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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부동산 리스크 신탁사로 전이, 조달 사실상 '올스톱'대형 건설사 조달 과정서 잇따른 잡음…중형 건설사는 사모채·CP 시장으로 선회

이상원 기자공개 2023-03-21 07:56:07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시장 리스크가 신탁사에 전이되고 있다. 신탁사가 책임준공을 확약하는 지방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미분양률이 급증한 결과다. 분양 수익금 확보가 힘들어지면서 공사비 조달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러한 리스크와 낮은 신용등급으로 인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반해 중형 건설사는 사모채와 기업어음(CP)을 활용해 안정적인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대형 건설사들이 연초효과를 노리고 대거 공모시장을 찾았지만 숱한 잡음만 남기고 떠났다. 이를 지켜본 중형 건설사들은 일찌감치 사모채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신탁사, 책임준공 리스크 확대

부동산 신탁사의 개발사업은 책임준공형(책준형)과 차입형으로 구분된다. 과거에는 자기자본을 활용한 차입형 개발사업만 진행했다. 하지만 2016년 적은 자기자본으로도 가능한 책준형 상품이 출시되면서 책준형 사업 비중은 빠르게 확대됐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신탁업계에서 책준형은 약 62조원, 차입형은 약 26조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책준형 개발신탁에 참여하는 시공사의 시공능력은 차입형 개발신탁에 참여하는 시공사 대비 약하다. 따라서 가뜩이나 부동산 경기 침체,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시공사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책준형 개발신탁 시공사의 부실 위험이 신탁사로 빠르게 전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책준형 개발사업에서 부실로 인해 시공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다하지 못할 경우 신탁사가 대신 이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체 시공사를 선정하거나 신탁사의 고유계정에서 공사비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책준형 개발사업의 부동산 유형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9.7% 수준이다. 아파트가 아닌 주거시설, 상업시설, 숙박시설 등 비인기 시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준공 이후에도 분양률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신탁계정대 회수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분양 성과에 따른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2021년 12월말 기준 신탁사가 책준형 사업장에 실행한 PF대출잔액은 자기자본 대비 최소 4.8배에서 최대 19.4배에 달한다. PF약정액 기준으로는 6.9~38.0배로 자기자본 대비 잠재 위험이 상당하다. 분양 성과가 저조할 경우 산업 평균 부채비율은 84%로 상승하며 일부 기업의 경우 195%까지 오를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자금 소요가 있는 신탁사가 공모채 시장을 찾았지만 얼어붙은 투심만 확인했다. 한국토지신탁은 지난달 800억원 조달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240억원의 미매각을 기록했다. 이후로 신탁사는 공모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신탁사가 지방의 소규모 사업장을 위주로 책임준공을 확약하며 지금의 리스크를 부족한 자금력으로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이라며 “증권사는 자금력으로 버텨왔지만 신탁사는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중형건설사, 공모 대신 '사모채·CP'

국내 대형 건설사는 연초부터 잇따라 공모채 시장을 찾았다. 하지만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받았음에도 채안펀드를 통해 가까스로 수요를 채웠다. GS건설은 수요예측 과정에서 편법 증액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가뜩이나 건설채에 대한 투심이 얼어붙은 가운데 연이은 잡음이 발생하자 중형 건설사들은 일찌감치 사모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사모채나 기업어음(CP)을 위주로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28일 1년 만기 사모채를 발행해 200억원을 조달했다. 조달금리는 7.2%다. 주관사는 한양증권이 맡았다. 대우건설은 올해만 14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올해는 공모채 시장보다 사모채 시장에서 조달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건설은 지난달 500억원 조달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준비했다. 하지만 앞서 한신공영이 미매각을 기록하고 대형 건설사 이슈까지 겹치자 공모채 시장 데뷔를 앞두고 신중을 기했다. 결국 사모채으로 조달 전략을 변경해 필요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지난달 22일에는 CP로 300억원을 조달했다. 금리는 약 7%대로 파악된다. 당시 신한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입찰에서 오버부킹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존에 계획했던 금액만큼만 발행했다. 이어 27일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로 200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3년물로 표면이율 5.21%에 발행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가 어렵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 상황에서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공모채 시장에서 잡음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의중이 반영됐다"며 "신세계건설이 조달전략을 사모채나 CP로 전환한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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