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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사 M&A 포트폴리오 돋보기]'인수 5년' LG전자 ZKW, 과도기 지나 성장동력으로 부각①안정적 사업 모델 매력…업황 회복에 실적 반등 기대감

김혜란 기자공개 2023-02-07 13:57:05

[편집자주]

성공적인 인수·합병(M&A)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신성장동력 창출이란 결실을 가져온다. 반대로 인수 후 통합(PMI)이 잘 안돼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면 '아픈 손가락'이나 골칫덩이가 될 수도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테크3사(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역시 M&A를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테크 3사의 M&A 포트폴리오를 두고는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들이 공들여 키우고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잘 뿌리내렸는지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3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는 최근 5년간 테크3사 중 어느 기업보다 사업 재편에 적극적이었다. 비주력 모바일과 태양광 사업을 접고 신사업인 전장(자동차부품) 쪽을 확 키우는 것이 핵심이었다.

오스트리아 자동차용 헤드램프 제조사 ZKW 인수는 성장축을 전장으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기점이 된 이벤트였다. 인수가가 약 1조5000억원에 달해 LG전자 역사상 최대 규모의 딜로도 주목받았다. ZKW 인수 이후 LG전자는 마그나와의 합작법인(VS) 설립, 차량용 사이버보안 기업 사이벨럼 인수 등을 착착 진행하며 전장 포트폴리오를 계속 키웠다.

올해는 ZKW를 인수한 지 5년이 되는 해다. 지난 5년간 실적 부침도 있었으나 전 세계적으로 전장 산업은 계속 클 것으로 점쳐진다. 그 만큼 앞으로의 성장을 기다려 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ZKW는 고객 기반이 안정적인 데다 고가형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업황 회복흐름을 타고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ZKW 사업 실적을 연결재무제표로 인식하는 VS(전장)사업부는 지난해 연결회계기준 연간 영업이익 1696억원으로 첫 흑자전환하는 성과를 냈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이 계속 성장해나가려면 전장 '3각 편대'가 골고루 수익을 내야 하는 만큼 ZKW가 VS사업부의 성장동력으로 실적에 기여하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사상 최대 규모의 딜 ZKW 인수 효과는

LG전자가 ZKW를 인수한 건 2018년이다. LG전자가 지분 70%, LG가 30%를 인수하는 구조였다. 이후 2021년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와 합작법인인 '엘지마그나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전장 포트폴리오의 고객 기반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고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ZKW(차량용 조명), 엘지마그나이파워트레인(파워트레인)의 '전장 3각 편대'가 완성됐다. 이들 실적은 VS사업본부의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에 합산된다.
LG전자 전장 3대 핵심사업(LG전자)

VS사업부 내 ZKW의 위치나 위상은 어떨까. ZKW는 VS사업부 전체 수주잔고 내 약 15% 비중을 차지한다. 매출은 20% 정도다. 매출 비중이 작다고 할 순 없으나 파워트레인, 인포테인먼트 부문 비중이 더 큰 셈이다. 또 파워트레인과 인포테인먼트사업은 전기차·자율주행차 카테고리에 묶여 시장에서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대신 ZKW는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ZKW는 BMW,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유럽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에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공급한다. 거래이 탄탄한 데다 헤드램프 분야 세계 5위권에 든다.

ZKW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LG전자의 사업보고서에서 파악할 수는 없다. 사업보고서에는 오스트리아 사업법인(ZKW Lichtsysteme GmbH)과 지주회사(ZKW Group GmbH)의 매출과 당기순이익만 공개하고 있어 수많은 해외 자회사의 실적까지는 모두 알 수 없다. 다만 ZKW는 홈페이지를 통해 연결회계기준 매출만 공개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연간 약 1조4000억원 수준이다.

ZKW의 영업이익은 5년간 적자와 흑자를 넘나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방산업인 완성차 업계가 위축되면서 수익성이 저하됐고 2021년과 지난해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생기며 보릿고개를 지나야 했다. 지난해 유럽이 에너지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워낙 컸던 탓에 완성차 시장도 타격이 컸고, 이에 따라 ZKW도 적자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2014년부터 2021년까지 ZKW 연결회계 기준 매출액(출처:ZKW 홈페이지)

◇VS 3대 축 중 하나 ZKW 성장에 거는 기대

앞으로 과제는 고부가·고성능 제품 수주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적자를 낸 건)ZKW은 유럽 회사고 고객사도 유럽 쪽으로 많이 확보하고 있는데 작년에 유럽 경기가 안 좋아 부정적 영향이 컸다"며 "사업 경쟁력이 근본적으로 악화가 됐다기보다는 업황적인 측면이 컸다고 보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이어 "ZKW는 애초부터 프리미엄 라인 위주의 전략으로 사업을 해왔는데 수익성이 안 나올 정도로 유럽 중심으로 업황이 많이 안 좋았다"며 "그러나 최근엔 유럽 경기가 우려보다는 나아지는 분위기라 ZKW도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전장 산업이 지난 2년간 다운사이클 국면에 빠지며 밸류체인 내 기업들이 혹한기를 보냈지만 최근 반등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ZKW의 주력제품인 헤드램프는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운전자 지원기능, 자율주행 기술이 내리는 명령을 수행해야 하는 등 신기술이 적용된 램프가 차 부품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ZKW도 고부가가치 제품군 위주로 수주 실적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앞으로 이 시장을 얼마나 점유해나가느냐가 중요할 전망이다.
LG전자 자회사 ZKW의 차세대 헤드램프 콘셉트 사진(LG전자)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에서 "램프도 저가형과 고가형으로 나눠지는데 ZKW는 고가 라인업과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ZKW는 스마트 조명 시스템 양산 기술력을 보유해 프리미엄 업체로 포지셔닝 돼 있다. 스마트 조명 시스템이란, 예를 들어 마주 오는 차량의 운전자가 눈부시지 않도록 자동으로 빛을 하단으로 쏘기도 하고 어두운 도로에서 자동으로 상향등을 켜는 등의 솔루션을 의미한다.

또 자동차 디자인에서도 램프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면서 프리미엄 헤드램프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이어 "산업에서 패러다임이 바뀌어나가는 구간에선 비용 투입이 많아져(수익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업체들은 지금 2024년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글로벌 완성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이 스마트램프 기능을 대부분 넣는 추세여서 (ZKW 전망이) 나쁘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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