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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절차 변화 바람]제약바이오 선두는 하나제약, 매출 상위사 '아직'배당기준일 분리 선제적 변경, 상장 후 꾸준한 배당

심아란 기자공개 2023-03-27 17:47:36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9일 09:2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제약이 코스피 제약바이오 상장사 가운데 처음으로 '깜깜이 배당' 정책을 손본다. 배당금액이 정해진 이후에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당기준일 관련 정관 개정을 추진한다.

중소형 업체인 하나제약이 앞장서서 배당절차 개선 흐름에 합류한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대형 업체들 사이에서 배당 절차를 바꾸려는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는다.

◇하나제약, 발빠른 주주친화정책 도입

하나제약은 이달 30일 열릴 정기주주총에 정관 일부를 변경하는 안건을 부의했다. 정관 제53조에 규정하고 있는 이익배당과 관련한 내용 중 제3항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주주총회의 의결권 행사 가능 주주를 확정하는 날짜와 배당 권리 주주를 정하는 일정을 분리하려는 목적이다.

금융위원회와 법무부가 제시한 배당절차 개선방안을 일찌감치 수용한 모습이다. 국내 상장사는 매년 결산 말일에 주주명부를 기준으로 배당 받을 주주를 고정한다. 이어 이듬해 3월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배당 여부와 배당액을 결의하는 형태로 배당을 실시한다.

이 경우 투자자들이 배당 금액을 예측하지 못한 채 주주로 남아 있어야 하는 문제가 불가피했다. 당국은 앞으로 배당 금액을 확인하고 투자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나제약은 2018년 코스피에 입성한 이후 줄곧 주주에게 이익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6일 기준 하나제약은 2022년 내부 결산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현금 배당액은 직전 사업연도와 동일한 88억원으로 결정한 상태다.


최근 3년 동안 순이익이 줄어도 배당 규모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0년에는 순이익이 전년 대비 47% 감소한 149억원에 그쳤지만 같은 기간 배당 금액은 10% 늘린 80억원으로 결정했다. 그해 세무조사를 받으며 법인세와 같은 일회성 지출이 발생했으나 배당금을 축소하진 않았다.

하나제약은 결산배당과 함께 자기주식을 취득해 주가 안정을 도모한 이력도 있다. 상장 이후 총 116억원을 들여 자기주식을 매입했다. 현재 전체 발행주식의 2.7%에 해당하는 자기주식을 보유 중이다. 다만 자기주식의 운영 계획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하나제약은 의료용 마약제제와 진통제 등을 주력 제품으로 보유해 병의원에 공급한다. 마약성 진통제와 마취제 분야에서는 국내 선두주자다. 작년 9월 말까지 자산 총액은 3300억원대, 최근 3년간 평균 연간 매출액은 약 1655억원을 기록해 중소형 제약사로 분류된다.

◇지배구조보고서 의무 공시 대상 7곳, 변화 움직임은 아직

하나제약이 대형사보다 한발 앞서 주주친화 정책을 손보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현재 금융회사,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 등 법률적으로 다양한 의무가 부과되는 대형기업 중심으로 제도 변화에 호응하는 추세다. 아직까지 제약바이오 업계 행보는 소극적인 상황이다.

2022년 실적 잠정 집계치 기준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하고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작성 의무를 지는 제약바이오 기업은 7개사로 집계된다. 여기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이 해당된다.


6일 기준 이들 7곳은 정기주주총회 소집 결의를 마친 상태다. 주총에 상정한 안건을 살펴보면 배당 절차 제도 변화에 발맞춰 정관 내용을 변경하려는 곳은 없다. 2016년 상장 이후 배당 이력이 없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나머지 6개사는 매년 배당을 실시한다.

우선 제약바이오 대형사 6곳은 내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의 핵심 지표 준수율이 떨어질 개연성이 있다. 거래소는 자산 1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가 매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는 지배구조 보고서에 배당절차 개선 여부를 핵심 항목으로 추가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올해 주주총회에서 배당 기준일과 의결권 기준일을 분리하는 내용을 정관에 담아야 내년부터 개선된 절차를 적용하고 시행할 수 있다. 배당절차 제도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지배구조 핵심 지표 미준수 항목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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