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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CEO 인사 코드]신사업 특명 부여받은 SKC CEO②'딥 체인지' 과정서 단독대표 체제 안착

김동현 기자공개 2023-02-09 10:11:48

[편집자주]

SK그룹이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1953년 '선경직물'이라는 상호로 설립된 SK는 소재, 정유, 통신 등 사업범위를 확대하며 재계 2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SK그룹의 CEO 인사코드를 들여다보면 그 성장 배경의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내부 인재 육성을 통해 성장한 CEO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룹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더벨이 SK그룹의 미래 성장 축인 그린·디지털·첨단소재·바이오를 중심으로 CEO 인사코드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7일 1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는 지난해 기업의 모태 사업인 필름 사업 매각을 완료했다. 전통적인 화학소재 사업에서 벗어나 2차전지·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소재 사업자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1조원의 매출을 내는 모태 사업을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SKC는 '딥 체인지'를 선언했다. '근본적 변화'를 의미하는 딥 체인지는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철학 중 하나로 SKC는 지난 2021년 그룹 내 딥체인지 성공사례로 언급되기도 했다.

전통 화학소재 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작업을 주도한 인물로는 이완재 전 대표(사장)를 꼽을 수 있다. 오랜 기간 최신원 회장의 경영 체제하에 있던 SKC의 체질개선이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단독대표로 선임됐다. 이 대표 재임 기간 자산 최적화 및 2차전지 시장 진입에 성공한 SKC는 박원철 대표(사장) 체제 출범 이후 또한번의 딥 체인지를 준비하고 있다.

◇막내린 최신원 체제, 변화와 성장 집중

1973년 설립 이후 SKC의 대표이사로 가장 오랫동안 이름을 올린 인물은 최신원 회장이다. 2000년부터 2015년까지 15년의 기간 동안 SKC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이 기간 김수필 부회장(2001~2004년), 박장석 부회장(2004~2015년), 정기봉 사장(2013~2015년) 등이 대표이사로 나란히 등재돼 최 회장을 지원했다.

최 회장이 장기간 재직할 당시 SKC는 화학·필름·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에 스마트폰 사업(SK텔레시스)까지 뛰어들며 사업을 확대했다. 그러나 SKC의 주력사업인 화학·필름 소재의 경우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장했지만 신사업인 통신사업의 경우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동안 안정에 방점이 찍혔던 SKC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신사업이 실패로 돌아가자 SK그룹은 SKC의 경영체제에 변화를 줬다. 2016년 이완재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장기간 이어졌던 최신원 체제를 마무리지었다.

당시 SK그룹은 이 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하며 "이완재 SKC 사장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에서 다양한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SKC의 체질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밝힐 정도로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었다.

이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4년 유공(옛 SK이노베이션)으로 입사해 SK에너지, SK네트웍스, SK㈜, SK E&S 등에서 근무하며 사업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SKC 경력은 없지만 오히려 다양한 사업 경험이 SKC의 변화를 이끌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인사였다.

실제 이 사장은 SKC 대표이사에 오른 뒤 비주력 사업 매각 및 신소재 기업 인수 등 사업에 변화를 줬다. 2019년 SKC코오롱PI(유색 폴리이미드 필름 생산) 매각, 2020년 SK바이오랜드(화장품 원료 및 의료기기) 매각 등의 결정이 이 사장 재직 시절 이뤄졌다.

비주력 사업 매각으로 확보한 1조2000억원의 자금은 지금의 SKC 핵심사업으로 떠오른 동박 소재 기업 KCFT(현 SK넥실리스) 인수에 활용됐다. 2016년 선언한 첫번째 딥체인지를 통해 현 사업전환의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사진=네이버증권)

◇2차전지·반도체 소재 이어받은 박원철 사장

지난해부터 SKC 대표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박원철 사장 역시 SKC에서 근무한 경력이 없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출신의 박 사장은 SKC 대표로 오기 전까지 SK 계열사의 전략을 수립하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신규사업팀장을 맡았다.

이완재 사장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2차전지·반도체·친환경 등 3대 소재 사업의 성장전략을 마련했다면 박원철 사장은 이러한 전략을 강하게 추진하는 임무를 맡았다. 필름사업 매각, SKC엔펄스·SK텔레시스 합병, 동박·반도체 기판 라인 증설 등의 의사결정이 지난해 1년 동안 이뤄졌다.

2차전지 소재인 동박 사업과 반도체 기판 신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올해가 박 사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의 경우 실적과 주가 모두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악화된 화학 시황 탓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고, 주가 역시 연초 16만9500원에서 지난해 말 8만8500원까지 떨어졌다.

다만 올해는 하반기 증설 완료가 예상되는 해외 1호 동박 공장(말레이시아)과 추가 배터리사 공급 계약 등에 따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SKC는 2차전지와 반도체, 친환경 소재 등으로 사업 재편을 완료한 만큼 본격적인 성장세에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니켈박·실리콘음극재(2차전지), CMP패드·블랭크마스크(반도체 소재), 친환경 공정 등 차세대 기술도 준비 중이다. 박원철 사장이 부임 이후 지속가능한 성장과 기술력 확보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신기술의 사업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박 사장은 지난해 1조6000억원 규모의 필름사업 매각을 마무리하며 미래 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을 확보했다. 폴란드 동박 공장 및 미국 반도체 글라스 기판 공장을 착공하는 등 글로벌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어 올해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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