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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 '세상을 바꿀' 혁신 기술 기업 삼매경, 오탁근 상무증권사 10년 경험 후 2017년 합류…그로쓰 캐피탈부터 IPO까지 조력

김진현 기자공개 2023-01-16 08:01:50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2일 08: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V인베스트먼트는 하이브(빅히트엔터테인먼트), 브릿지바이오 등의 포트폴리오로 성과를 내면서 벤처투자 업계에서 대형 하우스로 발돋움했다. 17년차 VC인 SV인베스트먼트는 2021년 팀 단위의 편제를 재편해 소규모 조직인 '프라이드팀' 단위로 체제를 개편하고 투자활동을 펼치고 있다.

SV인베스트먼트에서 '1프라이드'를 총괄하고 있는 인물이 오탁근 상무(사진)다. 오 상무는 그로쓰 캐피탈에 전문성을 지닌 심사역으로 반도체, 식품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투자해 성과를 냈다. 증권사 시절 쌓은 전문성을 기업공개(IPO)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기업의 중장기 성장 동반자로서 활약하고 있다.

◇성장스토리:셀사이드에서 바이사이드 지켜보며 매료

오탁근 상무는 회계법인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당시 대우증권과 연이 닿아 증권사로 이직하며 본격적으로 금융투자업계에 뛰어들었다.

증권사로 이직한 뒤에는 기업공개(IPO) 업무를 맡았다. IPO팀에서 7년간 근무하며 다수의 기업을 상장 거래 시장에 안착시켰다.

이후 스몰캡 애널리스트로 3년간 일하면서 다양한 벤처, 중소 기업을 만났다. 그 중에서도 반도체 소재, 부품 관련 기업과 관련한 기업을 중점적으로 커버했다.

코엔텍, 다원시스, 동진쎄미켐,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에스앤에스텍 등 그가 다룬 기업들 대부분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관련 소재 관련 기업이었다. 콜마비엔에이치, 쎌바이오텍 등과 같은 건기식 관련 기업 외에도 희림, 가온미디어, 원하이텍 등 건자재 관련 기업도 커버하면서 다양한 기업들을 두루 다뤘다.

10년 간의 증권사 생활 동안 수많은 중소기업의 IPO를 이끌고 상장 이후에도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수 많은 바이사이드 인맥이 생겼다.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며 셀사이드를 동경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한번 도전하고픈 열정이 샘솟았다.

IPO 업무 등으로 알고 지냈던 SV인베스트먼트에서 바이사이드로 넘어올 것을 제안했다. 언젠가 한번쯤 바이사이드에서도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였다.

◇투자철학: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기업에 투자

오 상무는 기본적으로 기술을 가진 회사를 좋게 본다. 아이디어는 시작이고 기술이 실천의 기반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단순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좋게 보는 건 아니다. 그는 기술을 어떻게, 어느 시점에 활용하느냐도 기술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그동한 한국 사회도 4차 산업혁명 등 이야기가 나오면서 꾸준히 발전해왔다"며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기술이 아직 접목되지 않아 예전 방식으로 계속 사업이 이어져오는 분야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업들을 가장 좋은 투자 기회라고 여긴다. 그는 기술을 활용해 '효율적이고 편리한' 방식으로 산업을 바꾸면 투자 성과는 저절로 따라온다고 믿는다.

오 상무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로 어떤 분야를 변화시키면 그 산업 내에서 일하는 분들의 처우나 기술 발전으로 긍정적 영향을 받는 경우들이 생겨난다"며 "그렇게 되면 당연히 산업이 커지고 투자를 했을 때 발생하는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트렉레코드1:아날로그→디지털 전환 대표 사례 와이엘피·엘박스

그가 말한 대로 기술을 활용해 산업에 변화를 만들어낸 대표적인 케이스가 와이엘피다. 와이엘피는 전화 업무 등을 통해 이뤄지던 화물 배송 서비스를 디지털화한 대표적인 회사다.

오 상무는 아날로그 형태로 이뤄지던 업무를 디지털 형태로 바꿔 시장을 공략했다는 포인트를 좋게 보고 와이엘피에 투자했다.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두 차례 투자하면서 와이엘피의 성장을 지원했다.

2019년 시리즈A 라운드에서는 25억원을 투자했다. 2020년 진행된 시리즈B 라운드에서도 30억원을 팔로우온(후속투자) 하며 총 55억원을 투자했다.

