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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 속도내는 금호석유화학, 박주형 부사장 역할은 기획·관리본부 총괄로 CFO 역할 맡아…재무역량 갖춘 CEO 여부 관심

김위수 기자공개 2023-01-27 07:25:09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5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딸인 박주형 부사장은 지난해 승진을 통해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일부 맡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CFO는 관리본부장을 역임 중인 고영도 전무지만 이번 인사로 기획·관리본부를 총괄하는 박 부사장이 더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상태다.

재무분야의 '최고' 의사 결정권을 갖게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 부사장을 CFO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게 재계의 평가다. 당분간 금호석유화학은 박준경 사장이 영업역량에 중점을 둔 최고경영자(CEO)로서 회사 전반을 돌보고 박주형 부사장이 CFO로 회사의 재무를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관리본부 총괄, 곳간 열쇠 쥔 박주형 부사장

박주형 부사장(사진)은 2015년부터 금호석유화학에 재직 중이다. 이전까지는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경험을 쌓았다. 금호석유화학에서는 줄곧 구매·자금담당 분야 임원으로서의 경력을 쌓았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의 자회사에서는 구매·자금담당 임원으로서 이사회에 소속돼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 국내 자회사 중에서는 금호폴리켐, 금호피앤비화학 이사회에 참여 중이다.

이중 박 부사장은 금호피앤비화학에서 2016년부터 6년여간 사내이사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금호폴리켐 이사회의 경우 2021년이 돼서야 진입했다. 금호피앤비화학 이사회에는 CFO 역할을 하는 다른 재무관련 임원없이 박주형 부사장만 이사회에 있었다. 금호피앤비화학의 현황을 통해 재무임원으로서의 역량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피앤비화학은 금호석유화학이 2000년부터 신일본제철화학과 공동으로 운영했던 회사다. 2018년 합작관계를 청산하고 금호석유화학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박 부사장은 2016년부터 금호피앤비화학 자금담당임원으로 이사회에 참여해왔다.

박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금호피앤비화학의 재무상태는 전반적으로 개선세를 보였다. 2016년 말 87%였던 부채비율을 지난해 말 기준 41.3%까지 낮아졌다. 같은 기간 2872억원 수준이었던 총차입금이 133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16년 말 32.8%에서 지난해 말 6.3%로 하락했다. 금호석유화학 본사와 마찬가지로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현금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은 2016년 180억원에서 지난해 1조원으로 급증했다. 금호석유화학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서기에 앞서 알짜 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에서 경험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이뤄진 승진으로 박 부사장은 관리본부는 물론 기획본부를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다. 직전까지 CFO의 역할을 도맡아온 고영도 전무보다 높은 직급이다. 금호석유화학 내부에서는 공식적인 CFO 직함을 누구에게 줄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고 전무가 아직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상황이다. 다만 대표이사를 제외하고 재무부문을 관장하는 가장 높은 위치에 박 부사장이 있다는 점은 명확한 사실이다.

◇범금호家 첫 여성 임원, 커리어 트랙에 주목

박주형 부사장의 최종적인 목적지가 CFO는 아닐 것이라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가 자제에다가 아직 젊은 편인 만큼 CFO로 커리어를 끝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도 경영수업을 받는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재무적 역량을 갖춘 CEO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박 부사장이 범 금호그룹 사상 첫 여성 CEO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나눠진 금호그룹은 여성의 경영 참여가 배제돼왔다. 박 부사장이 2015년 금호석유화학에 입사할 당시 금호가 첫 여성임원으로 주목받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부사장 외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딸 박세진 상무도 금호익스프레스에 재직 중이다.

◇박찬구 '취업제한' 의식했을까…3세경영 가속화

박찬구 회장이 지난 2021년 6월 금호석유화학 등기임원직을 물러난 이후 경영권 승계 수순에 속도가 나고 있다. 같은 시기 박준경 사장의 부사장 승진이 있었고, 이듬해 7월 이사회는 박준경 사장(당시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을 의결했다. 이어 지난해 말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주형 부사장 역시 박준경 사장과 같은 시기인 2021년 6월 상무에서 전무로, 지난해 말부사장으로 잇따라 승진했다.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오는 2023년 11월 집행유예가 풀리는 박찬구 회장은 2년간의 취업제한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의식해 박 회장이 승계과정의 속도를 올린 것으로도 풀이된다.

오는 3월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 박준경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박주형 부사장의 이사회 진입 등의 안건이 다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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