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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돈 되는 바이오'만 투자…中 네트워크 발판 허인철 부회장 "시린니 치약, 중국 임상서 가장 빠른 성과 기대"

최은진 기자/ 심아란 기자공개 2022-12-07 08:17:17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6일 08: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너도나도 '바이오'에 뛰어드는 재계 트렌드를 감안하더라도 제과회사 오리온그룹의 바이오 진출은 꽤 흥미롭게 회자된다. 특히 국내가 아닌 중국 등 해외를 거점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국내 바이오텍과 잇딴 협업을 맺은데 이어 최근에는 치과 질환 치료제 기업 하이센스바이오와 국내 합작사 설립을 발표했다.

◇작년 3월 첫발, 해외 타깃으로 진단·백신·치료제 사업 시작

오리온그룹이 바이오 사업을 시작한 건 작년 3월이다.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가 중국 국영제약사 '산둥루캉의약'과 합작사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과기개발유한공사'를 설립하면서다. '큐라티스'의 결핵백신,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조기진단 기술을 중국에서 상용화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제과시장의 성장정체를 넘을 대안으로 바이오를 꼽은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의 의사결정이 한몫했다. 그간 오리온은 성장을 위해 국내에서 해외로, 일반 과자에서 간편대용식 및 음료 등으로 외연을 확장했다. 그 결과 1조원대 매출이 2조5000억원으로 확대됐고 한자릿수에 불과하던 영업이익률은 업계 최고인 16%로 뛰었다. 이 과정에서 오리온은 종합식품회사로 모습을 바꿨다.

허 부회장은 "기업은 매출, 이익을 벌어들이고 끊임없이 성장을 해야 한다"며 "제과업계의 분명한 성장정체를 해결할 대안으로 바이오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리온이 처음 고민한 건 건강기능식품이었다. '약'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트렌드에 주목하며 관련 사업을 들여다 봤다. 그러나 건기식은 플레이어도 많은데다 특별한 경쟁력을 갖추기도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건기식이 아닌 '바이오' 사업으로 방향을 튼 이유다.

바이오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기술의 경계도 모호해 섣불리 뛰어들기 어려웠다. 시장에 돈은 몰리는데 소위 '돈 되는 바이오'가 없는 현실도 리스크였다. 이에 오리온은 먼저 '시장성'을 보고 그에 맞는 '파트너'를 고심했다. 사업화가 가능한 기술을 적합한 시장에 공급하는 전략이다. 오리온이 소위 '브릿지' 역할에 집중하면서 돈 될만한 바이오 기술의 해외진출 파트너가 되는 셈이다.

허 부회장은 "기술이 있어도 매출과 이익을 내야 진정한 '사업'이 된다"며 "바이오 업계는 기술만 있고 사업은 없다는 점을 주목하면서 비즈니스 전략을 짰다"고 말했다.

◇"수익창출이 사업의 1순위 원칙, 시장성 확실한 기술 선별"

제과사업의 해외진출을 추진하며 확보한 중국·러시아·인도·베트남 등의 네트워크가 바이오 사업의 강점이 됐다. 여기에 국내와는 다른 해외환경에서 충분히 사업화 가치가 있는 바이오 기술을 장착할 필요가 있었다.

예를들어 국내선 대장내시경이 활성화 돼 있지만 중국에선 보편화 돼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 분변으로 쉽게 대장암 진단이 가능한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진단키트 사업'을 시작했다.

허 부회장은 "우리나라에 있는 우수한 바이오 기술을 중국에서 사업화 하면 한국 바이오텍을 양성하는데도 의미가 있고 중국의 의학 인프라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러한 니즈가 맞아 산둥루캉의약과 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사 합작사인 산둥루캉하우리요우에서 개발 중인 큐라티스의 결핵백신은 글로벌 임상 2b3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관련 공장도 현지에서 착공한 상태다. 지닝시 고신구의 바이오 산업단지 내 약 4만9600 ㎡(1만 5천 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했다. 2023년 완공을 목표로 900억원을 투자해 최첨단 백신 생산설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진단키트 사업은 제품 생산을 위한 현지공장 설립이 완료됐고 현지에서 생산된 제품의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오리온은 대장암 진단키트를 중국 의료보험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하이센스바이오와 합작사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치아의 상아질 세포를 재생시켜 시린니를 치료하는 기술력을 해외시장에서 상업화 한다는 전략이다. 오리온그룹은 국내를 제외한 중국·인도 등 아시아권 판권을 확보했다. 특히 치약으로 개발하는 걸 1차 목표로 삼고 있기 상업화까지 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가장 빠르게 상업화가 가능한 중국시장에서 임상절차를 진행한다.

허 부회장은 "중국은 치약의 임상이 1년 정도밖에 안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리온이 추진한 바이오 사업 중 가장 빨리 성과가 날 것"이라며 "2~5년 안에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리온그룹은 2022년 9월 기준 총 1조45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매년 영업활동으로 4000억~50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된다. 오리온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투입한 자금은 오리온바이오로직스 설립 건까지 포함해 약 441억원이다.

허 부회장은 "지금까지 투자한 3개의 바이오 사업이 모두 성공할 순 없지만 단 하나라도 수익을 발생시킨다면 사업은 꽤 성공적으로 봐야한다"며 "지금부터는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것보다 현 사업을 상업화 시켜 수익을 창출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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