상품 등을 운용해 남긴 이자수익(1167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선급금, 미수금, 대여금 등 기타유동자산은 2조원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등 일부 계약 보증을 서기위해 마련하는 금융기관예치금도 1000억원대로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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