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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매물 분석]KDB생명, 험난한 구조조정딜…가치 변경 영향에 지연① 원매자 찾기 난항…부채 평가 최종 데이터 민감 변수로 작용할 듯

서은내 기자공개 2023-02-02 07: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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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시장에서 수면 아래에 있던 보험사 인수 매물들이 해가 바뀌면서 다시 거론되고 있다. 보험사의 가치평가와 직결되는 새 보험회계기준이 도입되면서 M&A에 미칠 영향도 예의주시 된다. 잠재적인 매물로 회자되는 보험사 수가 적지 않다. 각 회사별 자산 규모나 특징, 장단점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인수 의향을 가진 원매자들의 시선은 어디를 향할까. 더벨은 시장에서 거론되는 보험 인수 매물들의 히스토리와 강점, 약점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0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대한 매각의지를 강하게 밝혀 왔으나 원매자 찾기에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올들어 보험 회계제도가 변경되면서 회사의 부채, 자본 평가에 영향을 미쳐 구주 가치 산정 작업도 지연을 빚는 모습이다. 제도 변경의 영향이 어느정도 구체화되면 투자자들의 KDB생명 인수에 대한 초기 단계의 검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 PE실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KDB생명 공개매각 공고가 나간 후로 잠재투자자 대상 요약 투자설명서를 제공했으며 1단계의 실사 자료가 준비돼 투자자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다만 회계제도와 건전성 감독기준 변경에 따른 영향이 있어 추가 자료를 제공하려다보니 일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보험업권에는 보험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하는 새 회계기준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 K-ICS가 시행됐다. 부채 항목으로서 '계약서비스마진(CSM)'이라고 핵심 지표가 새로 도입되고 보험사 가치평가의 중심 기준으로 자리하면서 인수합병시 영향 분석의 중요성이 커진 상태다.

제도 변경 후 아직 보험사 M&A 케이스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KDB생명 매각을 진행하는 주체나 참여자들의 의사결정은 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KDB생명와 같은 생명보험사들은 손해보험사 대비 자산 규모가 크고 부채 구조상 제도 변화에 따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KDB생명의 CSM 규모가 회사 가치평가의 핵심 변수로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통상 새 기준에 따르면 미래 이익인 CSM과 회사의 이익잉여금을 합한 규모를 보험사 가치로 해석할 수 있다. CSM은 회사가 자체 판단에 따라 정한 회계변경 방식에 따라 과거 부터 현재까지의 부채를 평가해 계산한다. 매각이 진행 중인 KDB생명 입장에서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CSM은 현재 재무제표에서는 부채 항목으로 표시된다. 향후에는 CSM이 나뉘어 상각되는 방식으로 이익으로 표시돼 나가는 식이다. 현재 확정한 CSM이 작으면 향후 회사에 기대되는 이익 규모도 작을 수 밖에 없다. 다만 현재 계산된 CSM이 작으면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으므로 구주 지분 가치를 보다 높이 평가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산은이 추진 중인 KDB생명 매각은 구주매각 방식이며 케이디비칸서스밸류PEF, 케이디비칸서스밸류SPC가 보유한 KDB생명 보통주 지분 92.7%를 전부 매각하고 경영권을 이전하는 거래다. 유상증자는 고려되겠으나 향후 인수자가 판단해야 할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확정된 숫자들은 실사자료를 제공 중이며 제도 변경으로 계산이 필요한 부분은 추가로 계산하고 있어 실무적으로 시간이 걸리고 있으나 2월 정도면 검토가 마무리되지 않을까 한다"며 "1분기 내 우선협상자 선정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DB생명은 1988년 설립된 호남생명이 시초다. 이후 광주생명, 금호생명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업은행에 인수돼 KDB생명으로 자리잡았다. 산은은 KDB생명을 매각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으나 다섯 차례나 무산됐다. 어게 성사된 JC파트너스와의 SPA체결 역시 JC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에 지정되면서 금융위 승인이 좌절됐다.

매물로서의 지위가 장기화되는 동안 회사의 재무적, 비재무적 상황이 좋아지기는 어려웠다. 그만큼 투자자 입장에서 매우 어려운 구조조정 딜 중 하나로 평가된다.

몇 년 사이 일부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사그러들기를 반복했다. 한때 칼라일이 인수참여, 재보험업 진출을 타진하기도 했으나 중단됐다. KDB생명 최대주주 KCV PEF(kdb-Consus Value PEF)의 운용사(GP)인 칸서스자산운용도 후보로 거론됐으나 역시 매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했다.

구조조정 딜 전문 캑터스PE가 검토 의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아직 확정짓기는 이르다. 완성된 실사 자료가 나오지 않았고 초기단계의 검토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현재 적극적으로 KDB생명 딜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곳이 사실상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초 산은이 외부로는 조속한 매각 마무리 의사를 강조하면서 상반기 내를 기한으로 잡았으나 현재 상황이나 제도변경 등의 변수를 고려할 때 단기간 마무리하기에는 내부적으로도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기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금융지주급 기관이 아니고서는 섣불리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점상 현재 시장에 나온 보험사 매물이 적지 않은 가운데 KDB생명같은 정리 매물 인수에 나선다고 한다면 원매자의 구미를 당길 분명한 메리트가 필요하며 구조조정 전문 PE의 조력도 고민해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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