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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한국콜마 vs 코스맥스]지주사와 사업회사의 CFO 권한 차이②[CFO]한국콜마홀딩스 '지주 역할' 전담, 코스맥스비티아이 '그룹 곳간' 총괄

박규석 기자공개 2023-02-09 07:39:28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6일 15:0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은 기업별로 천차만별이다. 단순히 곳간지기에 머무르는 CFO가 있는 반면 자회사와 더불어 그룹 내 모든 계열사의 재무까지 책임지는 인사도 있다. 이사회 및 소위원회, 계열사 감사 등으로 넓힐 경우 CFO의 권한은 더욱 확대된다.

화장품 ODM(제조자 개발생산) 시장의 라이벌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어떨까. 두 기업 모두 한국콜마홀딩스와 코스맥스비티아이를 지주사로 두고 있지만 CFO의 역할 차이는 명확하다. 한국콜마가 자사 CFO의 권한이 크다면 코스맥스는 지주사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컨트롤하는 구조다.

CFO가 관리하는 재무조직에서도 두 회사는 차이를 보인다. 한국콜마의 경우 CFO 산하에 팀 단위 조직이 편제된 상태지만 코스맥스는 자금팀이 전부다. 코스맥스의 경우 투자 결정 등을 지주에서 관리하는 만큼 내부에는 곳간을 관리하는 역할만 남겨져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최근에는 자금담당 임원이 퇴사해 지주사 의존도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한국콜마, 첫 공채 CFO '여민혁 상무' 발탁

한국콜마그룹의 경우 한국콜마홀딩스와 계열사의 CFO가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한국콜마홀딩스는 그룹 내 계열사들의 기업가치 제고와 사업 역량 강화 등을 위한 지원 업무가 핵심이다.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을 책임지고는 있지만 사업 부문별 세부적인 업무는 계열사별 CFO가 주도한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국콜마는 화장품 ODM과 전문의약품, HB&B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화장품 ODM의 경우 자체 사업으로 가지고 있으며 전문의약품과 HB&B는 지분 42.16% 보유한 계열사 HK이노엔을 활용 중이다. 매출 비중의 경우 화장품 ODM이 전체 매출에서 약 52%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문의약품 등은 48%다.

이러한 한국콜마의 곳간은 신임 CFO인 여민혁 경영기획본부 재무그룹장 상무가 책임진다. 1981년생인 여 상무는 한국콜마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 후 선임 된 첫 공채 출신 CFO다. 2008년에 입사했고 2016년부터는 한국콜마홀딩스에서 회계팀장을 맡았다. 지난 2021년 한국콜마로 복귀했으며 2022년 정기임원 인사에서 재무그룹장에 선임되며 임원 배지를 달았다.

여 상무의 선임은 회사 재무라인의 전문성 등을 강화하기 위한 한국콜마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은 허현행 경영지원본부장 전무가 재무그룹장까지 겸직했지만 여 상무의 선임으로 업무가 분할됐기 때문이다. 한국콜마 입장에서는 재무와 더불어 경영기획 업무의 효율성 등을 향상할 수 있게 됐다.


여 상무의 향후 계획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기존 재무조직의 업무 고도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평가다. 현재 한국콜마의 재무조직인 재무그룹본부는 산하에 회계팀과 재무팀을 두고 있다. CFO인 여 상무가 직접 컨트롤하는 조직으로 자금 조달과 집행, 운용비 관리 등을 맡고 있다.

과거와 달리 재무그룹본부를 전담하는 수장이 중용된 만큼 내부적인 업무 시스템 개선과 인력 충원, 조직 세분화 등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다. 실제 지난 1월에는 회계 직군의 채용이 이뤄지기도 했다. 중국어와 영어 실력을 중요하게 봤다는 점에서 해외법인 지원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코스맥스 재무 공백...지주 CFO 역할 커질까

코스맥스 재무조직은 한국콜마와 시스템이 다르다. 한국콜마의 경우 CFO가 회사의 곳간을 직접 챙긴다면 코스맥스는 지주사의 지배를 받는 구조다. 지주사 CFO인 신윤서 부사장이 코스맥스를 포함한 그룹 내 계열사의 재무라인을 컨트롤하고 있다.

신 부사장은 코스맥스그룹에서 약 12년간 그룹의 재무를 책임진 인물로 꼽힌다. 1971년생으로 삼정KPMG를 거쳐 2011년 3월 코스맥스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지난 2016년 임원이 된 지 3년 만에 전무이사로 승진했다. 올해 인사에서는 부사장에 오르며 그룹 내 입지를 공고히 했다.

사실상 그가 그룹 내 CFO들의 수장 역할을 맡고 있어 코스맥스의 자체적인 재무조직은 한국콜마와 비교해 단출하다. 팀 단위 조직인 '자금팀'이 전부며 세부적인 업무는 담당 직원이 맡아 처리한다. 자금팀의 경우 대규모 자금 조달 등과 같은 업무보다는 실탄 관리와 같은 곳간지기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에는 자금팀을 이끌던 김상현 전 상무이사까지 퇴사해 관련 조직의 영향력은 더욱 축소된 상태다. 1972년생인 김 상무는 지난해 12월 '2023년 정기 임원 인사'가 발표되기 전에 회사를 떠났다. 코스맥스비티아이 재무팀을 거쳐 2017년부터 코스맥스의 자금담당을 맡은 지 약 5년 만이다. 퇴사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그의 업무는 유관부서의 임직원들이 분담해 관리 중이다.

코스맥스는 김 상무의 후임자를 물색하고 있다. 그룹 내외부 인사 등 다방면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공백으로 코스맥스의 재무는 당분간 신 부사장의 관여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과거에는 코스맥스의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의 방향성만 컨트롤했다면 당분간은 세부적인 자금관리 영역까지 신경 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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