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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SMR 경쟁력 점검]대형사 일제히 '눈독' 정책 맞물려 본격 '개화'①새 정부 파격 지원 약속, 현대·삼성·대우건설 등 상위 6개사 물밑 경쟁

성상우 기자공개 2023-03-22 08:04:01

[편집자주]

SMR은 대형 건설사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미래 먹거리 '원픽' 사업이다. 탄소중립 시대의 에너지 생산 체계에 걸맞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잠재 시장 규모가 막대하다. SMR 시장은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맞물려 폭발적인 도약기를 맞이할 분위기다. 사업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경쟁력은 각각 어느 정도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건설사들에게 있어 최대 화두는 '에너지 신사업'이다. 단순히 새로운 먹거리 발굴 차원의 구호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됐다. 전통의 건설사업으로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힘들다. 대규모 개발시대가 끝난 국내와 마찬가지로 해외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매출을 꾸준히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장 열심히 뛰고 있는 곳은 대형 건설사들이다. 매년 10조원 넘나드는 매출 규모를 유지하는 가운데 성장을 지속하려면 시장성이 높고 중장기적 신산업을 찾아야한다. 이 모든 요건을 충족한 분야가 바로 ‘소형모듈원자로(SMR)’다. 도급순위 10위권 내 대형 건설사들은 SMR 시장 선점을 위해 발벗고 뛰고 있다.

◇쏟아지는 정부 에너지 정책, 대형건설사 중심 투자 '기지개'

SMR 산업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야 정책적으로 밀어주는 사업 분야가 됐다. 지난 정부에서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탓에 관련 분야가 '올 스톱' 됐다. 그동안 억눌렸던 분야가 완전히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그야말로 ‘원전 르네상스’ 시대가 열린 모양새다.

정부가 내놓은 원전 부양책은 파격적이다. 향후 5년간 관련 기술 연구·개발에만 4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미국·유럽 등 선발 주자들에 비해 다소 뒤처진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부처와 한수원 등 공공부문을 총 동원해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 및 투자도 돕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SMR은 2030년부터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전까진 연구·개발의 시기다. 정부는 적어도 SMR의 상용화가 예상되는 시기까지 국내 기업들의 기술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부와 민간기업이 이렇게까지 SMR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간단하다. 환경 규제가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발전 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탄소중립 시대를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에너지 생산 대안으로 바로 SMR이 꼽힌다.

SMR은 방사능 유출 위험을 내포했던 과거 방식의 원전에 비해 안전성이 월등하다. 외부 전원이나 냉각수 공급 없이도 설비를 유지할 수 있어 건설을 위한 입지 선정도 자유롭다. 해안가가 아니더라도 국토 여러 곳에 적은 비용으로 지을 수 있다.

혁신형 SMR 설명 [자료=과기정통부]

◇원전 경험 현대·삼성·대우 주도, 포스코·DL·현대ENG 추격

민간 부문에선 과거 원전 강국 시절 국내외에서 원자력발전소를 지어본 경험 있는 기업들이 SMR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과거의 사업 경험과 자본력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분야인 만큼 중견사보단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시장 선점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현대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각종 플랜트 건설 경험이 많은 포스코건설,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도 적극적으로 기술연구와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들 사이에서의 경쟁은 소위 춘추전국시대 구도다. 아직 상용화 이전의 개발시기라 압도적인 주도권을 선점한 곳은 없다. 다만 대형사들이 사활을 걸고 쟁탈전에 나선 만큼 경쟁 강도는 치열하다. 선점만 할 수 있다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분야 중 가장 막대한 규모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사업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나마 한두걸음 정도 앞서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곳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다. 현대건설은 원전 기술 및 SMR 연구의 본거지인 미국 시장을 직접 공략 중이다. 이미 2년 전부터 현지 원자력 기업인 홀텍인터내셔널과 SMR 개발 및 공동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최근엔 이 회사와 상용화 모델 SMR-160의 상세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모델은 미국·유럽을 포함한 세계 15개국에 대한 수출을 검토 중이다.

현대건설 사옥 전경

삼성물산 역시 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협업과 자본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SMR 분야 글로벌 1위로 평가되는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포괄적 사업협력 협약을 맺은 상태다. 협약 이후 2000만달러와 50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잇따라 단행했다.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도 빠르게 추격 중이다. 중장기 관점에서 SMR을 1순위로 두고 신사업 계획을 수립했다. 사내에 전담 조직을 구축하고 관련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선진국 시장 유력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도 과감하게 이뤄지고 있다.

향후 2~3년간은 연구·개발을 비롯해 유망 기업 선투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대 후반으로 넘어가면 실제 상용화와 글로벌 기술 수출 및 건설 관점에서 어느 기업이 가장 앞서있는 지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국내 건설사가 과거 원전 강국의 면모를 다시 찾을 수 있을 지도 이 시기에 달렸다. 국내 최상위권 6개 건설사가 최종 승자 자리를 놓고 각축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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