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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스톡]롯데케미칼 주가, '탈 사이클'에 성공할까2조7000억원 신사업 베팅, 주가 우상향으로 이어질지 주목

김위수 기자공개 2023-02-09 10:11:20

[편집자주]

오너와 주주 사이의 거리가 부쩍 가까워진 요즘이다. 기업 총수를 회장님이라고 존칭하기보다 '형'으로 부른다. 오너의 경영 방식부터 라이프 스타일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만큼 오너의 언행이 기업의 주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너의 말 한마디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기도, 리스크로 돌아오기도 한다. 더벨이 오너 경영과 주가와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8일 08:3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롯데케미칼에 대한 애정은 상당하다고 전해진다.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고 지금도 등기임원으로 경영상황을 지휘하고 있다. 아들 신유열 상무 역시 롯데케미칼 소속으로 후계자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한 점도 그룹내 롯데케미칼의 지위를 가늠할 수 있는 사안이다.

롯데케미칼을 통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나선 점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일진머티리얼즈에 대한 2조7000억원의 베팅으로 롯데그룹은 2차전지 핵심 소재 사업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시장 민감도를 낮춰주는 효과도 기대된다. 실적은 물론 주가까지 석유화학 시장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을 보여왔다. 롯데케미칼 기업가치가 탈(脫) 사이클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기업가치, 시황에 움직였다

롯데케미칼의 최고 주가는 지난 2018년 3월 2일 중 기록한 45만2440원이다. 직전해인 2017년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시장에 찾아온 슈퍼사이클(초호황) 덕분에 3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2018년 연초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직전해 실적이 발표되고 석유화학 시장의 호황이 지속된다는 기대감이 피어오르며 주가가 치솟았다.

2017년이 석유화학 시장의 사이클상 가장 높은 위치였다면 '바닥'은 지난해였을 것이다. 원재료 가격은 오르는 가운데 수요가 발생하지 않으며 마진이 크게 줄어들었다. 롯데케미칼의 실적은 순식간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3626억원으로 나타났다. 아직 4분기 실적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연간으로 봐도 적자가 났을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롯데케미칼의 연간 영업손실은 4893억원이다.
주가의 흐름도 비슷하다. 7일 오후 3시 기준 롯데케미칼의 주가는 주당 17만4600원이다. 최고점과 비교해 60% 넘게 하락한 상태다. 롯데케미칼의 10년 주가 그래프를 살펴봐도 현재 주가는 저점에 가까운 위치에 있다. 이같은 주가의 추이를 살펴보면 롯데케미칼의 주가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기업차원의 이슈보다는 시황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한때 라이벌' LG화학 주가 추이 살펴보니…

2016~2018년 즈음 롯데케미칼은 LG화학의 강력한 경쟁자로 지목됐다. 연간 영업이익 기준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이 업계 1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LG화학 역시 대표적인 나프타분해시설(NCC)을 기초로 하는 석유화학 업체로 시장 사이클에 따라 실적, 주가가 크게 움직였다.

하지만 양사의 차이는 2020년에 접어들며 크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LG화학이 일찌감치 준비한 사업다각화의 효과였다. LG화학은 부가가치가 큰 첨단소재 사업과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그 결과 석유화학 시장의 '슈퍼사이클'이 지난 이후에도 LG화학의 성장세는 지속됐다.

롯데케미칼과 마찬가지로 2017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LG화학은 2021년 또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주가도 사이클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2018년 초 슈퍼사이클의 여파로 기록한 LG화학의 최고가는 주당 43만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날 오후 LG화학의 주가는 주당 68만1000원에 머무르고 있다.

LG화학의 사례를 살펴보면 석유화학 업체의 성공적인 신사업 진출은 탈 사이클로 이어질 수 있는 충분한 계기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의 2.7조 베팅, 주가 우상향 이끌까

경쟁사에 비해 한발 늦은 사업다각화를 이루기 위한 롯데케미칼의 한 수는 인수합병(M&A)이었다. 이미 2차전지의 주요 소재인 동박 시장에서 세계 4위 입지를 갖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결정했다. 2조7000억원에 달하는 거금이 드는 빅딜이었던 만큼 인수를 추진기까지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고 전해진다.

아직 인수과정이 끝나지도 않은 상태인 만큼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다. 다만 일진머티리얼즈 인수가가 다소 높다는 것이 시장 전반의 의견이다.

지난해 8월 롯데케미칼이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을 당시 일진머티리얼즈의 기업가치는 3조4000억원 수준이었다. 이중 허재명 일진그룹 사장의 보유 지분 53.3%가 인수 대상이었는데, 그 시점의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지분가치가 1조7000억원 정도였을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붙었다.

게다가 인수가 확정된 이후에도 일진머티리얼즈의 주가는 지속 하락했다. 현재 일진머티리얼즈의 시가총액은 약 3조원으로, 인수 당시보다 12%가량 하락한 상태다.

롯데케미칼로서는 인수가보다는 적절한 매물이 나왔을 때 인수를 성사시키는 일이 중요했던 상황이었다. 다소 늦은 시장 입장료를 비싸게 지불한 셈이다. 어찌 됐든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단숨에 시장 핵심 플레이어로 진입할 수 있게 됐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롯데케미칼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본격화됐다"며 "신사업 성과에 따라 점진적으로 기업가치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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