그는 "예전에는 화물차를 섭외해서 사용하려면 업체를 통해서 예약을 하고 업체에서 기사들에게 다시 전화로 이야기를 해서 배차가 되는 식으로 사업이 이뤄졌다"며 "와이엘피는 IT 기술로 이 과정을 간편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사업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와이엘피는 성장성을 인정받으며 2021년 티맵모빌리티에 인수됐다. 현재는 '티맵 화물' 서비스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당시 와이엘피에 투자한 일부 회사가 자금을 회수해 나가기도 했으나 오 상무는 여전히 와이엘피 사업 자체의 성장성이 남아있다고 판단해 티맵모빌리티와 주식 스왑 형태로 인수 거래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는 "와이엘피에 투자했던 아이디어가 훼손되지 않았다"며 "티맵모빌리티가 제시한 사업 비전이 상당히 좋았기 때문에 지분 스왑을 통해 계속해서 동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투자 사례가 리걸테크 기업 엘박스다. 엘박스는 일반적인 리걸테크 기업과 다르게 과거 판례를 검색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의 판결문을 열람하기 위해선 건별로 결제를 통해 열람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많은데 이를 데이터화해 검색,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오 상무는 "기존 법원 제공 판례의 경우 복사가 불가능한 형태로 돼 있어 이를 인용하거나 활용하려면 직접 타이핑을 해야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는데 이를 엘박스는 기술로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박스는 지난해 12월 18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 환경이 어려운 와중에도 큰 규모로 투자 유치를 받을 수 있었던 건 엘박스가 가진 기술력 덕분으로 풀이된다. SV인베스트먼트도 당시 투자사 중 한 곳으로 참여했다.

◇트렉레코드2:'표적 암 치료' 다원메닥스 투자 기대감

오 상무가 기대감을 갖고 있는 투자사 중 한 곳은 다원메닥스다. '붕소중성자포획치료'라는 다소 어려운 이름을 갖고 있는 치료법으로 암세포를 표적 치료하는 방식에 사용되는 치료기기를 만드는 회사다.

붕소중성자포획치료란 중성자와 잘 반응해 방사선을 발생시키는 붕소 약물을 주입하고 중성자 빔을 쏴 반응시켜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항암 방사선 치료를 체내에서 표적치료 형태로 진행할 수 있는 획기적 기술이다.

정상적인 세포까지 파괴될 수 있는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외과적 수술이 어려운 암 치료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V인베스트먼트는 다원메닥스가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섰을 때 앵커 투자자로 투자를 주도했다. 그는 "수술도 안되고, 약물 치료도 안되는 어려운 암들이 있는데 해당 치료법이 임상에 성공하면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임상 등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는 일이 기업의 성장면에서도 중요하겠지만 실제 말기암 환자들에게도 희망적인 소식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펀드 결성부터 책임지는 대표펀드 매니저 단기 목표

오 상무는 SV인베스트먼트 합류 후 6년 넘게 근무하며 핵심운용 인력으로서 활동해왔다. 그는 현재 핵심운용 인력으로 참여하고 있는 1000억원 규모의 '에스브이 Gap-Coverage 4호'를 성공적으로 운용을 마치고 대표펀드 매니저로서 펀드 결성부터 펀딩 등 전 작업을 총괄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오 상무는 "핵심운용인력으로 일하는 것도 어렵고 좋은 일이지만 대표펀드 매니저로서 펀드를 만들어보는 일이야 말로 시장에서 심사역이 제대로 검증받는 절차라고 생각한다"며 "다음 펀드는 대표펀드 매니저로 펀드를 만들어보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 환경에 따라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세컨더리펀드를 만들어 운용해보는 것도 목표로 삼고 있다. 자본시장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왔기 때문에 수많은 기업들이 구주 매각 수요가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다.

매각 수요를 만족시켜주면서 펀드도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일석이조이기 때문이다. 과거 투자했던 기업 중에서 '아스플로' 투자 사례가 이러한 경우 중 하나였다. 아스플로의 과거 최대주주가 구주 매각 의사가 있는 것을 알았고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과정에서 투자 성과도 좋았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30억원 정도를 투자해서 4배 정도 성과를 냈다"며 "새로 인수하는 측에겐 IPO 컨설팅까지 제공하면서 우호적인 관계로 딜을 마무리한 경험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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