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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펀드 원금손실 주의보…상장사 디폴트 후폭풍 국일제지 최대주주, 채권자 협의없이 보유주식 블록딜·장내매도

조영진 기자공개 2023-03-17 08:43:58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4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감사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국내 상장사들의 상장폐지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일부 기업들이 사채 원리금을 상환할 수 없다고 통보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일제지의 경우 미상환 통보는 물론 기업 회생절차까지 돌입한 탓에 이 회사의 메자닌을 편입한 펀드들은 투자원금을 지켜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일제지는 최근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며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서를 제출했다. 디폴트 사태에 따라 기발행한 사채원리금을 지급해야 하는 사유가 발생했지만 채무이행자금이 부족하다며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채권자들에게 통보한 상황이다.

미지급된 사채원리금은 국일제지가 기존에 발행한 7회차, 8회차 전환사채의 대금 205억원이다. 7회차 CB에는 시너지아이비 신기술투자조합이 95억원, BNK투자증권이 10억원을 납입했고 8회차 CB에는 NH헤지자산운용과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의 헤지펀드, 이베스트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여러 투자자들이 총 100억원을 투자했다.

갑작스러운 원리금 미지급 통보에 채권 투자자들도 자세한 사유를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채권자들의 사전 동의를 받기로 계약이 돼 있었는데 사전 동의 없이 매각 공시가 이뤄지면서 EOD가 동시에 발생한 상황"이라며 "자세한 EOD 사유를 확인해보는 한편, 채권자 집회를 통해 공동 대응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일제지의 최대주주는 EOD 발생 공시 3거래일 전 보유주식 3188만5000주를 35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 이날 1차 양수도대금 98억원을 수취하며 988만5000주를 먼저 장외매도했다. 한편 같은 날 보유주식 745만5000주를 주당 1350원 수준에 대량 장내매도한 것으로 관측된다.

디폴트를 선언한 국일제지의 주가는 현재 주당 800원으로, 회생절차 개시신청 사실 확인 시까지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황이다. 거래가 재개된다 해도 7회차, 8회차 전환사채의 최저 전환가액이 2400~2900원 수준인 만큼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펀드 AUM 대비 국일제지 비중이 크지 않도록 분산투자가 이뤄졌다면 그나마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피투자기업에서 EOD가 발생한 만큼 운용사 측에서도 내부 위원회를 개최, 선제적인 자산 상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코넥스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한 상장사들의 주권매매 거래 정지 공시는 총 33건으로, 자본감소·잠식(6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선정(4건) 등 재무건전성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 하이트론씨스템즈, 한국테크놀로지, 베스파 등은 국일제지와 마찬가지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한 상황이다.

올해 들어 사채원리금 미지급사유가 발생한 상장사는 디피코(코넥스), 이즈미디어, 국일제지 등이다. 지난 2021년 8월 헤지펀드를 통해 디피코의 10회차 전환사채를 전량 인수한 엑스포넨셜자산운용은 최근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했으나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기도 했다. 현재는 해당 사채의 차환을 위해 디피코 측에서 11회차 CB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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