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네이버]늘어난 분할 자회사, 더블카운팅 딜레마미국 법인 정점인 웹툰 사업만 상장 공식화, 국내 종속기업은 잠잠
김형락 기자공개 2023-01-16 07:38:56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4일 08: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는 특정 사업 부문을 분할해 자회사·손자회사를 늘리는 형태로 지배구조를 형성했다. 분할 계열사에는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우선주 주주로 들어와 있다. 지난해 이른바 '쪼개기 상장'을 바라보는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FI들의 회수 경로 중 하나인 기업공개(IPO) 카드를 쉽사리 꺼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네이버 종속기업 중 FI가 주주로 있는 비상장사는 7곳이다. 네이버 자회사로는 네이버파이낸셜, 웹툰 엔터테인먼트(WEBTOON Entertainment), 스노우가 있다. 손자회사로는 스노우 밑으로 플레이스트, 네이버제트, 케이크, 크림 등이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019년 11월 네이버에서 네이버페이 서비스 사업 부문 물적분할해 출범했다. 스노우는 2016년 네이버 자회사였던 캠프모바일에서 카메라 앱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세웠다. 네이버제트는 2020년 5월 스노우에서 제페토 앱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했고, 크림은 이듬해 1월 스노우에서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기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만들어졌다.
상장 계획을 공표한 한 곳은 WEBTOON Entertainment뿐이다. 네이버가 지분 67.52%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법인이다. 지난해 11월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웹툰 사업의 미국 상장을 언급했다. 구체적인 기한은 밝히지 않았다.
웹툰 사업은 2020년에 WEBTOON Entertainment를 정점으로 지배구조를 짜뒀다. WEBTOON Entertainment 100% 자회사로 국내 웹툰 서비스 개발·운영사인 '네이버웹툰', 일본 웹툰 서비스 개발·운영사인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LINE Digital Frontier)'가 있다. 지배구조를 손볼 때부터 글로벌 상장 가능성이 거론됐다.
국내 비상장 자회사들의 상장 소식은 잠잠하다. 전임 CFO였던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는 2021년 10월 네이버 컨퍼런스콜 당시 스노우 IPO를 장기적 검토할 수 있다며 상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후임자인 김남선 CFO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자회사 상장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해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할 때 기업가치가 중복되는 '더블카운팅'에 대한 주주들의 문제의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개 모회사의 주가가 빠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카카오와 달리 계열사 상장을 서두르지 않았던 네이버에겐 뜻밖의 복병이었다. 이제 FI를 유치해 둔 비상장 계열사 IPO는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네이버 계열사 중 상장사는 네이버가 유일하다. 카카오는 상장 계열사가 5곳(카카오 포함)이다.
IPO 유력 후보로는 네이버파이낸셜이 꼽힌다. 미래에셋그룹이 6035억원을 투자해 의결권이 없는 전환우선주(32만3594주)를 들고 있다. 우선주 배당률은 1.9%다. 전환 기간은 2025년 1월부터 2030년 1월까지다. 네이버파이낸셜이 IPO를 진행해도 곧바로 보통주로 바꿀 수 있다. 2020년 증자 당시 IPO까지 고려해 전환 조건을 짰다.
스노우는 아래 묶여 있는 계열사들이 FI 유치에 적극적이다. 대부분 배당률이 1% 수준인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원금을 상환하지 않으려면 FI들이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경로를 열어줘야 한다.
크림은 최근 외부에서 투자를 받은 스노우 종속기업이다. 지난해 11월 17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네이버가 보통주를 인수해 500억원을 납입하고, 1200억원 규모의 의결권이 있는 RCPS는 △Altos Korea Opportunity Fund 5(629억원) △미래에셋제트투자조합2호(200억원) △Altos20210801(194억원) △Altos Hybrid 4(157억원) 등이 분담했다.
크림은 2021년 발행한 1200억원 규모 RCPS도 금융부채로 잡아두고 있다. 우선주 배당률은 연 1%다. 보통주 전환 청구기간은 발행일부터 이후 10년까지로 잡아뒀다. 주요 투자자는 Altos Korea Opportunity Fund 4(292억원), 에스브이에이크림 사모투자합자회사(232억원) 등이다.
스노우 종속기업인 네이버제트도 2020~2021년 2506억원 규모 전환상환우선주를 찍었다. 모두 금융부채로 인식하고 있다. 우선주 배당률은 1%다. 전환청구기간은 발행일부터 향후 10년까지다. IPO 공모단가 70%에 해당하는 금액이 전환가격보다 낮으면, 공모단가 70%로 전환가격이 조정되도록 전환비율 조건을 설정해뒀다.
스노우 자회사인 케이크는 2021년 두 차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해 200억원 규모 RCPS를 찍었다. 인수자는 마일스톤마젠타다. 스노우 관계기업인 플레이리스트도 2021년 250억원 규모 RCPS를 발행했다. 고릴라엔코어콘텐츠1호조합(130억원), IMM 세컨더리 벤처펀드 제4호(30억원), 2020 프리미어 스케일업 투자조합(30억원) 등이 투자했다. 스노우와 네이버웹툰이 각각 플레이리스트 지분 29.02%를 보유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Peer Match Up/정유 4사]신사업에 사활 건 정유사, '같은 듯 다른' 미래 방향성
- [LG화학의 변신]'LG엔솔 덕' 잘 나가는 전지소재
- [방산기업 국산화율 톺아보기]K방산 이끈 '한국형 프로젝트'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국정농단 이후 회원사 미공개, 자신감 회복 언제쯤
- 시노펙스, 옌퐁사업장 IATF16949 인증 획득
- [노바렉스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수혜 전략기획총괄, 노바렉스 미래 그리는 지휘자
- [K-배터리 밸류업 리포트]제이오, 도전재 넘어 다각화 시동
- [이스트소프트는 지금]'알약 IPO' 특명받은 정진일 대표, 문제는 '기업가치'
- 지닥, 위믹스 많은데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 몫 못 줘'
- [탈엔비디아를 꿈꾸는 기업들]'AI 반도체 양산 임박' 모빌린트, 시험대 오른다
김형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파라다이스, 자사주 소각 재개할까
- [기업집단 톺아보기]파라다이스글로벌, 건설 계열사 충당금 환입시킬까
- [기업집단 톺아보기]파라다이스, 이견 있었던 자회사 출자 규모
- [기업집단 톺아보기]파라다이스, 잉여현금 쌓아두는 이유는
- [기업집단 톺아보기]파라다이스, 원가율 70%대로 낮아진 이유
- [기업집단 톺아보기]코스피 이전 추진하는 파라다이스, 거버넌스 재편 과제
- [Board Index/BSM분석]롯데쇼핑, 기업 운영 경험도 이사회 필요 역량
- [Board Index/롯데그룹]이사진 출석률 100%인 상장사는 한 곳뿐
- [Board Index/롯데그룹]롯데지주는 부결 의안, 계열사엔 보류 의견
- [유동성 풍향계]CJ올리브영, 유보 이익으로 만든 FI 지분 매입 자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