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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 지주사 CFO 물갈이 '합병소송' 대비하나 '동원산업·동원엔터' 합병 여진, 기업가치 책정 소액주주와 '소송전' 예고

김선호 기자공개 2023-01-18 08:10:50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6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해 동원그룹의 지주사로 전환한 동원산업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1년 만에 부장에서 상무급 임원으로 교체했다. 조정균 부장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송전이 발생하자 백관영 상무(사진)가 나서 이에 대응하는 양상이다.

최근 동원산업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존 순수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한 다음 날인 2022년 11월 2일 기준으로 지주사 요건을 충족해 지주사로 전환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로써 동원산업은 11개 자회사와 12개 손자회사를 거느리는 사업형 지주사가 됐다.

그러나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합병비율을 조정하기도 했지만 결국 일부 소액주주가 동원산업의 기업가치를 낮게 책정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실제 곽민창 씨 외 7명은 동원산업의 보통주식 2만3611주의 매수가액을 1주당 38만2140원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

동원산업의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 조 부장으로서는 성과와 함께 이에 따른 오점도 생긴 셈이다. 특히 대다수의 대기업이 임원에게 지배구조 변경 등의 작업을 맡긴 것과 달리 동원그룹은 부장에게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게 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동원그룹 측은 직급보다는 능력을 중시해 조 부장을 동원산업 CFO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74년생으로 충남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후 디엠푸드에 입사했다. 2005년 디엠푸드는 동원그룹 품에 안겼고 조 부장은 2007년 동원엔터프라이즈 재무팀으로 이동했다.

이후 줄곧 재무팀에서 근무하면서 동원엔터프라이즈의 CFO까지 꿰찼다. 그 기간 동안 동원산업의 CFO는 임원이 맡아왔다. 동원그룹에 따르면 동원산업 CFO는 2021년까지 윤기윤 유통본부장 상무(현 카카오헬스케어 부사장)가 맡았다.

그러다 윤 상무가 유통본부장에만 집중하기로 하면서 동원산업 CFO를 2021년 11월에 조 부장에게 넘겼다. 2022년 4월 동원산업 이사회가 최초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계약서 체결을 승인했다는 점을 비춰보면 조 부장은 2021년 말부터 지주사 전환을 위한 전략을 수립한 인물이다. 윤 상무는 합병계약 체결 전 2022년 3월 카카오헬스케어 부사장으로 이직했다.

업계에 따르면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 흡수합병을 계획한 초기부터 소액주주의 반발이 예상됐다. 동원그룹은 상장사인 동원산업의 기업가치를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하기로 했는데 이는 순자산가치 대비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액주주의 반발은 현실화됐다. 2022년 4월 21일 개최된 '동원산업 합병비율 불공정' 관련 기자회견에서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대표는 "주가를 기준으로 삼게 되면 동원산업의 기업가치는 순자산가치와 비교해 70~80% 디스카운트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방어해야 하는 위치에 조 부장이 서 있었다. 물론 동원그룹을 대표하는 재무통으로 지난해 기준 박문서 동원엔터프라이즈 대표 사장과 백관영 동원홈푸드 경영지원실장 상무가 있었지만 동원산업 CFO인 조 부장이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형국이었다.

결국 주식매수가 조정을 원한 합병반대 소액주주와 동원산업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소송전까지 가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혈인사인 박 사장과 백 상무는 2023년 인사에서 동원산업 대표와 경영지원실장으로 선임됐다.

다만 조 부장은 동원산업 CFO인 경영지원실장을 맡은 지 1년 만에 물러나고 계열사 동원홈푸드로 이동했다. 이로써 소액주주가 제기한 소송을 박 대표와 함께 백 상무가 실무를 맡아 대비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백 상무는 1970년생으로 경원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9년 동원산업에 입사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19년 계열사 동원시스템즈로 이동한 후 2020년 상무보, 2021년 상무로 승진했다. 1987년 동원산업 자금팀으로 입사한 박 사장의 직속 후배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각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며 "지주사 전환을 수행한 조 부장이 동원홈푸드로 1년 만에 인사 이동된 것은 보직 순환에 따른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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