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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리더는]거리 둔 2대주주 현대차, 3대주주 신한금융 행보는현 경영진 편들기 어려운 여건, 40% 이상 외국인 표심에 당락 결정

원충희 기자공개 2023-03-14 13:03:56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3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의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이 현 KT 경영진과 거리를 두면서 3대 주주인 신한금융그룹의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지분교환을 통해 상호주식을 보유할 경우 백기사로 분류되지만 현대차그룹은 여기에 선을 그었다.

오너가 있는 현대차그룹마저 정치권의 서슬에 몸을 사리는 마당에 소유분산 기업에 가까운 신한금융그룹이 KT 경영진 편을 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한금융은 타 금융지주와 달리 재일동포란 특정 주도층이 있지만 현 정권의 심기를 거스르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권 눈치보는 현대차, 백기사 역할에 선 그어

현대차는 최근 KT 이사회에 대표이사(CEO), 사외이사 선출 등 주요 안건에 대주주의 뜻이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간 현대차그룹은 KT의 우호지분으로 평가받았으나 이 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KT는 지난해 9월 7459억원 규모의 자사주(지분 7.7%)를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에 넘기고 같은 규모의 두 회사 지분을 취득했다. 모빌리티와 IT·통신, 자율주행, 전기차 충전사업 등 전 방위적인 사업협력을 위해서다.

자사주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지만 이런 식의 지분교환을 통해 타사 손에 들어가면 의결권이 부활한다. 이 때문에 통상 지분교환을 통한 혈맹은 서로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현대차가 사실상 KT 이사회와 거리를 두면서 이 같은 상식이 깨졌다. 현대차의 행보는 대통령실과 여당 의원들이 직접 압박하는 KT의 CEO 인선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비슷한 방식으로 KT의 3대 주주(지분 5.58%)에 오른 신한금융그룹의 움직임에 시장의 눈이 쏠리고 있다. KT는 신한금융지주 주식 4375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대신 신한은행이 KT의 우호주주 역할을 해왔던 일본 NTT도코모 지분을 같은 액수만큼 인수했다. 일본기업인 NTT도코모가 주주로 남아있었다면 현 경영진 손을 들 가능성이 높지만 금융지주사는 얘기가 다르다.

국내에서 은행 기반 금융지주사들은 KT와 유사한 소유분산 기업의 형태를 갖고 있다. 명확한 오너가 없고 이사회가 차기 CEO를 선임하는 구조다. 또 금융업은 통신업과 비슷한 규제산업이라는 점에서 정부 입김을 잘 헤아릴 필요가 있다.

◇정부 입김 덜한 신한금융도 KT 경영진 지지 힘들 듯

신한금융의 경우 타 금융지주그룹과 달리 재일교포 주주들의 영향력이 강한 편이다. 모태인 신한은행 자체가 재일교포 자본으로 설립된 곳이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일본 오사카지점과 SBJ은행 등 일본 계열사에서 오래 근무하며 재일교포 주주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에서 타 금융지주그룹보다 정부의 입김이 덜한 편이다. 다른 금융지주사에 정치권 낙하산이나 관료출신들이 CEO로 내려간 적은 있어도 신한금융에서는 그런 사례가 없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현 정권의 심기를 거스르면서까지 KT 경영진의 편을 들 수 있는 여건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오너기업인 현대차마저 정치권 눈치를 보는 마당에 신한금융이 현 정권에 거스르는 입장을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 상태라면 1~3대 주주가 KT 경영진과 거리를 두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KT와 비슷한 지배구조를 가진 국내 금융지주사의 경우 CEO 인선전에서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진 경우는 많다. 그러나 CEO 인선에 큰 문제가 없었던 것은 다수를 구성하고 있는 외국인 주주들의 표심이 당락을 갈랐기 때문이다. KT의 경우 1~3대 주주가 모두 현 경영진을 지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40%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 표심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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