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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그리는 글로벌 3.0]'미국 잡아야 글로벌 간다' 웹툰·C2C 사업확장성 주목⑦영어권 국가로 사업 확대 용이, 나스닥 향해 진격

이지혜 기자공개 2023-02-02 13:26:12

[편집자주]

2022년 4월 네이버가 '글로벌 3.0'을 새 비전으로 선포했다. 최수연 대표이사가 네이버의 수장으로 선임된 지 약 반년 만에 내놓은 비전이다. 동시에 네이버는 2027년까지 이용자 수 10억명, 매출 1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포시마크 인수는 네이버 글로벌 3.0의 상징적 딜로 꼽힌다. 네이버 사상 최대 빅딜인 만큼 C2C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보였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왜 글로벌 3.0의 핵심전략으로 C2C를 바라봤을까. 네이버의 글로벌사업 비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1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북미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2020년 네이버웹툰 본사를 미국으로 옮긴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패션 C2C(개인 간 거래) 리셀 플랫폼 포시마크까지 인수했다. 미국시장을 잡으면 영어권 국가로 사업확장성이 좋아지는 만큼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사업 시너지도 북미사업의 강점이다. 예컨대 네이버웹툰은 미국으로 본사를 옮긴 뒤 글로벌 플레이어와 협력하기가 수월해졌고 영어작품이 늘어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힘을 받았다. 포시마크도 네이버와 크림이 아시아와 유럽 중심으로 구축한 C2C네트워크를 미국으로, 더 나아가 전세계로 넓히는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가 네이버웹툰과 포시마크의 미국 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삼는 것으로 파악된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의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일찌감치 선언해 왔다. 포시마크도 네이버에 인수되기 전 나스닥에 상장돼 있었던 만큼 수익성과 성장성만 제고된다면 재상장을 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라인 성공 이어 밴드, 웹툰, 포시마크까지 미국사업 ‘굴기’

네이버의 미국 계열사 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 2022년 상반기 말 기준 네이버의 미국 계열사는 모두 16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10곳에서 크게 늘었다. 최근 인수를 마친 포시마크까지 고려하면 네이버의 미국 계열사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가 미국에 일본 다음으로 많은 해외 계열사를 둔 셈이다.

네이버가 미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미국 굴기는 수년 전부터 시작됐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대표적이다. 라인은 2014년 월간사용자 수 1억7000만명을 넘어서며 글로벌 시장에서 메신저, 페이, 콘텐츠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성공한 것을 발판으로 2016년 일본과 미국 증시에 동시 상장했다.


비록 라인이 2020년 일본 포털회사 야후 재팬을 운영하는 Z홀딩스와 합병하면서 상장폐지됐지만 미국사업 경험은 네이버에게 큰 자산이 됐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더욱 공격적으로 미국사업에 나섰다. 현재 네이버는 미국에 네이버밴드와 클라우드, 스노우 등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밴드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혜를 보기도 했다. 밴드의 2020년 미국 MAU(월간활성사용자수)는 2016년보다 17배 증가한 250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콘텐츠사업에 힘을 실었다. 네이버웹툰이 대표적이다. 네이버웹툰은 2017년 5월 별도법인으로 설립된 이래 빠르게 성장했다. 2020년 라인망가(LINE Manga)를 운영하는 라인디지털프론티어(LINE Digital Frontier)를 인수한 뒤 미국의 웹툰엔터테인먼트(WEBTOON Entertainment)로 본사를 옮겼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1년 5월 네이버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도 인수했다. 왓패드는 전세계 이용자 9000만명, 10억개의 작품을 확보한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으로 작품의 80% 이상이 영어와 스페인어로 쓰였다. 2021년 6월에는 웹툰과 왓패드 스튜디오를 합쳐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설립, 보유 IP의 영상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욘더(Yonder)를 출시해 네이버에서 인기가 검증된 국내 작가의 웹소설을 번역해 해외에 선보이거나 왓패드 작품을 제공한다.

비단 네이버웹툰뿐만이 아니다. 네이버는 올 초 1조6700억원을 들여 미국 패션 C2C 리셀 플랫폼인 포시마크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C2C가 미국사업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왜 미국인가, 사업 시너지·나스닥까지 일석이조

네이버가 미국사업을 강화하는 첫 번째 이유로 사업 확장성이 꼽힌다. 미국을 잡으면 영어권 국가로 영역을 넓히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즉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미국을 점찍었다는 의미다. 네이버 관계자는 "IT산업의 최고 인재가 미국으로 몰리는 만큼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며 "글로벌사업 확장성도 좋다"고 말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이사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영어권뿐 아니라 다른 국가를 공략할 때도 미국의 콘텐츠가 씨드(Seed)로서 활약해준다”고 발언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포시마크를 인수한 것도 사업의 확장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포시마크는 현재 캐나다와 인도, 호주에 진출해있다. 네이버는 자체적 투자와 크림 등을 통해 유럽 리셀 플랫폼 왈라팝과 싱가포르의 동남아 최대 리셀 프랫폼 캐러셀 등 지분을 확보해뒀다. 즉 아시아와 유럽, 미국을 아울러 글로벌 C2C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포시마크가 교두보 역할을 맡았다는 의미다.

네이버웹툰과 포시마크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입증한 뒤 다음 스텝으로 나스닥 상장이 꼽힌다. 네이버웹툰과 포시마크가 미국 증시에 입성한다면, 네이버는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인지도를 제고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웹툰의 글로벌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몇 년 안에 미국에서 성공적 상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포시마크도 네이버의 미국 계열사 가운데 상장 유망주다. 포시마크는 이미 수익모델을 입증하며 2021년 나스닥에 상장한 바 있다. 비록 네이버에 인수되며 상장폐지됐지만 수익성이 제고되고 경영이 안정된다면 나스닥에 재상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포시마크 지분을 100% 인수해 빠른 속도로 사업을 재편한 뒤 나스닥에 재상장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이라며 “포시마크 인수로 네이버는 실리콘밸리에 간접진출하며 인지도가 제고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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