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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이마트]대규모 투자 숨고르기...'유동성 확보' 관건②가용 재원 2.5조 '자금 소요' 충당 부담, 장규영 CFO '자산 유동화' 과제

박규석 기자공개 2023-01-18 07:35:11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2일 16:0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는 국내 대형마트 사업에서 공고한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계열사를 통해서는 SSM(기업형슈퍼마켓)과 복합쇼핑몰, 편의점 등까지 영역을 넓혔다. 최근 들어서는 온라인 유통까지 진출하며 사업 범위 확장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유통 포맷 확장을 위해 이마트는 수년 전부터 전방위적인 투자를 지속해 왔다. 자체적인 점포 확장은 물론 계열사 차원의 대규모 투자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복합쇼핑몰과 부동산개발, 온라인 물류센터 구축 등이 단행됐다.

하지만 연이은 대규모 투자는 이마트의 재무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설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통 및 비유통 사업 강화를 위한 지분 취득 등으로 자금 소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마트가 자산 유동화를 통한 실탄 마련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통 포맷 확장...가중된 재무 부담

이마트는 최근 5년 동안 유통업과 비유통업 등의 투자에 집중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미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M&A(인수·합병)에 직접 뛰어들기도 했지만 계열사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인수 등을 위한 자금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실제 이마트는 2019년 미국 식품 유통기업 굿푸드홀딩스(Good Food Holdings)를 2045억원에 인수했다. 현지 기업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2021년은 굵직한 M&A가 활발했던 시기다. 지마켓(옛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3조4000억원을 투입했고 SK와이번스 야구단 인수 과정에서는 148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같은 해 SCK컴퍼니(브랜드 스타벅스)의 지분 17.5%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4800억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M&A 등에 필요한 자금은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조달했다. 2019년의 경우 외부 투자유치와 세일 앤 리스백을 통해 각각 7000억원과 1조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40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이후 매년 점포 매각을 활용해 8000억원의 실탄을 꾸준히 마련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자금 조달에도 불구하고 지마켓 인수 등 대규모 투자가 연이어 진행되면서 이마트의 재무건전성은 하락했다. 그 결과 2022년 9월 말(이하 연결) 기준 리스 부채를 제외한 순차입금은 5조600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과 차입금 비중은 각각 145.9%와 32.2%를 기록했다.

특히 지마켓과 SCK컴퍼니 인수는 PPA 상각비를 크게 늘리기도 했다. PPA 상각비는 무형자산 감가상각비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M&A로 인해 반영된 영업권 등의 손상차손도 포함된다. 실제 이마트의 2022년 3분기 기준 무형자산상각비는 전년 동기 334억원 대비 387% 늘어난 1627억원이다.


◇부족한 현금 '자산 유동화'로 방어

이마트의 올해 투자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규모 투자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커머스와 비유통 사업 개발을 위한 토대를 구축한 만큼 무리한 투자보다는 수익성 제고와 재무건전성 회복 등에 집중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유동성 측면에서도 올해는 영업 기반의 현금 창출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2년 9월 말 기준 활용 가능한 현금성자산은 6300억원 규모다. 연간 약 1조3000억원 내외로 예상되는 영업현금창출규모와 자산매각 계획을 고려하면 향후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은 약 2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감당해야 할 순금융비용 등을 고려하면 부족하다. 우선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은 1조9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1조원 규모로 전망되는 CAPEX(자본적지출)과 3000억원 수준의 배당금 및 순금융비용 등의 자금 소요까지 감안하면 실탄이 더 필요하다.


이마트는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지속적인 자산 유동화와 온라인 사업 적자 축소 등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재무 안정화를 위한 이마트의 의지는 2023년도 임원인사에서 엿볼 수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최고재무책임자( CFO)인 장규영 수석부장을 상무보로 승진시켰다. 장 CFO를 임원으로 올려 이전보다 더 많은 책임과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재무라인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향후 자금 또는 투자 계획 등에서도 새로운 인사보다는 장 CFO가 강점을 가진다. 그가 지난 2021년 지마켓 인수 등 대규모 투자 당시에도 CFO로 활동한 만큼 중장기적인 자금 관리 등의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컨트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장 CFO에게 자산 유동화 등의 과제가 주어지기는 했지만 상황은 고무적이다. 이마트의 경우 시장 내 안정적인 사업 기반과 영업현금흐름을 토대로 그간 만기도래 차입금을 무리 없이 차환 또는 상환했다. 또한 담보가 설정되지 않은 토지·건물 등의 자산이 6조6000억원에 달해 자금조달의 부담은 낮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투자 계획은 조율 중이며 이마트 별도 기준 투자 계획은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2월에 가이던스와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며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동시에 자산 유동화 등도 지속 진행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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