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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카카오]해외진출 공식 변화 '합작기업 운영→M&A''사업자 제휴' 카카오재팬, '콘텐츠플랫폼 선두' 래디쉬·타파스

박동우 기자공개 2023-01-16 07:31:41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9일 16:5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장을 넓히는 건 기업의 숙명이다. 카카오의 해외 진출 공식은 10년새 변화를 겪었다. 성장 초기에는 합작기업(조인트벤처) 운영을 모색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인수·합병(M&A) 전략에 힘을 실었다.

해외 개척 경험이 미미했던 2010년대 초반에는 네트워크가 탄탄한 현지 사업자와 제휴하는 방식에 눈독을 들였다. 카카오재팬(지금의 카카오픽코마)이 대표적 사례다.

근래에는 주력 분야인 문화산업에서 선두를 형성하는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북미 지역 콘텐츠 플랫폼 회사인 래디쉬, 타파스 등의 인수로 가시화됐다.

◇'야후재팬 JV' 카카오재팬, 순탄치 않았던 초기사업

카카오는 설립 초기 해외 사업의 중심축을 일본에 뒀다. 2011년에 '카카오재팬'을 설립하면서 첫 발을 뗐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현지에서 서비스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세를 몰아 2012년에는 야후재팬과 제휴 관계를 맺었다. 야후재팬이 온라인 포털 사이트 운영에 특화된 만큼, 카카오톡 보급을 촉진하는 데 적합한 파트너라는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카카오재팬 지분 50%를 야후재팬이 보유하면서, 카카오재팬은 조인트벤처(JV)로 전환됐다.


합작기업 운영 방식을 채택한 건 해외 진출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취지가 반영됐다. 현지 사업 파트너가 구축한 영업 네트워크, 인적 자원 등을 활용하는 이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M&A와 견줘 투입 비용이 낮은 만큼 사업 실패에 따른 리스크가 경감되는 특성도 고려했다.

카카오재팬의 초기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네이버에서 출시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일본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며 경쟁 열위에 놓였기 때문이다. 결국 야후재팬이 2014년 보유 지분을 카카오에 넘겼고, 합작 관계는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카카오재팬 지분은 카카오가 80%,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를 소유하는 형태로 정리됐다.

절치부심한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보급 대신 콘텐츠 감상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2016년에 웹툰 연재 앱 '픽코마'를 선보였다. 픽코마는 출시된 지 2년 만인 2018년에 일본 만화 플랫폼 시장 점유율 2위로 자리매김했다. 카카오는 성과에 자신감을 얻었고, 같은해 카카오재팬이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800억원을 지원했다.

◇래디쉬·타파스 '협업·영입' 접점, 인수 의사결정 촉매

픽코마의 성공을 계기로 카카오 경영진은 해외 콘텐츠 사업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적극적으로 기업을 물색해 인수하는 기조를 설정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 등의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M&A 노하우를 축적했고, 압도적 시장 지위를 갖춘 현지 사업자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게 신속한 사업 확장에 유리하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콘텐츠 산업과 맞닿은 만큼, 해외 M&A의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잠재적 고객층이 두터운 북미 권역에서 활약하는 기업들을 눈여겨봤다. 인수 결실을 맺은 건 2021년이다. 당시 영문소설 감상 플랫폼 운영사인 래디쉬, 웹툰·웹소설 연재 플랫폼 업체 타파스 등의 경영권을 잇달아 확보했다.

두 회사 모두 M&A가 성사되기 오래 전부터 카카오와 접점을 형성했다는 공통점을 갖췄다. 카카오는 제휴나 투자를 계기로 일찌감치 래디쉬와 타파스의 지속 가능성을 검증했다. 신속하게 인수 의사결정을 내리는 촉매로 작용한 셈이다.

타파스는 2016년 유료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던 포도트리(지금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수립했다. 타파스는 카카오페이지의 사업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포도트리가 인기 웹툰 작품을 타파스에 공급키로 약속했다. 동시에 포도트리는 1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사업 제휴를 발판으로 지분 취득, 경영권 확보로 이어졌다. 2020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당시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가 보유한 타파스 주식 21%를 60억원에 취득했다. 2021년에는 김창원 타파스 대표를 포함해 다른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매입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타파스 지분율을 100%까지 끌어올렸다. 1556만주를 인수하는 데 3741억원이 소요됐다.

래디쉬는 임원 영입을 토대로 카카오와 교류 발판을 마련했다. 신종훈 포도트리 창업자가 2019년에 래디쉬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합류한 사례가 방증한다. 이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0년 래디쉬가 진행한 760억원 규모 투자 라운드에 동참했는데, 322억원을 투입해 지분율 12%를 확보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여세를 몰아 래디쉬의 지분 99%를 확보하는 데 4068억원을 투입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구주를 인수하는 데 2억6858만달러(3048억원)를 썼다. 두 차례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9000만달러(1020억원)를 납입했다.


계열사로 편입된 래디쉬와 타파스는 2022년 상반기에 합병해 '타파스엔터테인먼트'라는 새 회사로 출범했다. 소설 지식재산권(IP)을 토대로 웹툰을 제작하고, 미주 지역의 콘텐츠 기업과 협업하는 미래 청사진을 그렸다.

카카오는 2025년까지 실적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20%대에서 30%까지 높이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목표를 실현하는 데 타파스엔터테인먼트가 중심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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