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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부리지 않는' DL이앤씨의 DIC실 [thebell note]

정지원 기자공개 2023-02-07 08:25:07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1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 꽤 오랫동안 카페 아르바이트를 했다. 매출이 주춤할 때면 점장은 각종 비용 줄이기에 급급했다. 가장 먼저 빼야 했던 건 '딸기라떼의 애플민트', '카푸치노의 시나몬파우더' 같은 토핑이었다. 맛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상품, 브랜드 만족도는 전과 같을 수 없다.

아파트라는 상품, 브랜드를 파는 건설사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공사비도 치솟은 상황이다. 토핑엔 슬쩍 힘을 빼는 꾀를 부릴 수도 있다. 단지에 나무 몇 그루 덜 심고 조감도와 다른(?) 문주를 만들어도 아파트 품질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DL이앤씨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상품 디자인과 브랜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조직을 만들었다. 조직개편을 통해 올 초 DIC(D-Innovation Center)실이 출범했다.

신설된 실에 기존 디벨로퍼사업실 산하 콘텐츠플래닝팀, 분양마케팅팀, 상품개발팀을 이관했다. 상품개발팀은 디자인개발팀과 디자인플래닝팀으로 나눠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존에 있던 CM(Construction Management)실에는 주택조경팀을 신설했다.

브랜드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아파트 디자인, 단지 조경 등에 힘을 실은 모양새다. 경쟁사와는 차별화되는 행보다. 대다수 경영 효율화에 무게를 두고 관리 조직을 강화하거나 주택사업에서 눈을 돌려 비주택 신사업 부문을 키우는 추세다.

물론 DL이앤씨의 조직개편안엔 리스크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내용도 담겨 있다. 하지만 건설사의 본업인 주택사업을 소외시키지 않고 상품 및 브랜드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고민을 함께 한 점은 높이 살 만하다.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함에도 정공법을 택한 그런 대단한 일은 아닐 수 있다. 불황에도 명품백은 없어서 못 산다고 한다. DL이앤씨는 이미 주택 브랜드 아크로와 e편한세상에서 비교 우위를 점한 상태다. 조금 더 신경 쓰면 건설경기 침체에도 확실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테다.

마수걸이 수주 소식도 빠르게 전했다. 이달 초 공사비 3000억원 규모 강북5구역 공공재개발사업 시공권을 단독으로 따냈다. 불황은 영원하지 않다. 시간이 흐를수록 DL이앤씨와 DIC실의 노력이 빛을 발할 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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