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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자금 혹한기에 유동성 확충…'차입구조 장기화' 총 2조 규모 사채 발행…불황에도 대규모 투자 유치 성공

김혜란 기자공개 2023-01-16 13:16:54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6일 18:3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약 2조원 규모의 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반도체 불황에 따른 이익 감소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외부 조달로 유동성을 확충한 것이다. 사채 발행은 곧 부채가 늘어난단 의미지만 차입구조가 단기에서 장기로 바뀌어 차입구조의 안정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 불황으로 SK하이닉스의 현금흐름이 작년 하반기부터 둔화된 데다 올해 실적 전망도 어두운데 대규모 투자유치를 성사시켰단 점이 의미 있어 보인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의 실적 반등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단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적자 예고됐는데…대규모 투자 유치 의미

12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최근 10억 달러(약 1조2500억원) 규모 지속가능연계채권(SLB, Sustainability-Linked Bond)과 7억5000만 달러(약 9400억원) 규모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그린본드는 환경 관련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한 용도로만 쓸 수 있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SLB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금리가 조정된다는 특징이 있다. SK하이닉스는 SLB 발행 조건으로 온실가스 Scope1, 2 배출량 집약도를 2020년 실적 기준으로 2026년까지 57%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Scope1은 웨이퍼를 생산할 때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Scope2는 제조를 위해 사용되는 전기 생산과정에서 발생되는 간접배출원을 의미한다. 온실가스 배출량 집약도란 메모리 반도체 생산 용량 단위(비트, bit) 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말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초 SLB 목표 발행액을 5억 달러로 설정했으나 304개의 기관을 중심으로 다수 투자자들이 기대 이상의 관심을 보이면서 10억 달러까지 발행 규모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증권사는 SK하이닉스가 조만간 발표할 작년 4분기 실적에서 적자로 전환하고 올해 1분기도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런 가운데 투자금이 몰린 것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SLB를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전략 중 하나로 주목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처음으로 이 채권을 발행했다"며 "목표 대비 감축 실적을 '지속가능성 보고 시스템(SRS, Sustainability Reporting System)'에 매년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26년 이후 이듬해 상반기 중 최종 목표 달성도를 측정해 공개하고, 결과에 맞게 금리를 조정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이천 M16 공장 전경

◇부채 늘어나는데 재무 부담 안 될까?

사채 발행은 곧 부채 증가를 의미한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현재 재무구조를 보면 이번 사채 발행은 차입구조 장기화를 유도할 수 있단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이다.

아직 작년 4분기 재무제표가 나오지 않아 현재 재무상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3분기 연결 회계 기준으로 보면 유동성부채가 전년보다 늘었다. 단기차입금은 1조9018억원으로 작년 말(약 2332억원)과 비교하면 상당히 증가했고 여기에 유동성장기차입금과 유동성사채를 모두 포함하면 1년 안에 갚아야 할 차입금이 5조4298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버는 돈은 줄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로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이 1조65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0.3%나 감소했고 앞으로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최근 1개월 내 증권사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4분기 1조98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적자가 계속되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둔화돼 보유 현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이번에 조달한 현금으로 단기차입금을 갚을 수 있게 됐다. 그린본드는 환경친화적 투자에만 쓸 수 있지만 SLB본드는 단기차입금 상환 등에도 쓸 수 있다. 특히 이번에 발행한 SLB는 5년 만기고 그린본드는 10년 만기로 둘 다 장기차입금이다. 단기차입금을 일부 갚고 장기차입금을 늘려 차입구조를 장기화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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