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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싱크탱크 탐방/NH금융연구소]금융지주 기초 세운 늦깎이 연구 조직①경제연구소에서 시작해 금융연구소로 탈바꿈…우리투자증권 인수 근거 마련하기도

김형석 기자공개 2023-02-09 07:20:10

[편집자주]

은행 영업점이 팔다리라면 연구소는 브레인이다. 금융권 연구소는 자료 취합 업무로 시작해 거시경제와 산업 분석 역량을 갖췄고, 이젠 CEO 아젠다를 제시하는 싱크탱크로 진화했다. 글로벌, 디지털 등 신성장동력 발굴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새 전략을 제시할 연구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권 연구소를 찾아 설립 후 현 체제를 갖출 때까지 겪은 변천사와 그룹 내에서의 역할에 대해 알아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2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금융연구소는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늦은 2015년 공식 출범했다. 2012년 신경분리 이후 설립한 금융지주의 특성에 맞게 금융사업에 특화된 연구가 필요하다는 요구로 설립됐다.

늦은 출발이지만, NH금융연구소의 역할은 적지 않다. NH금융연구소에서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거시경제 진단 및 전망 보고서는 금융지주의 주요 경영 방침의 기초 토대로 활용된다. 위기상황 분석 등 EWS 기초 연구 결과는 실제 여신건전성 개선에 직접적인 효과를 발휘하기도 했다.

전신인 농협경제연구소 시절엔 금융지주 설립 근거와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기초 조사에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 연구소 전신 농협경제연구소 금융지주 설립·M&A 성공 주역

NH금융연구소의 모태는 2006년 농협중앙회가 독립법인으로 설립한 농협경제연구소다. 농협중앙회는 농업인의 실익증대와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조사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경제연구소 설립초기 연구소 강화를 위해 거물급 인물을 영입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사진)이다.


김 전 위원장은 2008년 9월부터 2010년까지 2년간 농협경제연구소 대표를 맡았다. 그는 연구소 대표를 역임하면서 금융지주사 설립과 주요 금융사 M&A 추진 분석 등의 업무에 집중했다.

2년간의 금융지주사 설립 연구는 결국 2012년 농협의 신경분리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설립초기 비은행 사업 강화를 위한 M&A에도 농협경제연구소의 연구가 반영됐다. 농협금융의 대표적인 M&A 성공사례는 우리금융투자(현 NH투자증권) 인수다. 농협금융은 2013년 우리금융투자패키지(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우리저축은행)에 성공했다.

당시 농협금융의 우리투자증권 인수 가능성은 경쟁사인 KB금융보다 열위인 상황이었다. KB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위해 임직원 42명으로 구성한 TF를 가동했다. 하지만 농협금융은 인수 준비인력이 7명에 불과했다.

이때 농협금융의 장점은 농협경제연구소에서 2~3년간 준비해온 M&A 전략 연구가 한 몫 했다는 평가다. 농협금융은 농협경제연구소의 연구 시나리오에 따라 내부 TF 인력 확충 대신 인수주관사(크레딧 스위스)와 회계 및 법률자문사(삼정KPMG, 김&장)와의 소통을 강화했다.

농협금융은 또 정성평가 부분에 집중했다.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통한 △금융산업 발전 방안 모색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인력 운영 등의 방향성 등에 집중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당시 자산규모와 증권사 운영 능력 등을 감안하면 농협금융보다는 KB금융의 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면서도 "농협금융이 우리금융투자 인수에 성공한 이유는 KB금융보다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였기 때문으로, 이는 장기적으로 금융지주사 성장 계획을 마련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기적인 금융지주사 성장 계획의 출발은 농협경제연구소에서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 2015년 금융 전문 연구소 출범

금융 전문 연구소로 탈바꿈한 것은 2015년이다. 농협은 경제사업 분야를 농협중앙회 교육지원의 미래경영연구부로, 금융사업 분야를 금융지주 기획조정부의 연구센터로 이관했다.
자료=농협금융지주

농협경제연구소 금융 분야 전문가를 흡수해 출발한 금융연구센터에서 금융 지주 연구 지원 사업이 본격화됐다.

9명의 인력으로 시작한 금융연구센터는 설립 초기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의 각종 현안을 진단하는 데 집중했다. 2016년 2월에는 산업여신에 대한 위기관리 강화 차원에서 농협은행 산업분석 기능을 금융지주로 편입시켰다.

연구소 내 산업분석팀은 2016년부터 표준산업분류 기준으로 694개 산업에 대해 매년 반기 등급평정과 여신방향성을 선제적으로 제시해왔다. 2016년은 조선 해운업 경기가 악화로 금융사의 대출 채권 부실 리스크가 확대된 때였다. 당시 연구소는 산업별 익스포저 설정과 리스크 관리 연구에 집중했다.

2018년에는 독립부서 승격과 함께 NH금융연구소로 명칭을 변경하고, 싱크탱크 조직의 전형을 갖추게 됐다. 현재 연구소는 연구활동을 총괄하는 이우식 소장과 김기현 부소장이 총괄하고 있다. 내부 조직은 금융연구팀과 산업분석팀 등 2팀으로 운영 중이다. 연구인력은 △거시경제전망 등을 담당 연구(3명) △금융정책, 트렌드분석, 리스크분석, AI 디지털전략, ESG연구 등 담당 연구(5명) △산업별 업황을 분석 및 등급평정(7명) 등 총 19명이다. 이중 박사학위 소지 연구원은 7명에 달한다.

다른 금융지주 산하 연구소들의 주목도가 덜한 농업 분야에 대한 연구도 수행한다. 농업과 그 전후방산업에 대한 종합 분석으로 전략적 산업정보를 생산하고, 농업전문투·융자 등 농업금융 활성화 방안도 모색한다.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와 코로나 이슈 관련 산업리스크 대응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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